이번에 출간하는 이홍사 시인의 첫 시집 능소화를 읽는 방식에서 살펴본 것은 첫째로 서정과 서사의 혼융에 관한 것이었고, 둘째로 유랑의식에 따른 여러 감정에 대한 것이었고, 셋째로 가족을 향한 사랑과 책임감이 어떻게 시 창작의 요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의 시집에는 이동하는 삶이 남긴 소외감과 방황, 외로움과 허전함, 그리움 등에 대한 성찰이 드러나고 있다. 시적 화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서고, 오랫동안 돌아갈 곳을 그리워한 마음이 은연중에 포착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시인이 시를 만나는 접점이 되었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귀속에의 의지가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시집에서는 다양한 시적 기법들이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다. 이미지와 은유, 풍자, 역설, 낯설게 하기 등의 기법들이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주제적인 면에서도 시집 권수가 늘어갈수록 다양한 주제의 모색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그동안 이홍사 시인이 시의 세계로 조금씩 발을 들여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맞닥뜨리고 사랑하고 울어야 하는 것은 등장인물의 삶이 아닌 시인 자신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간의 소설 창작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시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데 몰두하는 날들이 오래 지속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