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의 텍스트가 사유하는 소설의 증언은 자기 소멸에 대한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소멸시키고 그 내밀한 자기 타자성을 복원하는 과정은, 주류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던 은폐된 역사, 승리의 서사로 점철된 목적론적 역사로부터 망각되어 있는 고통이 머물러 있는 장소의 역사적 성격을 가시화한다. 타자화된 고통의 소진될 수 없음을 증언하는 일. 우리가 만약 글쓰기의 참여적 성격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소진될 수 없는 고통에의 육체적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