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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는 매일 아침 이전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운동장을 달렸다. 코치님이 내린 한 달간의 보강 훈련은 이미 끝난 지 오래였 다. 하지만 나루는 좀처럼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더 빨라져야지. 더 강해져야지.' 흙먼지를 날리며 운동장을 일곱 바퀴쯤 돌면 몸이 서서히 달 아올랐다. '물속이라면 훨씬 더 오래, 더 빨리 갈 수 있을 텐데.' 그럴 때면 동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루에게도 지금 이 순간, 신발이 거추장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세 바퀴 쯤 꾹 참고 더 뛰어서 답답함이 마음에 꽉 차면, 얼른 수영장으 로 달려가 물속에 몸을 담갔다. 코를 찌르는 염소 냄새와 환한 불빛, 몸에 감기는 물, 역시 여기가 나루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루는 아무리 과정이 훌륭한들 결과가 형편없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했다.그런데 이제 나루도 알았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나루 손으로, 나루의 두 팔과 다리로 만들어야 했다.그래야만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분함도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루가 레인 끝에 섰다. 앞으로 몇 번이고 왕복해야 할 길이 보였다. 어떤 날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영 지루할 것이다.그래도 괜찮다. 지금 나루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은 전부 물속에 있었다. 나루는 힘껏 벽을 차고 앞으로 나아갔다. 일순간에 바로 조금 전까지도 나루를 둘러싸고 있던 빛과 울림은 사라지고, 하늘색 타일 바닥과 보글거리는 물소리만 남았다. 쭉 뻗은 손가락 끝부 터 엄지발가락까지 나루의 온몸을 물살이 훑고 지나갔다. 사실 나루는 사람의 몸이 물에 뜬다는 것이 늘 신기했다. 태양이에게 이야기하면 또 알 수 없는 설명을 늘어놓겠지. 그러고 보 니 이제 곧 친구들이 올 시간이다. 나루는 시선을 조금 앞에 두고 아주 세게 물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두고 봐. 다음번 터치패드는 내가 제일 먼저 찍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