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우리 이곳에 익숙한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각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곳에서 소용 있는 유일한 행위는 유지를 위한 동작뿐이라는 것을. 이 땅 곳곳에서, 사람들은 너무 비좁은 통로 안에서 비틀거리고, 무질서하게 놓인 석판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돌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묘석에 기대고, 고유명사들만으로 채워진 거대한 사전을 말없이 하나하나 읽어 내려간다. 그 이름들의 끝없는 무더기가 한때 존재했던 것들을 덮고, 에워싸고, 지켜 주고 있다. 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