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카르타에 대해 잘 모른다. 인도네시아가 반둥 회의 개최국이었다는 정도가 교과서에서 배운 전부였다. ‘우리’의 범위 역시 미국 중심의 역사가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반둥 회의 이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반공 제노사이드가 브라질로 이어졌으며, 남미에서 ‘자카르타’는 학살의 이름이 되었다는 것을, 알 턱이 없다. 저자는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사회주의자 마녀로 몰린 여성 노동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남미를 연결하는 냉전사를 기술한다. 《자카르타가 온다》는 성조기와 반공주의 이데올로기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2025년 한국 사회에 뒤늦게 도착한 ‘우리’의 다른 얼굴이다. 여기 ‘우리’가 경험한 또 하나의 냉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