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스포일러
페루에 가실래요? 작가의 말 |
박세현의 다른 상품
|
오늘 아침 트위터에서 본 사진이 머리에 남아 있다.
사진은 구스타프 말러가 행인에게 길을 묻는 장면이다. 말러는 행인이 손을 들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본다. 말러는 잘 알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에는 ‘구스타프 말러가 길을 묻는다(Gustav Mahler asking for direction)’는 설명이 붙어 있다. 나는 사진 설명을 내 앞으로 쭈욱 당겨서 재작성해 본다. 구스타프 말러가 길을 묻는다. 시인 박세현 씨 동네는 어디입니까? --- 본문 중에서 |
|
이 소설을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거의 소설이 아니라고 하는 편이 옳다. 그런데도 작가는 굳이 산문소설이라는 정체불명의 딱지를 붙였다. 동어반복이자 모순적인 조립이다. 산문에 가까운 소설이거나 소설을 위조한 산문이라는 뜻인가. 소설이 숭상하는 개연성이나 인과성 이론이 무시되고 상당한 작위성이 무책임하게 서술된다. 에세이로도 어설프지만 소설로도 파탄에 가깝다.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든다. 이런 글은 소설일 수가 없다고 책을 덮는 평균적인 독자도 있을 것이다. 에세이와 픽션이 만나 일으키는 잡음은 업계가 합의하고 동의하는 근친상간적 허구를 조롱할 여지도 있다. 뭐, 이런 걸 소설이라고 썼단 말이야? 이렇게 묻는 사람 앞에 작가는 말문을 막으면서 말할지도 모른다. 소설이나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던가요?
등장인물 나(68세): 초현실주의자. 준(68세): 6월에 태어났다고 거짓말하는 남자. 로리 무어의 말을 자기의 말이라고 착각한다. “문학의 유효한 주제는 하나뿐이다. 인생이 당신을 실망시킬 것이라는 사실.” 차이(58세): 홈리스가 꿈인 인류. 정소설가(51세): 조상의 임진왜란 참전수당 지급을 청원하면서 소설가에서 근무한다. 여자(63세 혹은 64세): 문득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파도 같은 인물. 작가도 이 캐릭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결핍 혹은 욕망. 페루의 주인남, 알바녀: 사람들은 더러 이들의 삶을 흉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