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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굴 _ 07
2. 잠복기 _ 43 3. 발현 _ 125 4. 폭주 _ 195 5. 사파왕(蛇爬王)과 우녀(牛女)의 전설 _ 281 6. 반격(反擊), 반격(半擊) _ 341 7. 서경 _ 391 8. 섭주 _ 413 에필로그 _ 455 작가의 말 _ 4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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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킬지 모른다는 현실의 두려움이 미신적인 공포를 압도했다. 그는 잠이 들었고 아무런 악몽도 꾸지 않은 채 깊이 잠들었다.
--- p.18 세상사에 무지하고 사회활동에 미숙한 사람이라도 관심은 필요하다. 그 사람이 원하지 않을지라도 고난에 처한 사람을 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햇살이지 그늘이 아니다. 그늘에 있는 사람에게 악은 접근하기가 쉽다. 특유의 어두운 색깔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 p.53 폭우가 심해졌다. 섭주종합병원에 벼락이 떨어져 병원 설립자인 김유기 박사의 동상을 직격했다. 동상의 머리가 날아가 마당에 대기 중이던 택시 창문에 금을 내고 정원으로 떨어졌다. 마치 어떤 흉사에 대한 하늘의 선전포고 같았다. --- p.117 “정말 핸드백 안에 방울이 있었다고?” “천으로 묶인 낡은 손잡이에 작은 방울 일곱 개가 달린 거죠. 딸랑딸랑딸랑...” --- p.144 “우린 나약한 인간일 뿐이오. 사탄이 진짜 존재하는지, 혹은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실재하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소. 신적 대상의 실존을 가타부타 할 권리조차 우리에겐 없단 말이오.” --- p.218 “뱀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어. 다흥 말고 당신이 있는 여기 섭주에서!” --- p.283 촌장이 불상사의 원인을 묻자 처녀는 닷새 전부터 다흥에 장대비가 시작되었는데 집이 계곡 아래에 있어 변을 당했다 했다. 식구들이 피난 준비를 하는 동안 그녀는 외양간의 소를 꺼내오다가 순식간에 산사태가 일어나 집을 덮쳤다. --- p.295 믿지 못할 이야기였지만 신비롭고 경이로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환상과 현실의 연결지점 때문이었는데, 이전까지 차 형사의 발이 철저히 현실 쪽에 서 있었다면 지금은 양쪽에 한 발씩을 담근 기분이었다. --- p.327 “선택받은 사람들이란 말이죠.” “무슨 선택?” “우리가 보통 사람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자기들은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요.” --- p.358 말이 통하지 않는 공포보다 말이 통하는 공포가 살아 숨 쉬는 곳! 귀신이 득시글거리지만 인간미를 느껴볼 수도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섭주다. 누구나 공포를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희망은 계속될 것이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될 것이다. --- p.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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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였던 최영우는 이제는 손을 떼고 착실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을 하고 서울을 떠나 다흥으로 내려간다. 머물 곳이 존재하지 않던 그에게는 흉가라는 선택지만 남게 된다. 찜찜했던 그는 그곳 대신 노숙을 하고 장례식장에서 돈을 훔치게 된다. 돈을 감추어 두기 위해서 다시 흉가로 향한 그. 짚단 더미 속에 감춰둔 돈 가방에서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거울과 방울이 하나 발견된다. 그 이후로 끔찍한 악몽을 꾸고 몸살 기운에 시달리게 된다.
초등학교 선생인 강서경. 그녀는 다른 교사들과 같이 잘 지내지 못하고 은둔자 같은 삶을 살아간다. 언제나 같은 옷과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며 여가 시간에는 성경만 읽는 외곬수이다. 엄마를 볼 수 있다는 꿈을 꾸고 나서 찾은 붕평마을에서 그녀는 뱀과 고양이간의 대격투를 목격하게 된다. 그곳을 떠난 그녀의 가방 속에는 오래 전 물건처럼 보이는 방울과 거울이 숨겨져 있다. 방울과 거울을 손에 넣으면서 선생 강서경은 변했다. 얼굴이 변했을 뿐 아니라 말투와 성격까지 모조리 다 변했다. 그녀가 있는 곳이면 출몰하는 뱀들. 곳곳에서 나타나는 뱀들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기에 족하다. 그녀와 뱀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본문 속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해오던 하나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현재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중심부로 도달하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이 전설적인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이 장르에 가장 특화된 작가 박해로는 그런 묘미까지도 살려서 이야기를 구성했다. 전통 신앙인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기반을 삼고 그 위에 호러를 살짝 얹은 후 스릴로 마무리 하는 스타일은 확실히 작가만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거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종교와의 갈등은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더 큰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문제들까지 이슈화 시켜 사회성까지 더한 『섭주』는 작가의 세계관에 정점을 찍을 것이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물건에 손을 댔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5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전과자 최영우는 일거리를 찾아 서울을 떠나 다흥으로 내려갔지만 장례식장 공사가 연기되면서 묵을 곳이 없어 사람이 살지 않는 흉가에 묵으면서 장례식장에서 돈을 훔치게 된다. 훔친 돈을 흉가에 있는 짚단 속 깊숙하게 파묻어 둔 이후로 그는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악몽에 더해 몸살까지 심하게 앓던 최영우는 경찰에 들킬까봐 병원에는 가지 못하고 약국을 전전하지만 체온이 정상이라 약을 구하지 못하고 병원에 가 보라는 말뿐이다. 할 수 없이 해열진통제만 먹으며 견더보려하지만 끊임없이 들리는 방울 소리와 소머리 귀신 때문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무당집을 찾게된다. 샤머니즘에 투영시킨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들 섭주초등학교 교사인 강서경은 마흔이 다가오는 처녀였다. 폐쇄적이고 은둔적인 그녀는 자신을 가꾸는 일에 무관심하고 성경을 읽는 것이 유일한 여가활동이었고, 학교에서는 동료 교사들에게 놀림과 구박을 당하는 왕따였다. 서경의 이상한 성격은 결혼할 사람을 아버지가 반대한 이후 더 심해졌다. 목사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결혼할 사람의 아버지가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 어린 시절 감당하기 힘든 사건으로 인해 폐쇄적이고 은둔적인 삶을 살아가던 그녀가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갈 기회를 막아버린 것이다. 무엇이 그녀를 현실적으로 엄마를, 심리적으로 아버지를 잃고 외톨이로 폐쇄적이고 은둔적인 성격으로 만들었을까? 방울과 거울 그 단순한 물건들의 역습 신령(神鈴)과 신경(神鏡)의 결합은 생각지 못한 결과를 불러왔다. 강서경은 ‘붕평마을’에 오면 너를 낳아준 엄마를 볼 수 있다는 꿈을 꾸고는 학교에 휴가 까지 내고 왔지만 엄마를 볼 수 없었다. 폭우만이 그녀를 반겨주었고, 제선정이라는 정자에 비를 피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오래된 방울과 청동거울을 취하게 되면서 그녀는 몸살과 끊임없는 악몽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 응급실까지 가게 된다.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건강을 회복했지만, 지금의 그녀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항상 당하기만 하고, 남들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모든 것을 자신이 다 떠맡았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위 사람들이 알아차릴 정도다. 더군다나 얼굴도 달라졌다. 무엇이 그녀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것일까? 종교와 무속신앙의 절묘한 크로스 조선시대 설화인 〈사파왕과 우녀〉의 우녀가 한 인간의 욕심으로 훔친 상갓집 돈이 액운을 발휘하여 깨어나게 되고 우녀는 남편이자 뱀들의 왕인 사파왕을 깨우게 된다. 우녀는 초등학교 교사인 강서경의 몸에 빙의하게 되고, 이후 뱀들이 곳곳에서 출현하고 강서경을 놀리거나 괴롭혔던 주변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죽게 된다. 널리 사람을 복되게 하는 데 존재가치가 있다는 한국 전통의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신비로움과 영험함이 공존하는 가상의 도시 섭주를 통해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그러지고 왜곡된 현상을 인성과 무속신앙 그리고 종교를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무속인을 등장시켜서 이 모든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는지 마지막에 결정적인 한 방을 숨겨두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의 등장으로 사건은 마무리가 된다. 모든 갈등이 풀려나가는 것이다. 작가의 전작들에서 배경으로 등장했던 섭주는 이번 이야기에서 본격적으로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는 가장 중심지가 된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자연을 경외하며 복을 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강조하며 그 누구도 무시당할 존재는 없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부각시켜 주는 그런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섭주』다. 앞으로도 섭주는 예기치 못한 공포로 사람들을 노릴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공포를 강화시키고 아픔을 알아내어 약화시킨 후 깊은 어둠으로 유인할 것이다. 그것이 섭주 땅을 기름지게 하는 자양분임을 알기에. _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