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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다섯째 날 에필로그 |
Roland Meru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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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다른 때는 똑똑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내가 추천한대로 눈에 잘 띄지 않는 밴을 몰고 온 게 아니라 마세라티 세단 중에서도 가장 큰 콰트로포르테 옆에 서 있었던 것이다. 우아한 레이싱카였다. 그것은 두 명의 성직자가 아니라 젊고 돈 많은 미혼남에게 어울리는 차였다. 그 차는 연두색인 듯했고 날렵하고 관능적인 펜더가 달렸으며 양 옆에 은색 줄무늬가 있었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와달라고 했더니 내 말은 귓등으로 듣고 이보다 더 부적절할 수 없는 차를 몰고 오다니!
--- p.33 “자, 두 분의 성하님. 이제 무엇을 원하십니까?” “탈출이요!” 달라이라마가 방금 전에 배운 단어를 반복하는 투로 말했다. 교황이 거들었다. “맞아요, 나흘 동안의 짧은 휴가. 우리 손님에게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시골을 구경시켜드리고 싶어요. 나도 보고 싶고. 잠깐 동안만이라도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요. 보통 사람으로. 가야 할 곳이 몇 군데 있지만 보좌관도 경호원도 사진기자도 기자도 사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격식도!” “격식도!” 달라이라마가 맞장구쳤다. --- p.36 “우리는 사는 동안 이렇게 한 치 앞밖에 보지 못한단 말이지.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누가 알겠어.” --- p.44 달라이라마의 민머리에 희끗희끗하되 검은색이 압도적으로 많은 록스타 길이의 가발이 씌워졌고, 중간 정 도의 갈색 피부는 바닷가에서 한 달 지내고 난 뒤의 내 피부색과 비슷해졌다. 한쪽 귀에 클립식 귀걸이를 끼웠다가 생각을 바꿨는지 뺐다. “너무 오버하는 게 될 수도 있겠어요.” 90분 만에 즐겁게 여행에 나선 두 친구가 거울 속에 등장했다. 한 명은 북유럽, 한 명은 그보다 따뜻한 나라에서 왔고 둘 다 육체적으로 전성기는 지났지만 건강해 보였고 디스코와 해변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 p.66 “주님은 아무것도 천대하지 않아요. 부부 간의 육체적인 사랑은 죄가 아니에요. 어떤 교리에서도 그렇다고 하지 않아요.” “그렇죠, 하지만 사제들은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하잖아요. 왜 그렇죠? 그게 어떤 메시지를 암시하잖아요. 하느님과 가까워지려면 섹스를 포기해야 한다는.” 교황은 힘주어 외쳤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냥 이 땅에서 누리는 쾌락은, 특히 성적인 쾌락은 너무 강렬하고 너무 지배적이라 주님에게 관심을 기울일 여지가 줄어들어서 그렇지요.” “하지만 제 경우에는 주님에게 관심을 기울일 여지가 늘어났는걸요. 파올로와 사랑을 나눌 때만큼 주님과 가깝게 느껴진 적이 없었어요. 아니면 그 이후만큼. 그런데도 임신이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죄책감이 느껴졌어요. 우리가 결혼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저는 성토를 당했을 테니까요. 이런 것 때문에 제가 교회에서 멀어졌어요.” --- p.100 다행스럽게도 마지막 구간을 지나 정상의 승하차장에 다가가자 누비 재킷을 입은 남자가 등장해 우리를 불렀다. “내리시나요, 아니면 계속 타고 가실 건가요?” “내려요, 내려요, 내려요, 내려요!” 로자와 내가 한 목소리로 외쳤다. “네 분 다요?” “네!” 교황이 공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대답이 산비탈에 메아리쳤다. “네! 네! 네! 네!” --- p.145 바로 그때 달라이라마가 길 건너편에서 “피바!”라고 너무 우렁차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교황이 “누, 라드나”라고 대답했다. 둘 다 너무 오버하는 느낌이었다. 누가 지나갈 때마다 최소 한 번 이상 축구공을 주고받았고 러시아어를 외쳤다. 그때 달라이라마가 “피바!”라고 외치자 반대편으로 걸어가던 남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더니 스텝 지대 사투리인 게 분명한 말로 뭐라고 우렁차게 물었다. “맥주가 어디 있어요?”일 가능성이 컸지만 “푸틴은 신과 같은 존재죠?” 아니면 “이 근처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파는 서점 있어요?”일 수도 있었다. 교황은 요행히 때려 맞혔거나 번뜩이는 영감을 느꼈는지 도심 쪽을 가리켰다. 남자는 고맙다는 인사일지 모를 말을 하고 허둥지둥 걸음을 옮겼다. --- p.233 이탈리아에서는 당연히 매춘이 불법이지만 법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나라이다 보니 그날 우리가 지난 것과 비슷한 도로를 지나다보면 도발적인 자세로 양옆에 서 있는 여자들과 종종 맞닥뜨리게 된다. 교황이 말했다. “차 세우게.” “교황님, 저 여자는―” “나도 정체를 알아. 주님의 자녀지.” 우리가 다가가자 여자가 심한 억양이 느껴지는 이탈리아어로 외쳤다. “네 분이네요! 단체! 외국인에 여자 분까지! 재밌겠다! 하지만 단체는 돈 더 받아요!” 교황이 여자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점심을 같이 먹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 p.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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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떠나고 싶다네. 단, 아무도 모르게.”
바티칸을 도망친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좌충우돌 탈출극! “자, 두 분의 성하님. 이제 무엇을 원하십니까?” 달라이라마가 말했다. “탈출이요!” 교황이 거들었다. “맞아요, 나흘 동안의 짧은 휴가. 잠깐 동안만이라도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요. 보통 사람으로. 보좌관도 경호원도 기자도 사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격식도!” “격식도!” 달라이라마가 맞장구쳤다. - 본문 중에서 평범한 일상을 찾아 떠난 두 성직자의 기상천외한 여정! 평범한 일상을 찾아 떠난 이 여행에서 독자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홀로 산속에 사는 양치기, 무솔리니의 추종자들, 과거의 영광에 빠져 사치와 향락을 즐기는 은퇴한 영화배우, 도로변의 창녀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변장한 교황과 달라이라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을 받아들이는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태도만큼은 더없이 유쾌하다. “우리는 사는 동안 이렇게 한 치 앞밖에 보지 못한단 말이지.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누가 알겠어.”(44쪽) 코로나19로 평범했던 일상이 사라지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간절하다. 하지만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상황이 익숙해져버린 지금은 평범한 일상이란 무엇인지, 그 일상이 주는 기쁨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삶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면 지금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어떻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 인생의 태도를 교황과 달라이라마를 따라간 여행길 위에서 알게 될 것이다. 금색 머리에 염소수염, 선글라스에 장발로 변장한 교황과 달라이라마! 연두색 스포츠카를 타고 떠난 이 여정의 결말은?! 《부처와 아침을》, 《신과 함께한 골프》, 《린포체의 다이어트 클리닉》 등 종교지도자들과의 여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롤런드 메룰로는 25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리뷰, 매사추세츠 북어워드. 미국 도서관협회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다. 《수상한 휴가》는 교황과 달라이라마가 바티칸을 도망쳐 몰래 여행을 떠나는 기상천외한 설정의 소설로 실제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와 제14대 달라이라마 텐진 갸초를 모티브로 한 두 성인을 함께 등장시킴으로써 종교 간의 차이를 뛰어넘는 메시지를 담았다. 길 위에서 마주친 다양한 사람, 여러 사건들을 통해 그 안에 녹아 있는 인생의 문제, 삶의 소중함을 유쾌하고 다정한 등장인물들과 익살스러운 장면,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재치 넘치는 문장으로 풀어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때로 삶이 축복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도록 우리의 눈을 가려버린다. 작가는 독자에게 말한다. “두려움이라는 찬바람은 무시”(42쪽)하라고, 예측할 수 없기에 인생은 의미가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 흥미진진한 여행을 통해 살아 있음의 신비를 마주하기를, ‘평범한 일상’이라는 선물을 소중히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메룰로는 그의 재치 있고, 때때로 신랄하며 다정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품위 있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풀어나가며 자주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장면들은 작품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런 모든 장치들이 결코 진부하지 않고 그의 철학을 위트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워싱턴 포스트 메룰로의 소설 시리즈 중 또 다른 장르가 탄생했다. 독자들은 실제 교황과 달라이라마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메룰로의 재주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 감동적이고 불완전한, 명랑하고 가식 없는 이야기는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전달하고자 한다. -커커스 리뷰 교황과 바티칸을 방문 중인 달라이라마가 은밀한 휴가를 보내는 이 기발한 이야기는 종교를 막론하고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예측 불가능한 결말을 안겨줄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엉뚱하면서도 불손하지만 재치 넘치는 메룰로의 작품은 유쾌한 여행 속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통찰을 제시한다. -북리스트 위트 있고, 통찰력 있는 이 소설을 통해 깨달음은 길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