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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프롤로그
012 달밤의 에어로빅 017 저 천문학과 가려고요 022 지구과학실로 전력질주 028 유성우가 떨어지던 밤 033 세페이드 변광성 040 네버 엔딩 스토리 046 일단은 준비운동부터! 051 낭만 같은 건 넣어 두시고요 057 누가 우주론 소리를 내었는가 066 별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072 첫 학회의 추억 082 목요일 오후 네 시 반 저널클럽 088 항상 엔진을 켜둘게 093 별의 일생 101 어제 헤어진 너에게 105 새로운 세계 111 비행기에서 바라본 마을: 성단 118 외계 생명체를 찾아서 124 거대한 우주 앞에서 129 달을 무서워했던 아이 134 “시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140 은하의 MBTI 147 별자리를 찾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156 우주에 가고 싶으세요? 161 스포트라이트가 미처 닿지 못한 곳 169 붉은 행성의 탐험자들 177 빛을 보는 새로운 방식 184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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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천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특별한 사연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실제로 그런 사연을 가진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나와서 “이 아이를 천문학자로 키우십시오” 하는 태몽에 천문학과에 왔다든가 하는. 그러나 축구를 좋아하던 아이가 축구 선수가 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던 아이가 디자인을 전공하듯이 천문학과를 선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우주를 조금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곳에 왔을 뿐이다.
--- p.21 옛날 사람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반짝하고 나타난 별을 ‘새로 태어난 별’이라고 해서 ‘신성’ 또는 ‘초신성’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별들이 갑자기 밝아진 것은 새로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별은 조용히 죽지 않는다. --- p.36 밤하늘 아래 망원경을 세워 둔 고독한 천문학자의 모습을 여전히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낭만 같은 건 넣어 두자. 대포만 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들고 아이돌 그룹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보정을 하는 팬들이 차를 몰고 별을 보러 가는 사람이라면, 천문학자는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고 시장을 분석하여 다음 콘셉트를 선정하는 기획사 직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p.52 훗날 우리의 후손들은 지구 밖의 바다에서 외계 새우를 잡으며 〈도시 어부〉를 찍고, 친절한 외계 생명체의 집에서 〈한 끼 줍쇼〉를 찍을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에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나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믿고있다. --- p.123 별과 은하, 그리고 우주도 원자---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 더 나아가서는 원자핵을 이루는 쿼크---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입자. 더 이상 작은 물질로 쪼개질 수 없는 점 입자)라는 존재로부터 시작됐다. 이곳 우주에서 처음부터 거대하고 대단한 건 없다. 모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 p.127~128 우리가 밤하늘에서 과거에 출발한 별빛을 볼 수 있는 건, 지난 과거를 보며 현재를 충실히 누리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아프고 깨닫다 보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한 나 자신을 미래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죠. --- p.138 일본은 2021년 5월까지 우주 비행사를 13명이나 배출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이소연 박사가 국제 우주 정거장을 방문한 뒤로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아이돌과 트로트 스타를 뽑는 방송은 재작년에도 했고, 작년에도 했고, 올해도 할 것 같은데. 우주비행사를 뽑는 이벤트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선 보기 어려우려나. --- p.159~160 나는 힘들고 어려운 일과 마주칠 때마다 밤하늘을 보며 위안을 찾는다. 저 달이 지고 다음 보름달이 뜨면, 또 그다음 보름달이 뜰 때쯤이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고 나 역시 괜찮아질 거라고. 도시의 광해에 맞서 자신만의 빛을 밝히는 별들처럼, 나도 지지 않을 거라고. 밤하늘이 주는 아름다움과 위로를 충분히 느낀 뒤에 우주를 알아 가도 늦지 않다. 우주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 있다. --- p.185~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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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알아가는 즐거움,
우주가 가르쳐 준 작은 것의 위대함 십여 년 전에 본 몽골의 밤하늘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전에도 알고 있고 보아 왔던 ‘별’의 존재가 정말 ‘별’로서 다가온 순간이었다. 깊이와 아름다움에 압도당해 가슴이 벅차면서도 한편으로는 막막하고 두려웠다. 내가 속해 있는 세계의 광활함과 신비를 확인하자 나의 작음이 실감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날만큼의 극적인 경험은 그 이후로 없었다. 〈별자리들〉을 읽으며 몽골의 밤을 떠올렸다. “밤이 오면 깜깜한 구슬 안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제주도의 밤을 이야기할 때, 에어로빅이 끝나면 땀이 식어 추워질 때까지 운동장에 앉아 별을 바라보았다는 대목에서, 처음으로 망원경으로 달과 금성을 본 이후 지구과학 시간이면 “삼선 슬리퍼를 당겨 신고 지구과학실을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는 고백과 별자리 초심자를 위한 친절한 설명에서, 아니 시도 때도 없이 그날의 까만 밤과 빛나던 별을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내 설레고 행복했다. 밤하늘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저자가 우주를 이야기하며 작은 것의 위대함과 지금의 소중함을 자꾸 일깨웠기 때문이다. 별과 은하, 그리고 우주도 원자(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 더 나아가서는 원자핵을 이루는 쿼크(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입자. 더 이상 작은 물질로 쪼개질 수 없는 점 입자)라는 존재로부터 시작됐다. 이곳 우주에서 처음부터 거대하고 대단한 건 없다. 모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작은 존재들이 지금의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 내기까지 138억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긴 시간 동안 별들이 태어나고, 죽고, 또 태어나고 죽고… 그 결과로 태양과 지구가 만들어지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사건들의 결과로 지구에 생명체가 태어났고, 인류가 탄생했다. 그리고 엄청나게 낮은 확률을 뚫고 나와 당신이 태어났다. … 그러니 만약 밤하늘을 볼 기회가 생긴다면, 인생이 덧없다고 느끼지는 말기로 하자. 그 대신 자부심을 가지자. 우리는 우주의 과거이자, 또 미래라고. (p.127-128) 그 외에도 글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천문학과에서는 별을 보기보다 미분적분과 코딩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여러 천문학자들의 이야기와 우주 연구에 대한 것도 새로웠다. 특히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도착한 날을 생일로 삼아 그날마다 혼자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는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자체로도 영화 같은 장면이고, 우주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남다른 낭만과 유머를 본 듯해서. 화성에서 생일축하 노래라니! 〈별자리들〉 이후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별을 찾기는 힘들지만 우주의 질서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을 존재들을 상상하면 어쩐지 안심이 되고, 간혹 보이는 별빛이 아주 오래전에 출발한 것임을 떠올리면 입꼬리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우주의 일부라는 게, 저 별의 긴 역사를 마주했다는 게 묘한 위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불현듯 잘살고 싶다는, 잘살아겠다는 소망과 다짐이 생긴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우주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아닐까. 우주의 광활함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지만, 가슴에 별을 담을 수는 있다. 그리고 그 별들은 우리를 보다 겸손하고 진실하게 살도록 응원할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