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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봄(2~4월) 복수초│변산바람꽃│꿩의바람꽃│들바람꽃│동강할미꽃│노루귀│선괭이눈│돌단풍│점현호색│보춘화│처녀치마│얼레지│개감수│산자고│설중화│미치광이풀│모데미풀│한계령풀│깽깽이풀│각시족도리풀│노랑제비꽃│금낭화│동의나물│조름나물│등칡│당개지치│애기괭이밥│옥녀꽃대│큰천남성│꿩의다리아재비│대성쓴풀 초여름(5~6월) 금강애기나리│매화마름│노루삼│광릉요강꽃│복주머니란│나도옥잠화│기생꽃│연영초│설악솜다리│은방울꽃│큰꽃으아리│매화노루발│붓꽃│금난초│새우난초│나도수정초│큰앵초│요강나물│금마타리│두루미꽃│구실바위취│호자덩굴│터리풀│백운산원추리│박새│도깨비부채│땅나리 여름(7~8월) 타래난초│긴산꼬리풀│싱아│병조희풀│바위채송화│비비추│큰제비고깔│덩굴닭의장풀│망태말뚝버섯│금꿩의다리│참배암차즈기│병아리풀│애기앉은부채│자주꽃방망이│흰진범│투구꽃│분홍장구채│도라지모시대│참닻꽃│금강초롱꽃│산비장이│백부자│구절초│누린내풀│둥근이질풀│송장풀│제비동자꽃│뻐꾹나리│곰취│삽주│산부추│눈빛승마│둥근잎꿩의비름│자라풀 가을(9~10월) 정선바위솔│용담│야고│물매화│해국│수리취│나도송이풀│좀딱취 나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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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꽃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랑에 빠졌듯, 여러분도 저처럼 우리 들꽃과 사랑에 빠지기를 빌어봅니다. 김춘수 시인의 얘기처럼, 꽃은 이름을 불러주어야 비로소 내게로 와 의미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 p.8 이른 봄꽃은 어쩌면 약자들인지 몰라요. 따뜻한 남 사면은 힘센 친구들에게 빼앗기고 북으로 피신을 온 셈입니다. 그런데 환경이 척박하니 친구들 대신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거죠. --- p.21 하물며 이리도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인데도 꽃을 캐서 바다가 잘 보이는 비탈에 옮겨놓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습니다. 부디 당부합니다. 오셔서 마음껏 보셔도 됩니다. 오셔서 한껏 사진 찍으셔도 됩니다. 다만 캐 가거나 캐서 옮겨놓는 일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진짜 사진은 완벽한 사진이 아닙니다. 이리 찍은 사진은 꽃이 아니라 우리의 욕심을 찍은 겁니다. 꽃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사진, 그게 진짜 사진입니다. --- p.77 거의 35년 전 일이죠. 여기 ‘평화의 댐’을 만들 때 산으로 길을 닦았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기름 배달을 해달라고 해서 경운기를 몰고 올라가는데 거기서 꽃을 봤습니다. 잎도 처음 보고 꽃도 처음 보는 것이었죠. 일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산사태 난 곳에 매달려 있는 꽃을 다시 봤습니다. ‘이거 떨어지면 죽겠구나’ 싶더군요. 내가 가져가서 한번 살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신기하게 생겼거든요. --- p.167 이 글을 쓰며 창포 비누를 다시금 검색해 보았습니다. 어김없이 붓꽃류 사진을 사용한 창포 비누가 여태도 있습니다. 우린 아직도 창포 꽃을 창포 꽃이라 알지 못하며, 붓꽃을 창포 꽃으로 오해합니다. 그 시작은 그릇된 광고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된 겁니다. --- p.210 이름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없어요. 송장 썩는 냄새가 나서 송장풀이라 한다는 설이 있긴 해요. 그런데 냄새를 맡아보면 그런 냄새가 안 나거든요. 해방 후 우리 식물 책을 만들면서 일본에 대한 분풀이로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설도 있긴 합니다. 일본에서 이 꽃을 성스러운 꽃으로 여기거든요. --- p.393 8월 한여름에 꽃 산행을 했습니다. 무더위에 웬 산행이냐며 말리는 이도 더러 있었습니다. 꽃은 다 때가 있습니다. 꽃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때와 방식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그들이 보고 싶다면 그들의 시간과 장소로 들어가야 합니다. --- p.416 조 작가 없이 홀로 꽃을 만날 땐 꽃 정보와 함께 꽃말도 꼭 찾아봅니다. 꽃말에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니까요. 용담의 꽃말은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입니다. 이 말을 한참 곱씹다가 찾아봤습니다. 복효근 시인이 1993년에 발간한 시집 제목이고 동명의 시도 있습니다. --- p.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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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야기를 알고 나니 그 생김보다
삶이 먼저 핸드폰 카메라에 맺혔습니다.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우리 꽃으로요.” 국내 최고 사진전문기자 권혁재 핸드폰 카메라로 재해석한 꽃 사진의 진정한 가치 권혁재는 1994년부터 신문사 사진기자로 일하기 시작해 김수환 추기경, 이어령 문학평론가, 이봉주 마라토너, 윤여정 배우, 가수 조용필과 방탄소년단 등 여러 유명인과 작업한 국내 최고 사진전문기자이다. 이런 그가 꽃 사진을, 그것도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책으로 낸다는 것은 도전이었다. 꽃 사진은 사진 전문가들에겐 고난도 사진이 아니며, 더욱이 전문 장비가 아니라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완벽한 사진’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카메라의 초점을 꽃의 외형이 아닌 그 삶에 맞추었다. 26여 년 동안 사진기자로 지내면서 꽃 사진도 종종 찍었지만, 막상 찍고 나면 기억에 남지 않았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래서 이번 책을 집필하면서 예쁜 꽃, 완벽한 사진이 아니라 ‘꽃이 품은 이야기’를 사진에 담으려 했다. 초봄의 눈에 파묻힌 복수초, 징그러운 벌레가 앉은 둥근이질풀, 누군가가 꺾어놓은 산부추… 그래도 프로는 프로다. 부담을 내려놓았다는 저자의 말과는 달리, 꽃 사진은 하나같이 이게 정말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적절한 구도, 풍경과 어우러지는 피사체, 광량의 절묘함으로 다채로운 우리 꽃 100종의 생기를 살뜰히 담았다. 꽃 나들이 다니다 문득 사진에 담고 싶어 핸드폰을 꺼내는 사람들을 위한 팁도 실었다. 핸드폰 카메라 세팅하기, 자연환경에서 사진 찍을 때 유의사항 등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러면서도 그가 강조한 것은 절대로 사진을 찍기 위해 꽃을 훼손하지 말라는 것이다. “진짜 사진은 완벽한 사진이 아닙니다. 꽃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사진, 그게 진짜 사진입니다”라고 신신당부한다. ‘2019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던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에서 일반인과 소통을 추구한 그는 사진을 통해 꽃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된 사람으로서, 사진의 진짜 가치를 다시금 곱씹어본다. 우리 꽃, 그 가냘픈 생명에 대한 정감어린 이야기 권혁재 사진기자가 전문가로서의 권위 대신 핸드폰 카메라를 들어 꽃 사진을 찍게 한 데는 책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조영학 작가의 공이 크다. 야생화 입문서를 냈던 조 작가는 권 기자에게 글과 사진으로 우리 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해 책 출간이 성사되었다. 비록 글과 사진은 모두 권 기자의 것이지만, 본문에서 계속 등장하는 조 작가의 꽃 이야기는 글과 사진 모두를 한층 더 풍성하게 해준다. 완벽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은 권 기자의 사진처럼 꽃 이야기는 편안하게 이어진다. 꽃 찾으러 다니며 주고받는 둘의 이야기는 정보 전달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썰’에 가깝다. 꽃 이름 가지고 농담하는가 하면, 꽃 찾으러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 괜히 왔다며 투정하기도 하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꽃을 마침내 발견하고선 덩실덩실 춤을 춘다. 산책과 탐사 그 중간쯤 분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꽃을 만난 순간 자못 진지해진다. 추운 초봄에 꽃을 틔운 변산바람꽃의 처연함에 공감하고, 산자고를 찍다 예쁜 사진 때문에 꽃 뽑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다. 하물며 복주머니란에선 멸종위기종의 경우 꽃 피는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나 작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애정이 듬뿍 담긴 글이다. 책을 집필하면서 권 기자는 우리 꽃에 푹 빠졌다고 한다. 지금도 모르는 꽃을 보면 조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본다. 이런 그를 보며 조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처음 만난 상대와 조금씩 가까워지며 조금씩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아니겠는가”라며 자못 흐뭇해한다. 『살아 있는 동안 꼭 봐야 할 우리 꽃 100』은 완벽한 사진이 가득한 화집도, 해박한 지식이 담긴 도감도 아니다. “제가 꽃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랑에 빠졌듯, 여러분도 우리 들꽃과 사랑에 빠지기를 빌어봅니다”라는 권 기자의 말처럼, ‘우리 꽃’ 그 가냘픈 생명에 대한 정감어린 이야기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은 삶에서 멀어진다. 콘크리트 바닥이 확장될수록 야생화는 멸종위기에 내몰린다. 우리 꽃이 살아 있는 동안 꼭 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