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 |
Han Kang,韓江
한강의 다른 상품
|
자취방 유리창 가득 늦가을 오전의 다사로운 햇살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장판 바닥에 엎디었던 몸을 굼벵이처럼 모로 누이며 나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명치 끝이 찢기듯이 아파왔다. 적요한 햇빛 속으로 무수한 먼지 입자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름답구나, 하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먼지는 진눈깨비 같았다. 먼 하늘로부터 춤추며 내려와 따뜻한 바닷물결 위로 흐느끼듯 스미는 진눈깨비……, 여수의 진눈깨비였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
|
작가의 말
1993년 10월부터 1994년 10월까지 약 일 년 동안 이 단편들을 썼다. 만 스물세 살에서 스물네 살에, 워낙 오래전에 쓴 글들이라서, 2007년에 개정판을 내며 한번 손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문장들과 크고 작은 장면들을 고치고 다듬었다. 문학과지성사의 여러분께, 이십여 년 동안의 인연에 감사드린다. 표지에 작품을 싣도록 허락해주신 이정진 작가님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18년 가을, 바람이 서늘해진 서울에서 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