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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지릭
필로소픽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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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파네지릭 제Ⅰ권
파네지릭 제Ⅱ권

저자 소개2

기 드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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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y Debord

프랑스의 시인, 아방가르드 예술가, 영화감독,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철학자, 그 모두였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혁명가였던 사람. 193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청년기 초기부터 다방면으로 급진적 활동에 몸담았다. 그 시기, 파리 시내 벽면에 ‘절대 일하지 말라’는 전설적인 낙서를 남겼다. 이 낙서는 후일 68혁명의 유명한 표어가 된다. 이후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만들고 아스게르 요른, 라울 바네겜 등과 함께 이끈다. 1967년 《스펙터클의 사회》로 현대사회가 사람들을 조작된 이미지로 둘러싸고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시킨다고 폭로한다. 이처럼 소비사회에 저항하는
프랑스의 시인, 아방가르드 예술가, 영화감독,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철학자, 그 모두였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혁명가였던 사람.

193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청년기 초기부터 다방면으로 급진적 활동에 몸담았다. 그 시기, 파리 시내 벽면에 ‘절대 일하지 말라’는 전설적인 낙서를 남겼다. 이 낙서는 후일 68혁명의 유명한 표어가 된다. 이후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만들고 아스게르 요른, 라울 바네겜 등과 함께 이끈다. 1967년 《스펙터클의 사회》로 현대사회가 사람들을 조작된 이미지로 둘러싸고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시킨다고 폭로한다. 이처럼 소비사회에 저항하는 이론과 전술을 제공하며 68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혁명이 결국 기성 체제에 흡수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고, 1972년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은 자체 해산한다. 그 뒤에도 자본, 도시공간, 이미지의 관계를 고찰하는 영화 작업을 이어가지만, 1973년 친구이자 동료인 제라르 르보비시가 암살되자 그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그에 맞서듯 진실과 미디어에 대한 독창적 사유를 펼친다. 매 순간 일상생활의 혁명을 자기 삶으로 실천하려 했던 그는 스스로 떳떳했다. 대표적 저서인 《스펙터클의 사회》와 동명의 영화를 비롯해 여러 저서와 영화를 남겼다. 1994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외국어교육과 불어전공에서 ‘프랑스어 부정(否定)에 관한 정신역학론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학교 언어학 및 언어 교수법 전공에서 ‘프랑스어 학술 구어 담화에서의 표현에 관한 연구’로 박사과정 중에 있다. 옮긴 책으로는 《몽테뉴 여행기》(2020)와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삶에 맞서》(2021),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근간), 《쇼아》(근간)가 있고, 지은 책으로 《고흐 아저씨와 함께 떠나는 색칠여행》(2016)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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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40*213*20mm
ISBN13
9791157832262

책 속으로

나는 평생토록 혼란스러운 시대와 극단적으로 분열된 사회, 거대한 파멸만을 봐왔다.
--- p.13

언어를 바꾸는 것은 나의 몫이 아니다. 집시들은 본디 사람은 오직 자기의 언어로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들의 언어에는 거짓말이 판을 치므로. 나는 그들이 옳다고 생각한다.
--- p.21

어쨌든 내 경우에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 삶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았다. 이는 어쩌면 오늘날의 사람들, 즉 현대의 경제 생산을 감독하고 그것이 갖춘 광고의 힘을 휘두르는 이들의 지시대로 살기만 하면 된다고 믿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이상하게 비칠 것이다. (…) 그러고 나서 한참 뒤 파괴와 오염, 위조의 물결이 전 세계의 표면을 덮어버리고 세상의 거의 밑바닥까지 빠져나갔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파리에 남겨진 폐허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곳보다 나은 곳이 아무 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로 통합돼버린 세상에서 망명이란 불가능하다.
--- p.59

나는 내 인생이 어떻게 하면 다른 인생이 될 수도 있었는지, 내 인생을 어떻게 정당화해야 하는지 단 한 번도 헤아려본 적이 없다.

--- p.64

출판사 리뷰

파네지릭, 시대를 완강히 거부한 모럴리스트 기 드보르의 회고록

1994년에 문화계를 뒤흔든 두 거인이 제 머리에 총을 쏘았다. 미국에서는 소비주의에 저항한 록스타 커트 코베인이, 프랑스에서는 68혁명 한가운데에서 소비주의에 저항한 혁명가이자 영화감독인 기 드보르가 자살했다. 두 사람은 스타이면서 스스로 스타이기를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커트 코베인은 너바나를, 기 드보르는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이끌면서 그들이 주류 문화에 흡수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저항마저도 상품화되는 사회에 저항하던 그들의 자살은 예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기 드보르의 이름이 커트 코베인에 비해서 낯설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의 개념어 스펙터클은 일상어에도 쓰일 정도로 유명하다. 소비주의 사회가 우리가 사는 방식,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조작했으며 그것이 우리들이 진정 보고 듣고 느껴야 할 것을 은폐하는 중이라는 그의 문제의식은 소셜 미디어 시대에 접어든 지금에 더 값지다. 스펙터클은 부분이 전체를 표상하는 이미지로부터 온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이 세계의 전체인 듯 여겨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기 드보르의 회상록인『파네지릭』은 소셜미디어가 생기기도 전인 1992년에 쓰인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문제의식은 지금을 내다본 듯 날카롭다.

스스로의 삶을 비밀과 암호로 숨기며 써내려가다

엄밀히 말해『파네지릭』은 미완성작이다. 기 드보르는 이 책의 3권을 수사본으로 써두었으나, 알코올 중독으로 심신이 무너져 있던 그는 목숨을 끊으며『파네지릭』편집자에게 이 책의 3권을 불태워달라고 부탁했다. 1권이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업이고, 2권이 그것을 이미지로 뒷받침하는 작업이라면, 3권은 나머지를 설명하는 작업이다.『파네지릭』2권은 그의 사후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자신이 어떻게 평생토록 시대정신을 거부하고, 이방인으로 사는가를 고백한 참회록이다.

그는 스스로 프로이기를 거부한다. 그는 자신을 “아주 훌륭한 프로였다는 사실을 의심할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 프로였는가 하는 질문이 남”게끔 한 것이 자신의 삶이라 본다. 그의 삶을 흠잡으려 하는 이들에게 그의 삶은 영영 미스터리로 남게 된다. 이 미완성작은 그의 삶의 윤곽을 드러내면서도 끝내 그의 삶을 증거로만 남겨 수수께끼로 만든다. 이는 삶을 프로필로 드러내야 하고, 이력으로 증명해야만 하는 현대적 삶의 조건에 맞서는 최선의 저항이었을 것이다. 죽음에서마저 그는 현대에 저항하고, 복종하지 않는 방식으로 삶의 모럴을 실천한다.

기 드보르만의 문체와 어법으로만 만날 수 있는 급진적인 사유

대표작인『스펙터클의 사회』가 선언문의 문장으로 쓰인 책이라면, 이 책은 모럴리스트의 문장으로 쓰인 책이다. 매 문장에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이 깃든다. 그가 상황주의자로 활동하던 때에 ‘전용’은 광고나 영화 등 문구를 비틀어서 저항에 쓸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전용은 대중매체에 통용되는 말들을 비틀어서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옛 작가들의 말을 비틀고, 그들의 권위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만의 맥락으로 뒤틀어서 시대를 조롱하면서 자신만의 모럴을 내세운다.

이 책은 문어와 구어, 속어를 뒤섞고, 찬사와 과장법, 반어법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든다. 그는 한없이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 나선 것이 곧 모럴이라고 본다. 오마르 하이얌, 로트레아몽, 이백, 클라우제비츠 등『파네지릭』에는 수많은 인용구들이 등장한다. 인용구와 그의 문장이 어우러져, 독자들은 그의 박학다식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어느덧 그 문체에 담긴 사유를 곱씹어 보게 된다. 그가 인용한 샤토브리앙의 문장 같은 고전미와 그 안에 담긴 급진적 사유 사이의 긴장 관계가 끝까지 이어진다.『파네지릭』은 기 드보르의 문체 자체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책이다.

살아가는 일 자체로써 사회에 저항한 한 삶의 이야기

이 책은 쇠락한 이 시대에 평생 불복종으로 맞선 그의 삶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받았던 온갖 협잡과 비난들에 정면으로 저항하며, 살아가는 일 자체가 저항이 될 수 있기를 독자에게 호소한다. 그는 “시대가 만들어낸 불행한 법칙들을 따르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삶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젊은 시절 잡지 [포틀래치]를 만들면서 대학에 진학하기를 거부하고 곧장 예술가의 길로 뛰어든 그는 청년기 즈음에 그 자신이 한 방황들이야말로 스펙터클의 사회에 저항하는 삶의 원천이라고 고백한다. TV나 영화 등 미디어가 아니라 그가 실제로 듣고 느끼는 취향을 고백하면서 그 리스트를 적는다. 이미지의 생산을 금기시한 그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위치시켜 지도를 그리라고 요구한다. 불량배들과 어울리던 파리 시외, 천둥번개가 내리친 도피처, 쇠락해간 파리의 유적지 등을 오가면서 그만의 세계지도를 그린다. 상황주의자들의 전략인 심리지리학을 문장으로 완성한 것이다.

자신을 좌표로부터 벗어나게끔 하고 삶의 터전을 재구축하는 작업, 파리를 그만의 방식으로 몽타주해 삶을 회고하는 작업은 그의 영화 [심야에 원무를 추고 추다가 우리는 불에 타 없어지리라]를 연상케 한다. 2권에 실린 사진들과 1권에 실린 텍스트를 겹쳐서 읽는 작업은 그가 찍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 작업의 가치는 그의 사유를 투명히 드러낸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언어를 예측한 예언가

기 드보르의 전기 사유라 할 수 있는 『스펙터클의 사회』와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이 잘 알려진 데에 비해 후기 사유는 덜 알려져 있다. 기 드보르는 1972년 상황주의자가 담론의 한가운데에 오른 뒤에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스스로 해체한다. 목적을 달성했으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는 없다는 판단 아래서다. 기 드보르는 상황주의자를 이끄는 데 실패했다는 추종자의 비난, 『스펙터클의 사회』에 가해진 온갖 비난들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의 영화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에 지금까지 쏟아진 적대적이고도 유창한 모든 선고들에 대한 반박]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파네지릭』에서도 그는 그를 둘러싼 신화들, 오해들을 논박하고 그것들을 넘어선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시도한다.

“적들의 언어에는 거짓말이 판을 친다”는 진술과 함께, 이 시대의 언어가 어떻게 망가졌는가 이야기하면서 그는 모든 거짓말에 맞서 싸운다. 그는 스펙터클이 단순히 이미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소통을 망가뜨리기까지 한다고 본다. 그의 말년에 거짓과 맞서려는 태도가 강화된 것은 그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제라르 르보비시가 암살당한 뒤다. 미제로 남은 이 사건을 두고 언론은 그를 둘러싼 가짜 뉴스를 생산해냈고, 그는 『제라르 르보비시의 암살에 대한 고찰』로 저항한다.

미디어 한가운데의 오늘의 사회, 오늘의 언어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이나 내뱉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화법마저도 엉망”이라고 지적하고, 그들의 언어를 규명하는 그의 진단은 지금 오히려 더 빛난다. “현대적인 지배수단의 거대한 성장이 언어 발화의 형식에 너무나도 깊게 영향을 미친” 시대의 언어는 “어휘는 2백 개가 채 되지 않는 데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신조어이며 그중에서 3분의 1은 6개월마다 새로운 단어로 교체된”다. 고전은 그 가치가 무뎌지며, 사람들은 이제 자기만의 문장을 쓸 수 없게끔 길들여진다. 지금 소셜 미디어의 언어를 진단하는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문장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기 드보르는 고전의 언어들을 제멋대로 뒤트는 그의 언어가 오래도록 살아남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언어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안일한 해결책을 들이밀지 않는다. 고전을 읽으라든가 하는 식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언어를 바꾸는 것은 나의 몫이 아니”기에 그는 이 책으로 누군가를 훈계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삶을 고백하면서 그의 삶 자체를 조금씩 음미하기를 바랐을 뿐이다. 기 드보르는 끝내 ‘어떻게 철학을 현실화할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미디어의 언어로 인한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이 사회에 이 책의 뒤늦은 번역이 큰 의의가 있기를 바란다.

추천평

암호문처럼 비밀스러운, 스스로를 내보이지 않는, 다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화상. … 작가에 대해 알거나 관심을 기울이는 바가 아무것도 없는 독자라도 매혹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순도 높게 문학적이다. - [런던 리뷰 오브 북스London Review of Books]
자신의 그림자와 틈새 가운데서 살아갔던 어느 한 생의, 짧고 애수 어린 회고록. - [아트포럼Artforum]
이 간결하지만 지극히 풍부하고도 도발적인 회고록은 … 그 이전 어느 때보다도 첨예하게 날이 선 통렬한 펜을 소유했던 한 철학자의 작품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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