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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004
1부 암자로 가는 길을 물었다 부처는 암자에 없다지만 013 눈, 아래로 가는 길을 지우다 016 그림자 018 못 잊어 하다 020 우리, 어느 생에라도 022 피고 지고 피고 지네 024 목련이 소식을 엿보더니 025 동백 026 푸른 저녁달 028 아홉 친구의 생선구이집 030 이월의 눈 032 천불의 길을 가다 034 천탑 천불의 봄 037 은해사 모과향 039 봄 선암사 가는 길 042 인레 호수의 농부 044 이라와디강의 황혼 녘 기도 046 2부 먼 데서 온 자의 마음이 툭 열리듯 어떤 어머니 051 간절함에는 간발의 차이가 없다 054 봄밤 056 할미꽃과 바람 058 복사꽃 지다 060 매화가 지다 062 미황사 064 그리워하다 066 심검당 살구꽃 068 나, 당신을 이제 070 새 소리를 쌓다 072 달 074 내소사 노루귀꽃 075 한번은 그를 076 벗에게 078 사월 부석사 길 080 쉼 081 3부 날아가는 새에게 묻지 않듯 가는 목적을 묻지 말라 풍경이 새에게 085 진정 모르겠습니다 086 꽃이 피었다 하셔도 088 귀가 090 치자꽃 피는 옛 역에서 092 오후 산책 094 초승달이 떴다 096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 098 꽃은 그리 피어요 100 별이 나에게 102 할아버지 말씀 103 7월엔 104 인연이라 너는 105 미실댁 그 집 106 수국이 필 무렵의 귀향 108 너와 나, 우리가 간직한다면 110 친구의 말 111 4부 더 좋은 날을 낚으러 가는 여행자처럼 가고 있다 다대포 바닷가 가는 길 1 115 다대포 바닷가 가는 길 2 117 종이배 한 척 120 그네들 122 어느 봄날의 그날처럼 124 당신이 말하는 첫날 126 헌법재판소 건너편 건재상 129 이런 이에게 주겠소 130 매화가 피다 132 벗에게 134 아이야 너는 136 너 137 꽃처럼 봄처럼 138 2020, 그해 봄비 140 어느 바닷가의 바위에 앉아 142 마음을 여는 기도문 144 한 노인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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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을 따라, 시인의 마음 길을 따라
보리수아래 대표이고, 도서출판 도반의 편집 주간인 최명숙 시인이 여러 사찰들을 순례하며 읊은 시들로 새로운 시집 ‘심검당 살구꽃’을 출간하였다. 최명숙 시인은 깊은 불교적 시선으로 그려내는 매우 독창적 시풍으로 유명하다. 말하듯 자연스러운 시구 한 줄 한 줄에서는 세상을 보는 매우 특별한 안목을 만날 수 있다. 떨어지는 꽃잎도 지는 달빛도 모두가 텅 비고 비어 쉼 없이 지나가는 계절에 밤과 낮을 돌고 돌아온 자리 마음 없는 자리에는 꽃이 피지 않았고 밖에 있는 마음에는 달이 뜨지 않았다 최명숙의 시 ‘부석사의 봄’ 중에서 - 불교 공부를 다른 말로 마음공부라고도 한다. 최근 명상 붐이 일면서 마음공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불교 경전 화엄경에는, 모든 것은 마음으로 이루는 것이라(일체유심조)는 구절도 있다. 불교에서는 온 우주가 마음 안에 있다고 본다. 시구를 잘 살펴보면 그러한 불교적 깨달음의 세계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일상의 삶과 잘 대비해 보면 무릎을 치는 시원함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나의 마음으로 잘 살펴보면 눈물이 찡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출판사에서도 이렇게 책을 소개한다. ‘깨달음에는 나이도 없고, 남녀도 없고, 학벌도 없고, 승속도 없다고 합니다. 깨달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묻는다면 참 진부하지요. 타고난 시인의 감성이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면 어떤 음악이 연주될까요. 한 줄 한 줄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듯... 놀라운 표현들이 전개됩니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일상의 풍경들이 시인의 마음에서 활짝활짝 꽃으로 피어나는 그 멋진 풍경을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 출판사 편집실 서평 - 하루 하루, 한 사건 한 사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진부한 일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가 새로운 눈을 뜨고 세상을 조금 새롭게 보기 시작하면 하루 하루, 한 사건 한 사건들이 완전히 새롭게,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게 마치 넓은 꽃밭에 수많은 꽃들이 끝없이 피고 지는 것처럼. 그렇게 세상은 참 멋진 곳임을 우리는 최명숙 시인의 글을 통해서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마치 활짝 열린 세상의 풍경을 보는 듯하다. 〈심검당 살구꽃〉 노스님이 심검당 댓돌에 앉아 넋 놓고 앉았더니 몇 해 피지 않았던 살구꽃이 환히 피었다 대적광전의 잔잔하던 목탁 소리 그치고 사람들은 산 아래로 내려갔다 간혹 바람이 불어 실구나무를 흔들어대고 해는 서산을 넘어간다 하고 대웅전 범자문 지붕 위로 낮달이 올라왔다 땅거미를 부르고 어둠을 놓고 날아가는 저녁새는 심검당 노스님의 오도송을 물고 숲으로 들어갔다 달빛은 밤 깊도록 부는 바람과 놀고 나서 누구를 향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삼배를 하였다 스님은 어디 가셨는지 살구꽃만 져서 심검당 뜰이 온통 하얀데 바람은 꽃잎을 떨구고 어디로 갔나 꽃은 지는데 아무도 없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마음이고 아픔을 극복해 이겨내는 것도 마음이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도 마음이고 세상을 다 품어서 안아주는 것도 마음이고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것도 마음이니, 마음 밖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마음 없는 자리에는 꽃이 피지 않았고 밖에 있는 마음에는 달이 뜨지 않았다 최명숙의 시 ‘부석사의 봄’ 중에서 - 최명숙 시인의 이 시구가 묘하게 마음에 남아 그 여운이 길고 깊다. 시인의 말 봄이 시작될 무렵부터 떠남에 대해 고민하다 봄은 가고 여름을 지나 가을의 한가운데 섰다. 계절이 가고 오는 사이 꽃은 피고 지고 숲은 신록에서 또 새 계절로 돌아갈 준비를 하지만 세상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혼란에 묶인 채 답답했다. 그러한 일상의 답답함 속에서도 마음의 길은 자유로워 어제와 오늘의 길을 왔고 내일로 가는 길을 냈다. 마음 밖으로 나와 길을 바라보면 길 끝에는 마음이 쉴 터가 보였다. 때로는 수려한 산세에 안긴 산사이기도 했고 수국이 피고 풍경이 우는 암자이기도 했으며 너럭바위에 석탑이 서 있기도 했다. 산새 소리가 가득한 날도 있었고 안개가 밀려도 왔으며 만장 같은 나무들이 수런거리기도 했다. 그것들은 세상 어디를 가든 내 생의 일부로 나를 맞이했다. 그저 일상의 삶으로 걸었던 마음의 길, 그 길 위에서 소소히 적은 시들이 따라오곤 했다. 그리 시작 노트에 적힌 그 시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었다. 시집에 실린 시들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가 길 하나 내주고 잠시 머물며 쉴 암자의 풍경소리 같기를 바란다. 2021년 가을의 한가운데서 최명숙 깨달음에는 나이도 없고, 남녀도 없고, 학벌도 없고, 승속도 없다고 합니다. 깨달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묻는다면 참 진부하지요. 타고난 시인의 감성이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면 어떤 음악이 연주될까요. 한 줄 한 줄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듯... 놀라운 표현들이 전개됩니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일상의 풍경들이 시인의 마음에서 활짝 활짝 꽃으로 피어나는 그 멋진 풍경을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 도반 편집실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