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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ugene Gladstone O'Ne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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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 우리 집안 남자들은 모두 멍청이들이야. 바다에서 온갖 헛고생을 하면서 일하고, 월급날 주머니를 두둑이 채울 생각밖에 하지 않다가 술을 잔뜩 먹고, 돈을 다 뺏기고, 그리고 또 다른 항해를 떠나는 거지. 집에 생전 오지도 않고, 좋은 남자들이 하는 일은 하나도 못하지. 그러면 바다라는 그 악마가 조만간 그놈들을 다 삼켜 버리지.
애나 : (흥분해서 웃으며) 멋진 친구들이네요. (그리고 재빨리) 그런데 우리 집안 여자들도 모두 선원과 결혼했어요? --- pp.54-55 애나: (쓰디쓴 웃음을 웃으며) 멋진 기회가 왔네! 정말 웃겨 죽겠어! 정말 그러는지 내기할까? 두고 보라고! (그녀는 뒤쪽 식탁에 서서 싸늘한 조롱기 있는 미소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본다. 그리고 감정을 통제하려고 애쓰며 차분하게 말한다.) 우선, 두 사람에게 말할 게 있어. 당신들 두 사람 중 하나가 나를 소유해야 할 것처럼 말했지. 그런데 아무도 나를 소유할 수 없어, 알겠어? 나 자신 말고는. 나는 내 마음대로 할 거고, 어떤 남자도, 그게 누구든,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 두 사람 어느 누구에게도 나를 먹여 살리라고 부탁하지 않을 거야. 나 혼자 살아갈 수 있어. 이렇든 저렇든. 내가 내 주인이야. 그러니 허황된 꿈은 버려! 당신, 그리고 당신의 명령 같은 거! --- pp.110-111 크리스 : 너한테 저지른 모든 잘못을 용서해라, 애나. 그동안 힘들었던 것 이겨 내고 남은 인생 행복하기만을 바랄게. 네가 그 아일랜드 친구와 결혼해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도 그걸 원해. 애나 : (담담하게) 그럴 가능성은 없어요. 하지만 아버지 생각이 바뀌셨다니 기뻐요. 크리스 : (탄원하듯이) 그리고 언젠가는… 나를 용서해 줄 거지? 애나 :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지금 당장 용서해 드릴게요. 크리스 : (그녀의 손을 잡고 키스하면서, 울먹이며) 애나 릴라! 애나 릴라! 애나 : (감동했지만 약간 멋쩍어서) 울지 마세요. 사실, 용서할 것도 없어요. 아빠 잘못도, 제 잘못도, 그 사람 잘못도 아니에요. 우리는 그냥 불쌍한 인생이고, 일은 벌어지는 거고, 우리가 잘못 엉켰을 뿐이에요. 크리스 : (열심히) 네 말이 맞아!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주먹을 흔들며) 그 바다라는 악마 놈 때문이야! --- pp.128-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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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서 <애나 크리스티>로, 가장 성공한 각색
<애나 크리스티>는 오닐이 1919년에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란 제목으로 첫선을 보인 작품을 각색한 것이다. 오닐은 각색을 통해 주인공을 크리스에서 애나로 바꾸고 애나에게 ‘선(善)한 창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했다. 그 결과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서 보호가 필요한 순수한 여성이던 애나는 <애나 크리스티>에선 육지의 삶에 환멸을 느껴 바다에서 삶을 개혁하고 사랑을 쟁취하는 매춘부로 탈바꿈한다. 주인공 ‘애나’는 창녀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마음만은 곱고 순수한 여성이다. 정규 교육조차 받지 못했지만 삶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지혜를 가졌고, 추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혁하려는 강인한 의지를 가졌다. 크리스와 버크는 그녀의 과거 직업을 두고 그녀의 도덕성을 의심하며 그녀를 비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다에서의 거친 삶에 지쳐 있던 두 사람은 ‘애나’를 통해 구원받는다. <애나 크리스티>는 192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뉴욕 타임스≫는 이 공연을 “놀라울 만큼 몰입도 높은 작품”이라며 “꼭 봐야 할 연극”이라고 극찬했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에는 오닐의 모습이 조금씩 배어 있다. 우선 애나의 굴곡진 삶은 오닐의 청년 시절을 닮았다. 애나가 아버지와 떨어져 낯선 곳에서 외롭게 지내다 상처를 입었던 것처럼 오닐 또한 기숙학교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외로움에 시달렸고, 알코올중독인 형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이후 선원이 되어 자유를 찾아 바다로 나갔다가 육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시 귀향을 위한 긴 항해에 나섰던 경험은 크리스와 맷이라는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재료가 된다. 오닐의 분신인 것만 같은 세 사람의 갈등은 곧 오닐 자신의 오랜 내면 갈등을 나타낸 것인지도 모른다. 바다와 육지의 대결 구도는 꿈과 현실, 운명과 자유의지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을 상징하며, 오닐의 삶이 바로 그 가운데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제는 이후 오닐의 작품에서 계속해서 중복되고 변주되어 해양극이라는 오닐 특유의 장르를 형성하게 된다. <애나 크리스티는>로 유진 오닐은 1922년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지평선 너머>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었다. 이로써 오닐은 미국 현대 연극의 아버지라는 입지를 굳혔다. 그레타 가르보부터 마릴린 먼로까지, 최고의 ‘애나’들 <애나 크리스티>는 나중에 영화로도 각색되었는데, 그레타 가르보가 ‘애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마침 유성 영화가 막 제작되기 시작하던 때라 그녀의 목소리가 대중 관객에게 공개된 첫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영화 홍보 문구도 “가르보가 말을 한다”였다. 한편 ‘애나’라는 캐릭터를 가장 충실히 구현해 낸 것은 마릴린 먼로였다. 먼로가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애나 크리스티>의 한 장면을 연기했는데, 이 공연을 본 사람들은 먼로의 최고의 작품이자 ‘애나’에 대한 최고의 해석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