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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해나가는 마음
음악과 창작의 태도에 대하여
류희수
곰출판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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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보다 건강한 창작, 보다 나은 삶을 위해

│1부│ 지극히 단순하지만 근사한
정체성으로서의 직업 │ 가장 중요한 것은 설명할 수 없다
작지만 크나큰 가능성 │ 아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기
지극히 단순하지만 근사한 │ 캐롤 같은 음악, 축제 같은 삶
나는 왜 가수가 아닌가 │ 마티니를 마티니라 부르듯이
얼마간 헝그리한 상태 │ 약간 버거운 정도가 딱 좋다
가장 완벽한 것은 완벽하지 않은 것 │ 장비와 공간에 대해
개별성과 실감 │ 싱어송라이터는 누구인가
내가 놓친 음악의 시간들 │ 음악을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
한글 작사의 즐거움과 어려움 │ 중재는 언제나 통제보다 어렵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동기 │ 원풍경의 유용함

│2부│ 영감보다는 프로세스
보너스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 │ 일과 영감
의미 있는 것은 늘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 작은 투박함을 끌어안는 일
조용하고 분주한 꿈 │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에 대해
멀미와 상흔 │ 공연 뒤에 남는 것
나만의 방식은 결점에서 생겨난다 │ 미필적 고의에 의한 독학 인생
리얼리스틱하고 리얼하게 │ 좋은 연주와 연주자란
가장 가까운 우주 체험 │ 고독을 통해 마주하는 것
오해도 가끔은 도움이 된다 │ 엉뚱하게 시작되는 작업
애초에 경쟁은 없다 │ 음악 경연의 날들을 지나오며

│3부│ 오래 해나가는 마음
오래 해나가는 마음 │ 그렇게 간단히 외로워지지 않는다
창작의 말과 글에 대해 │ 사례로써의 방법론
품 안에 쏙 들어오는 날들 │ 내가 필요로 했던 생활
창작과 달리기의 관계 │ 다시, 몸으로 깨닫기
음악을 들여다보는 창 │ 커버 아트에 대해
소리의 결 │ 결국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한 일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보는 능력 │ 끈기를 갖는다는 것
그때까지 내 삶이 보내온 신호 │ 슬럼프와 번아웃에 대해
기대하지 않으며 희망을 품는 일 │ 이중 사고의 유익함


│4부│ 삶 속의 음악
타인의 음악 속에서 자신을 확립하는 일 │ 연주자의 자아를 발견하다
밴드 해체 주의 │ 더 크고 새로운 목소리
그림과 음악의 대화 │ 자르고 남은 것
예술과 대우 │ 아무것도 아닌 나
가르치는 일의 즐거움 │ 실제보다 다정한 모습으로 축소시킨 세상
음반 심의의 추억 │ 『지난날』과 유재하
이름 없는 예술가들을 위한 변명 │ 창작이라는 생존법
게으른 듯 부지런한 시간 │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호사

맺음말

저자 소개1

1984년 대구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2013년 서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해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때로 누군가의 연주자, 강사가 되기도 한다. 극소수만이 전업 음악가로 살아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보다 오래, 건강한 마음으로 음악과 창작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까. 『오래 해나가는 마음』은 삶과 일상의 여러 순간을 오가며 그에 관한 다양한 해답을 발견해나가는 직업적 성찰기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96g | 130*205*15mm
ISBN13
9791189327149

책 속으로

중요한 건 ‘아는 것’ 자체보다 ‘아는 것을 끊임없이 새롭게 바라보고 연결하려는 자세’인지도 모른다. 지극히 당연시되는, 그런 이유로 쉽게 도외시되곤 하는 것들의 가치와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조금씩 깨우쳐나가는 것. 내가 아는 것을 고정물로 취급하지 않고, 언제든 새롭게 갱신할 수 있고 활용 가능한 연결고리로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는 것은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아는 건 이미 충분한지도 모른다. 음악에 있어서도, 삶에 있어서도.
--- p.19-20

가수는 말하자면 전문 표현가다. 뛰어난 가창 실력과 자신만의 음색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것이 가수의 일이다. 따라서 가수란 그 자체로 ‘프로페셔널’을 의미한다. 가수라 불리기 위해서는 가창력에 있어서만큼은 특출나야 한다. 그런데 싱어송라이터 쪽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물론 싱어송라이터 중에도 가수 못지않은 가창 실력을 가진 이들이 있으나 필수 조건은 아니다. 왜냐하면 싱어송라이터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곡과 가사와 연주와 노래를 한데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하는 데 있지, ‘노래를 부르는 행위’ 자체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 p.30

자발성을 유지하는 나만의 비결이란 작업을 비일상적 이벤트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장비든 공간이든 나를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것들은 하나씩 제거해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늘 뭔가 조금은 부족하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풍요롭거나 완벽한 환경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가 가장 완벽하게 여기는 장비와 공간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내게 가장 완벽한 건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되도록 주변을 뭔가로 가득 채우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거나 꼭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일을 찾아서 한다. 작업실 같지 않은 장소에서 고물 같은 악기를 안고 왠지 혼날 것 같은 일을 한다.
--- p.40

창작 경험이 쌓일수록 선명해지는 믿음 중 하나는, 창작이란 결국 ‘뭔가가 찾아왔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뭔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창작은 돌발적 ‘해프닝’이라기보다는 지난한 ‘프로세스’다. 해프닝이란 저쪽에서 날아와 발생하는 것으로 내가 어찌해볼 도리가 없지만, 프로세스란 어디까지나 내 쪽에서 준비하고 가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작을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자질은 프로세스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당장 마음이 어떻든 눈앞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이 프로세스만 차분히 따라가면 결국 어딘가 의미 있는 장소에 다다르게 된다는 믿음이다. ‘일을 하러 간다’는 척 클로스의 표현은 예의 그 프로세스를 수행하러 간다는 뜻이다.
--- p.66

오리지널리티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를 떠나 다른 무엇과 간단히 바꾸거나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자신만의 것을 찾고 있다면 “이것이 멋진가?”라고 묻기보다는 “이것을 대체할 만한 게 있는가?”라고 물어보자. 대체할 수 없는 건 언제나 멋지니까.
--- p.73

먼저 뛰어난 연주를 할 수 없는 혹은 연주 기술만 늘 뿐 실질적인 표현력은 도무지 나아지지 않은 상태의 원인을 지적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다. 그 원인이란 대개 ‘해결해야 할 여러 작은 문제들을 하나의 큰 문제로 뭉뚱그려 해결하려는 태도’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뛰어난 연주를 하고 싶다면 우선 커보이는 문제를 단계별로 잘게 나누어 현실적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고. 그는 이를 “리얼리스틱realistic한 관점과 태도”라 표현한다.
--- p.86

잘게 나눈 문제들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든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라는 것이다. 어쩌다 해결된 것처럼 보여도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었는지 또는 왜 해결될 수 없었는지 스스로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그것은 여전히 애매한 상태로 남아 이후에 배워나가는 모든 것을 흐리멍덩하게 만들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바꿔 말해, 정확한 효과와 용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단순히 기계적으로 기술을 습득해 나가면 결국 연주자 스스로도 무엇을 연주하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는 얘기.
--- p.86

경쟁심은 외부 자원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을 연료로 삼는, 말하자면 ‘자가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누구나 어느 시점부터는 남들과는 무관하게 내가 하는 일이 지닌 본래 가치를 마주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경쟁해야 하는 상대가 있다면 그건 바로 과거의 나여야 한다는 뻔하디 뻔한 말을 그저 말이 아닌 생생한 체감으로 가슴에 새기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가 아니라 ‘어제보다 더’라고 되뇌는 것이다.

--- p.101

출판사 리뷰

오은(시인), 권나무(뮤지션) 추천

“그의 글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민에서 출발해
생활인으로서 맞닥뜨리는 일상을 거쳐 사람의 도리에까지 가닿는다.
(…) 새싹과 고목 사이에 가만히 놓아두고 싶은 책이다”
-오은 시인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저자가 음악을 만들며 겪어온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저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아티스트와 뮤지션의 이야기를 빌려 하고픈 이야기를 전한다. 창작은 어렵고, 지겹고, 어쩌면 지긋지긋한 일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곡을 위해 수많은 샘플 곡을 만드는 것은 음악가들에게 기본이다. 화가들은? 수십, 아니 수백 장을 그린다. 마음에 드는 딱 한 장을 위해. 1장 〈지극히 단순하지만 근사한〉에서는 창작은 지겹고, 짜증나는 순간의 일색이지만,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는 건 실은 아주 단순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단순한 것이 모이면, 아주 근사한 무언가가 된다는 것을. “단순한 게 제일 어렵다고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저자의 경험과 태도를 따라가 보기를 추천한다. 어느새 창작은 어렵고 지겹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남은 건 ‘오래 해보려는 마음’일 것이다.

창작자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아마도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일 것이다. 각종 강연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모티브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묻는 질문이자,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2부 〈영감보다는 프로세스〉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누구나 재빠르게 영감을 얻고 멋진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야구장에서 문득 글쓰기에 대한 깨달음(epiphany)을 얻었듯 누구나 영감을 얻어 대단한 걸 하고 싶다. 저자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런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뿐. 저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이야기가 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줄 것이다.

‘아, 이제 나도 뭔가를 좀 해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쯤, 저자는 3부 〈오래 해나가는 마음〉 페이지를 들고 당신을 반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해볼 만하겠다 싶다면, 이제 필요한 건 끈기다. 누구나 창작을 하다 보면 좌절을 겪고, 실패의 쓴 맛을 보기도 한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슬럼프와 번아웃을 겪었고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야 자책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오리지널리티는 그때에야 세워졌다. 저자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3부는 ‘일상과 창작 사이에게 오래 해나가는 마음을 갖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4부 〈삶 속의 음악〉은 1부~3부에 미처 넣지 못했지만, 저자가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소소하게 깨달은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뮤지션의 세션으로 참여하며 깨달은 것들, 밴드가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 그림 전시를 위해 음악을 만들어본 일들…. 생각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저자는 오히려 소소하지만 나만의 삶의 태도를 만들어나간다.

1부 첫 꼭지 ‘정체성으로서의 직업’에서 저자는 말한다. “나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자신과 자기의 일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릴 필요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정의라고 해서 반드시 뚜렷한 형태를 지녀야 하는 건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느끼고 그 느낌
을 믿는 것도 하나의 분명한 정의가 될 수 있다.”(15쪽)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라는 건 어쩌면 여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반대로 자기와 자기의 일에 대해 부지런히 알아가기 위해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 시발점이 될지 마지막 선이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함부로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려는 사람들에 대한 단호한 거절이다. 저자는 음악과 창작을 하며, 자신에 대한 확실한 느낌을 얻었고, 되려 건강한 삶의 방식을 알아갔다. “잘게 나눈 문제들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든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 중요한 건 단순하더라도 진솔하게 (연주)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 저자가 가장 반한 어느 명사의 유명한 말은, 무엇이든 오래 해나가고 싶은 창작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가장 단순하지만, 진심어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추천평

“《오래 해나가는 마음》은 연결하는 책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잇대고 아는 것을 다시 모르는 것으로 돌려놓는 책이다. 이는 자꾸만 어떤 것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마음에는 으레 파문이 일고 고민은 일단락되었나 싶다가도 또 다른 고민을 물고 돌아오게 마련이니까. 그의 글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민에서 출발해 생활인으로서 맞닥뜨리는 일상을 거쳐 사람의 도리에까지 가닿는다. 완벽하지 않아서 오래 해나가는 것들을 생각한다. 그저 오래 해왔기 때문에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 말이다. “내게 가장 완벽한 건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그의 문장처럼, 지켜나가는 일이 있다는 건 완벽하지 않은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자르고 남은 것”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는 미덕은 ‘하는 마음’으로 연결된다. 음악에 몰두하고 세상과 감응하고 마침내 스스로를 이해하는 마음. 나다운 것이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마음. 새싹과 고목 사이에 가만히 놓아두고 싶은 책이다.” - 오은 (시인)
“만약 지금 당신이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들을
사랑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시간을 내어
누군가 오랫동안 가꾸어온
섬세하고 단정한 자존의 정원을
천천히 거닐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권나무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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