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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책 읽을 수 없는 거리’를 헤매다 1장 일단 집에서 2장 북카페란 대체 뭘까 3장 거리에 나가 책을 읽다 4장 오랫동안 책을 읽는 혼자 온 손님 5장 독서라는 기분 나쁜 행위 〈안내문과 메뉴〉 2부 ‘책 읽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다 6장 가게를 정의하다 7장 잔잔한 고요와 질서를 지키다 8장 혼자 온 손님이 주인공이 되다 9장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다 3부 ‘독서할 곳’을 늘리다 10장 원하는 세상을 분명히 꿈꾸다 끝으로 옮긴이 후기 266 |
阿久津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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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독서가 즐겁고, 독서가 좋고, 독서가 취미다. 그게 다다. 밥을 먹는 것처럼 해야만 하는 일이다. 깨달음이나 배움, 성장 같은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즐거우면 된다. 독서는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좋다. 왜냐하면 독서는 나에게 꼭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최고의 취미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취미니까 더욱 즐겁게, 더욱 기쁘게, 더욱 알차게 누리고 싶다.
--- pp.5~6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언뜻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에선 독서를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할 가게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 또 다행히 독서는 무척 간편한 취미라 책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책 말고는 필요한 도구도 없고,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런 간편함 때문인지, 책을 읽는 것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 하지만 정말 그렇게 쉬운 일일까. 책의 세계에 몰입한 경우는 꽤 섬세한 상태다. 책에는 영상도 소리도 없다. 오직 글자를 읽어야 만들어지는 세계(더구나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를 꼭 붙들고 있는 상태다. 그 열띤 내면과는 반대로 독서를 하는 사람은 고요하게만 보인다. 하는 일이라곤 가만히 종이를 응시하는 것뿐, 몸짓만 놓고 생각하면 명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생각보다 무방비하고 약하다. 명상이 그렇듯 자칫 잘못하면 금방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만다. --- pp.21~22 유력한 후보였던 북카페 탐구는 이렇게 실패로 끝났지만, 실제로 ‘책을 읽을 수 없는’ 환경을 체험해보니 거기에는 몇 가지 힌트가 있었다.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자, 대체 책을 읽을 수 없게 만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 p.32 “젊은 세대의 독서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합니다.” 흔히 듣는 이야기다. 들을 때마다 신물이 나고 화가 치민다. (……) 이런 말이 성립하는 이유는 독서가 ‘유익하고, 바람직하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이라는 게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읽는 경우도 있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고 독서가 취미인 사람에게는 그냥 취미일 뿐이다. 오락이자 즐거움이다. 독서가 취미인 사람에게 독서는 어디까지나 취미이고, 많은 선택지 중에서 고른 하나의 놀이일 뿐이다. --- pp.49~50 책과 관련된 상품이나 공간, 행사, 서비스 중에 ‘읽는 시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이상하고 비정상적이고 약간 무섭기까지 하다. 마치 책이라는 아이템에 ‘읽는’ 기능 같은 건 없다는 듯 등한시되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매우 단순하고 기본적인 욕구가 이토록 외면당하는 데는 역시 무슨 까닭이 있지 않을까. --- p.94 영화에는 영화관이 있다. 골프에는 골프 연습장과 필드가 있다. 음악에는 라이브하우스와 스튜디오가 있다. 스키에는 스키장이 있고, 암벽 등반에는 클라이밍짐이 있다. 스케이트보드에는 스케이트 파크가 있고 요가에는 요가 스튜디오가 있다. 꼭 각각의 장소가 없어도 문화는 존재할 것이다. 저마다 지금까지 존재해왔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그러니까 독서에도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 아무 눈치보지 않고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곳. 독서를 위해 마련된 곳. 책을 읽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곳. 그런 곳이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확실히 좋다. --- pp.129~130 “이곳은 카페도 북카페도 아닌 ‘책 읽는 가게’입니다.” 선언은 시작에 불과하다. 영화관이라면 어떤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책 읽는 가게’는 그렇지 않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저마다 상상하는 게 다를 테고, 애초에 ‘책 읽는 가게’가 제공하는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대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선언 다음에는 정의가 필요하다. ‘책 읽는 가게’는 누구를 위한 가게인가. 그리고 ‘책 읽는 가게’를 ‘책 읽는 가게’답게 하는 구체적인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 pp.159~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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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건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와 동시에 ‘이 책을 어디에서 읽지?’ 하고 생각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독서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 편히 읽고 싶다. 고대하던 독서시간을 앞두고, 어디에서 읽을지 고민하는 건 중요하다. 사람들은 벼르고 벼른 그 책을 대체 어디서 읽을까.
‘여기서 책을 좀 읽어도 되겠습니까?’ 책 읽을 장소를 찾아서 독서는 얼핏 보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가벼운 취미처럼 보인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사실 대단히 섬세하고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책에는 영상도 소리도 없고, 오직 두 눈으로 글자를 따라 읽어야만 책 속 세계와 접속할 수 있다. 눈을 감거나 소음이 지나치면 금세 깨져버리는 무방비하고 약한 세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제대로’ ‘잘’ 몰입해서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실하게 ‘책 읽을 장소’가 필요할 테다. ‘책 읽을 장소’라니 거기가 어디든 상관없지 않으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영화를 보려면 영화관에 가고,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에 간다. 그밖에도 실컷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 게임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PC방 등 우리 주변에는 목적이 뚜렷한 취미 공간이 곳곳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책은 조금 예외다. 서점, 북카페, 도서관 등 책과 밀접한 장소가 없지 않지만,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이고, 북카페는 책으로 둘러싸인 곳을 배경으로 만남이 우선되는 장소이며, 도서관은 열람과 공부가 혼재된 공간이다. ‘읽기’에 최적화된 장소들은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취미생활로서 책 읽기를 보다 쾌적하고 즐겁고 몰입감 있게 영위하고 싶은 저자가 집·북카페·도서관·바·펍·프렌차이즈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책 읽기를 시도하고, 세상 많은 취미생활에는 특정 장소가 있는데, 왜 독서인들에게는 그런 공간이 없는가! 하는 억울함(?)을 동력 삼아 ‘독서를 위한 장소’를 만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는 독서라는 행위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기까지, 자신과 다른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열기까지, 글쓴이가 논리를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빤한 길을 가지 않는 개척자 정신이 이런 ‘불평’ 가득하지만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책을 만들어냈을 것이다._「옮긴이 후기」에서 소심한 투덜이 독서가의 이유 있는 불평, 그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가능성 “(나는) 그저 독서가 즐겁고, 독서가 좋고, 독서가 취미다. 그게 다다. 밥을 먹는 것처럼 해야 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책을 통한 깨달음이나 배움, 성장 같은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독서를 꼭 해야 하는 고귀하고 중요한 일’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는다. 즐거우면 그만이고, 좋아하는 취미니까 기쁘고 알차게 누리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하는 이 소심한 투덜이 독서가의 불만 섞인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은근히 공감 가고 묘하게 설득되는 대목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독서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그치는 사회 분위기에 반기를 들며 ‘독서야말로 힙하고 멋진 취미’라는 이미지가 널리 퍼져야 한다고 역설하는 부분에서는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1부에서는 그런 그가 책이 가지는 다양한 이미지와 편견 중에서 유달리 ‘읽다’라는 행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던지며 책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고찰한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에 관해 살펴본다.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실제로 ‘책 읽는 가게’를 열어 운영중인 저자는 2부에서 가게와 이용자가 서로 상생하며 ‘쾌적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태’를 어떻게 만들고 지킬 것인가, 그 실천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생각과 실천을 거듭하는 사이, ‘책 읽는 가게’가 더 늘어나도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저자는 2020년에 책 읽는 가게 2호점을 내면서 독서할 장소가 더욱 많아지는 세상을 그려본다. 3부에서는 그것을 실현할 아이디어에 관해 이야기한다. 제2, 제3의 책 읽는 가게를 꿈꾸다 우리는 지금까지 독서를 하기 위한 장소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책이라는 물성이 지닌 간편함으로 아무 때나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런 인식 속에 저자가 던진 독서 환경에 대한 화두는 상당히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쾌적한 독서시간을 뒷받침하는 조건을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고 직접 공간을 꾸려 실천으로 옮긴 저자의 행보는, 비단 독서만이 아니라 ‘무언가에 전념할 수 있는’ 제2, 제3의 장소를 필요로 하고 꿈꾸는 이들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힌트를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