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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의 말년휴가_07
천사와 악마_39 단독 세대주_77 용서하는 자, 용서받는 자_135 도미부인의 환생_205 죽은 자가 남기는 비밀_227 3층 계단_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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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언제 보아도 변화무쌍하다. 특히 강 건너 고층 아파트와 미사대교, 강변도로 차량에서 비추는 불빛들이 찰랑대는 한강 물 위에 비칠 때면 마치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야외분수 쇼를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다. --- p.15
하지만 영광이는 휴가 나온 다음 날부터 집 밖으로 나돌아다녔다. 그동안 못 만난 친구를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입대 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 p.23 내가 시아버지를 모시겠다는 말 한마디는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마법과도 같았다. 마치 방 안 가득 세워 둔 도미노 블록 하나를 내가 넘어뜨리자, 모두 넘어지면서 모두가 원하는 모양이 돼버린 것 같았다. --- p.44 “돈 모아 집을 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먼저 집을 사야 돈이 모이는 것이다. 집을 사는 데 부채는 자산이고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지렛대다.” --- p.55 나는 사람을 잘 믿지 않았지만, 남편만은 믿게 되었다. 남편은 착했고, 완고한 아버지의 영향인지 아주 유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말을 잘 경청해주었다. 그런 점이 그의 매력이어서 마음이 끌렸었는데, 지금은 가장으로서 그의 우유부단함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세상에는 역시 공짜가 없었다. --- p.75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식사도 하고, 잡담을 했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 모임에 계속 참석하고 싶었다. 부동산이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무관심하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내 눈이 편안해야 풍경도 아름답게 보인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 p.108 나는 남자 심리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싶었다. 그가 알려준 대로 영광이하고 사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새로운 문제가 드러났고, 그 해결 방안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문제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그의 상담이 너무 좋기도 했다. --- p.160 “부동산은 움직이지 않고 늘 한자리에 있지만, 정책이나 경제, 환경, 사람들의 심리가 수시로 변화무쌍하니까요. 부동산이 복잡할 수밖에 없어요.” --- p.176 “정부 정책이 집주인이 실제 입주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에는 임차인을 보호하게 되어 있거든. 그러니 아무리 집주인이라도 자신이 입주한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세입자를 내쫓지는 못해.” --- p.191 “그래. 어느 집이든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 문제와 상처가 있다고 하잖아. 그 상처는 완전하게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말이 있어.” --- p.225 밤늦게 모두 모였지만, 지금으로서는 더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장례도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지금 그런 경우였다. --- p.260 “말씀하신 대로 유류분이라는 것이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것으로 최소한의 상속받을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인데요. 본건은 유언대용신탁을 한 것으로 피상속인이 살아 계실 때, 이미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보아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유류분 규정에서 예외라는 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 p.284 지나고 보니 부모의 말 한마디, 작은 몸짓 하나도 아이들에게는 성장의 영양분이 되고, 습관의 본이 된다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 p.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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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야기한 우리 사회의 혼돈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사회심리소설 누구나 태어나면서 3대가 함께 살아가는데 각자의 역할에 따라 작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 흔적이 작은 반석이 되면 그것이 계단이 되고, 계단이 쌓이면 2층이 되고 3층이 된다. 작은 돌무덤을 남기고 죽느냐, 단단한 반석을 쌓고 죽느냐는 누구든 좋든 싫든 하게 되는 선택이다. 한 개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흔적을 남기게 되고, 그 흔적이 바로 다음 세대에게는 기초와 반석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은 계단이 2층, 3층을 넘어 10층, 30층이 되면 그것이 바로 가문이고 역사가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3층 계단’인 이유다. 이 소설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한 가정의 문제를 소재로 했다. 소설의 주인공 나예주는 전직 기자 출신으로 2남 1녀의 자녀를 둔 평범한 전업주부다. 시부모를 모시며 평범하게 살던 그녀에게 군대 간 큰아들이 말년휴가를 나오면서 삶에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시부모를 모두 모신 50대 나예주는 시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자신이 가장 노릇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큰아들 영광이와 시아버지의 관계를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남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현재 우리들의 삶을 그대로 관통한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이삼십 대의 좌절을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하남시의 구도심과 제3기 신도시인 교산신도시가 형성되는 곳에서 벌어지는 부동산문제를 가감 없이 다루고 있어 사회 비판소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설 장치를 이용한 덧셈과 뺄셈 없이 코로나19로 인한 한 개인과 가정의 갈등을 심리적으로 접근하여 우리 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심리소설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 소설은 청년 세대에게 안긴 ‘영끌’·‘빚투’를 통해 세대 갈등을 증폭시킨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또 코로나19라는 괴물이 파괴한 개인과 가정, 사회의 혼란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하지만 소설의 역할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런 갈등과 혼란을 극복해가는 가족의 힘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이렇게 ‘현실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는 속에서’ 결국 우리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쪽으로 흘러가는데… “용서는 사람만의 특권이죠. 그런데 용서는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다 드러내는 용기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용서해줄 수 있고, 용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3대가 함께 살게 됩니다. 각자의 삶의 흔적이 쌓이고, 그 위에 자신의 흔적도 쌓게 되고, 그 흔적이 계단이 되는 것이죠.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듯이 사람도 출생과 죽음은 남습니다. 그 사이의 시간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고, 이전 세대가 쌓아 놓은 계단 위에 나의 계단을 쌓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계단은 다음 세대의 주춧돌이 되고, 가문이 되고, 역사로 남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