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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작품서평(東甫 김길웅) 241 1부 서리를 밟으면 결빙에 이르나니 깊어가는 여름밤 17 갈이 18 공자천주기름칠 26 너와 나의 경계 30 달도 차면 기우나니 35 서리를 밟으면 결빙에 이르나니 39 짓밟는 가운데 길은 트인다 43 편중 48 2부 계륵의 약진 엄지 55 계륵의 약진 56 괴물 60 껌 씹고 병원 가다 65 또 하나의 세계를 접하다 70 뱃속 철판은 75 뱃심 79 하혈, 그 시작은 83 학생들 놀이터로 들어서다 88 3부 네 주먹, 내 주먹 노상에서 95 네 주먹, 내 주먹 96 다가오는 미래세계 101 뜸 들이기 104 말 바둑을 떠올리며 109 번식, 그 경계는 113 손끝의 점프 117 아쉬움 121 햇살 속에 가을이 익어간다 125 4부 내 몸속 이물질 봄의 전령 131 개미와의 줄다리기 132 내 몸속 이물질 136 돌이 되리 140 말에게 눈총을 받다 144 안양천 맹꽁이 148 역사의 아이러니 152 영원을 향한 대나무의 몸짓 154 천지의 문 158 5부 번지다 일단 빠져들면 더 끌려들어 가는 165 바느질 연정 166 발버둥 치면서라도 170 번지다 174 비누의 미학 178 수행183시소게임 187 안개 속 191 장모님과 홍시 196 6부 아귀 역주행 203 내 마음속의 붓다 205 불안이라는 질곡 209 쉰까지 헤아림처럼 213 아귀 217 양변기에 앉는 남자 221 장돌뱅이 225 접점 229 해프닝 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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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들어서는 길목, 일찍 일어나 인근 교정을 걷는다.
먼동이 트기에는 아직 이르다. 머리 위로 먹장구름이 뒤덮여 달님도 하늘 어딘가로 떠도는지 감 잡기가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가로등이 희끄무레 어둠을 밝히고 있고 아파트에서도 불빛이 새어 나와 주변을 살피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 나 혼자여서일까,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눈과 귀가 극도로 열려 있다. 새들과 풀벌레들 소리마저 괴괴하다. 교정에 나 홀로라는 고적함에다 우뚝우뚝 서 있는 정원수에 달라붙은 그림자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 눈을 치뜨게 한다. 인적이 그립다. 차량들이 적막을 깨며 지나가지만 그것도 잠시, 세상은 침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나 홀로라는 적막함이 나를 불안으로 떠미나 보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앞쪽에 어른거리는 물체 하나. 뾰족한 모자가 달린 검정 점퍼를 걸치고 있어 누군지 알 만하다. 팔순이 넘어 보이는데도 매일, 이 교정의 트랙을 도는 할머니다. 그제야 불안이 봄눈 녹듯 사라진다. 마음이 안온해진 것을 쓰다듬으며 알 수 없는 사람의 심사를 되짚어 본다. 무슨 사단이 벌어지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노인에 지나지 않지만 어찌 이리도 반가운지. 피식 웃음이 번진다. 도대체 불안이란 게 무엇이기에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늘 내 곁을 맴도는 걸까. 내 코흘리개 시절은 혼돈의 세상이었다. 제주에서 일어난 4·3은 숱한 슬픔을 잉태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아버지가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셨다. 어머니의 나이 스물일곱에 이별이라니. 그때부터 어머니는 시부모를 모시며 두 남매를 부양하는 멍에를 걸머진 것이다. --- 「불안이라는 질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