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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주권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했나 제2장 주권론의 본고장 프랑스 혁명과 국민 주권의 성립 제3장 국민 주권의 특질과 순수 대표제 제4장 보통 선거권과 대표제의 역사적 변화 제5장 현행 헌법의 대표제와 소환권 제6장 소환권 법제화의 쟁점과 전제 조건 제7장 참여 민주주의와 소환권 맺는 말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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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주권 개념을 정당성보다 권력의 소재 개념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보통 선거제 이후의 대표제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통해 서술했다. 즉 주권은 정당성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어떤 모범 답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권론의 본고장인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주권은 정치 세력 간의 대항 관계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보면, 제3신분 가운데서도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경제력을 겸비한 부르주아 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중 세력을 배제하기 위해 추상 개념인 국민을 만들고 이 집합으로서의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는 것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정당성의 계기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모범 답안 아닌 모범 답안을 만들었던 것이다. --- p.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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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권자의 권리로서의 소환제
“국민은 선거할 때만 주인이고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대의제의 폐단을 정확히 지적한 18세기 사상가 루소의 이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표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국민에게 왜 그 대표를 통제할 권리는 없는가. 국민 소환제는 이런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국민 스스로가 대표를 파면할 수 있게 하는 이 제도는 2004년 탄핵 정국 이후 이슈로 부각되었으며, 당시 여러 정당의 총선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입법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의 바탕에는 소환제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우려가 깔려 있다. 하지만 국민 소환이라는 직접 민주제적 요소가 헌법에 명시된 대의제의 원리에 반하므로, 국민 소환제 도입을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헌법학계의 주장이야말로 최대 걸림돌이다. 『유권자의 권리 찾기, 국민 소환제 』는 이러한 입장에 반해, 헌법 개정 없이 주권자인 국민의 정의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소환 제도의 법제화가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국민을 기존의 추상적 개념이 아닌 유권자라는 실체로 파악하게 되면, 대표의 선출은 위임 계약에 불과하며 유권자의 동의에 의해 파기될 수 있다. 즉 국민 소환제는 기존의 반쪽짜리 주권을 온전하게 만들려는 유권자의 권리 회복 움직임으로, 국민과 대표자 간의 의사 결정 괴리라는 대의제의 근본적 폐단을 보완해줄 것이다. 2. 배제와 참여, 국민 주권의 두 얼굴 이 책은 국민 주권론 형성 과정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헌정사를 탐구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다양한 계급이 정치적으로 대립했던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성립한 국민 주권론은 국민을 국적 보유자의 총체로 추상화했다. 선거권을 갖지 않은 아동이나 금치산자 등을 포함해 특정 국적을 가진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이 개념은 단일하며 부분적으로 나눌 수 없는 국민을 상정함으로써, 이들의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같은 대표와 이들에 의해 구성되는 대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즉 당시의 국민 주권론은 권력의 소재가 국민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이론이 아니라 오히려 대표자들이 권력을 합리적으로 위임받았음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배제하는 도구로 쓰였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의 순수 대표제는 산업 혁명 이후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대폭 확대한 보통 선거권 운동을 계기로 직접 민주제로 이행하게 된다. 순수 대표제와 직접 민주제의 과도적 형태인 반(半)대표제에 가까운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대의제의 원리만을 고집하는 헌법학자들의 주장은 더는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변화된 현실에서 국민은 더 이상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유권자라는 실체로 존재하고 있다. 3. 참여 민주주의를 꿈꾸며 멀리는 프랑스 혁명 전후의 인민 주권론이나 산업혁명기 노동자들의 보통 선거권 운동, 가깝게는 2000년 총선부터 시작된 낙천 낙선 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왔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국민 소환제 역시 이런 움직임의 하나다. 저자는 소환권 법제화 추진은 의정 활동 보고가 실질화되고 정치적 공론 영역이 확산된 후에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헌법사적 보편성 위에 한국 정치의 특수성이 함께 고려된, 우리 실정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한다. 부정·부패선거에 맞춰졌던 정치 개혁의 초점이 탄핵 정국을 계기로 대표와 국정에 대한 직접적 통제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과 지방 정치가 활성화된 서구 사회와 달리 중앙 정치 차원에서 정치적 공론 영역이 압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 등 우리 정치의 특징을 분석한 후,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민주적 절차로서의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한국적 소환제의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정치 무관심이 극복되고 일하는 정치인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로 가는 전환점을 지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