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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께CHAPTER 1 가끔은 뾰족하게 살아도 괜찮습니다부동산 아저씨께 무례한 고객님께전국에 계신 호갱님께어머님 전상서나의 오만함을 일깨워준 J에게피, 땀, 눈물을 흘리는 연습생들에게라떼를 찾는 선배님들께헐값에 팔아버린 나의 맥북에게친구, 아니 친구가 되어가는 중인 H에게애프터 신청을 받지 못해 속상한 그녀에게용기를 낸 그녀들에게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1 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2CHAPTER 2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차비를 빌려 가신 선생님께 사회 복지사님께하늘 같은 교수님께건물주 사장님께이미지에 갇힌 손님들에게착각의 늪에 빠진 손님께주인집 할머니께추억이 영원할 순 없나 봐, V에게베스트셀러를 찾는 손님들에게코스트코 고객님께언니에게가난한 예술가 선생님께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3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4CHAPTER 3 삶의 문턱마다 곁에 있던 사람들복순, 사랑스러운 나의 복순에게해수 어머님께존경하는 나의 리더에게답장을 전하지 못한 손님께10년을 버텨온 나의 멋진 친구들에게그리운 삼촌에게어느 밤, 소녀에게삶의 문턱마다 나를 살게 한 어른들에게단단한 나의 토양, 할머니께그 순간 기적처럼 기프티콘을 보냈던 나의 사랑에게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5편지가 긴 것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 욱해서 쓴 쪽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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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언어에 맞서는 분노의 언어,세상의 모든 분노유발자들에게 부치는 예의 바른 일침동네책방 독자들에게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 내 속이 다 시원하다” “세상 ‘꼰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청량감 200% 사이다 문장들”과 같은 호응을 얻은 독립출판물 《욱해서 쓴 편지》가 김그래 작가의 일러스트와 20여 편의 추가 원고를 더해 새롭게 돌아왔다. 《욱해서 쓴 편지》에는 청년이자 여성으로, 노동하는 개인으로 살아가며 폭력적인 말들과 마주할 때마다 욱해서 쓴 글들이 차곡차곡 담겼다. 저자는 ‘선생님, 잘 지내시나요?’와 같은 친근한 안부 인사로 시작하여 편지를 쓰게 된 정황을 소상히 밝힌 뒤 어느 대목에서 마음 상했는지를 침착하게 설명하고는, 돌연 태도를 바꿔 “그런데 선생님, 말은 바로 하셔야죠!” 하고 외치며 집요한 반격에 나선다. 성실하게 노동하여 모은 보증금이 부동산 시장 앞에서 삽시간에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의 푼돈’으로 전락해버릴 때 느끼는 허무함, 판매원으로 베푼 친절이 손님의 마땅한 권리 혹은 ‘이성적 호감 신호’으로 오독되어 폭력의 구실이 될 때 느끼는 두려움, 남편을 챙기는 건 아내의 몫이라는 시어머니의 문자를 받을 때 드는 당혹감에도 박소예는 무너지거나 불편한 상황을 모른 체하기보다 조목조목 따지고 응수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지켜낸다. 그래서 이 책이 읽는 이의 가려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개인의 사적인 일화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들은 결국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으로, 여성으로, 세입자 혹은 직장인으로 부딪히는 공통의 경험이기 때문이다.세상을 이길 순 없어도세상에 지지 않을 수는 있어!일상에 끈끈히 밀착된 생활감 넘치는 편지들은 독자가 자신의 얘기처럼 느껴 짠한 눈물을 흘리다가도 곧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흐르도록 두지 않는 저자의 유쾌한 화법 덕에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하지만 꼭지마다 읽고 나면 선뜻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묵직한 여운이 예외 없이 남는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월급도 못 받고 영화사에서 일하던 저자가 밥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걸 깨닫고 회사를 뛰쳐나와 영화책방을 열기에 이르렀지만, 책방이라는 생계의 공간 또한 모두가 아무 때나 공짜로 빌려 쓸 수 있는 낭만 대여점처럼 가벼이 여겨졌다. 이상과 현실, 취향과 밥벌이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저자의 문제의식은 결국 생존까지 가닿는다. 이 생존에는 육신의 생존을 넘어 마음의 생존까지 포함된다. 세상의 규범과 질서를 무기로 자신을 휘두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배곯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길도 꿋꿋이 사수해내 지지 않으려는 마음은 저자가 편지를 이어나가는 동력이 된다.누군가의 성공 신화처럼 살지 않아도나는 내가 마음에 들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프롤로그에서 밝히듯 저자가 편지를 쓸 때는 주로 욱해서이다. ‘표준적이고 정상적인’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비주류의 길을 걷는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가 폄하당하는 말들을 맞닥뜨린다. 그러나 저자는 그 말들을 잠자코 들어주거나 수긍하는 대신 당신들이 요구하는 욕망은 나의 욕망이 아니라고, 내가 나인 것을 증명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어조로 선언한다. 그리고 어떤 그룹이나 계층에 어울리려 애쓰기보다 나만의 자리를 만드는 삶의 가치를 독자에게 전한다. 박소예 작가에게 편지를 쓰는 행위는 모욕을 당하고 수치심을 경험해도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발화의 결과물이다. 자신의 존재가 남의 입에서 간단히 정의되길 거부하고 스스로 삶의 맥락을 설정하는 이는 결국 자기 삶의 영역을 고수해낸다. 어떤 삶을 선택하든 마땅히 자리해야 할 존엄과 품위를 지키기 위해 세상과 불화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동안 함께 싸우는 이의 존재를 감지하여 외롭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결국 삶은 각자의 모습으로 고달프고각자의 모습으로 행복한 것이니까”《욱해서 쓴 편지》가 더욱 다채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비판의 대상에서 자신도 빼놓지 않는 박소예 작가 특유의 책임감과, 분노에만 몰두하지 않고 주변을 널리 둘러보며 삶에 머무는 선의를 소중히 여기는 침착한 시선 덕분이다. 저자는 오만한 태도로 타인에게 함부로 동정을 베풀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타인의 상처에 무감한 사람이 되길 경계하고 자신에게 찾아온 사소한 선의에 성실하게 대응하며 그 다정스러운 이름들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기억하려 한다. 이토록 두려운 세상에 맞서 또박또박 목소리를 높이고 날을 세우다가도 가까운 존재를 있는 힘껏 사랑하는 박소예의 세계. 《욱해서 쓴 편지》에 이어질 그의 다음 이야기, 또 다음 이야기가 계속해서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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