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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힌 사람들
알마 2022.02.10.
원서
SEIZED
베스트
뇌과학 top100 1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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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

1장 전형적인 병례
목사가 되고 싶었던 미친 화가
내 안의 폭풍에 휩쓸리다
가장 심각한 발작과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

2장 선구자들
뇌와 마음을 비춰주는 특별한 병에 주목하다
수술은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
게슈윈드 증후군의 다섯 가지 특성
그저 약간 과할 뿐

3장 보통 사람들
집 앞에서 길을 잃다?찰리의 이야기
거울 나라의 앨리스?질의 이야기
의사보다도 환자를 잘 아는 환자?글로리아의 이야기

4장 정신적인 상태
뇌는 모든 활동, 감정, 사고의 기본이다
뇌를 움직이는 두 가지 인자, 의도와 사건
뇌의 손상과 발작
발작 증상의 여섯 가지 범주
인간의 마음에서 기원한 것
관절염은 볼 수 있어도 TLE는 볼 수 없어요
의도하지 않은 인식
종교의 통로
예술의 통로

5장 성격
11시 10분을 그려보세요
뇌전증과 천재의 관계
극단으로 가는 열정의 소용돌이
몸을 비비는 행위에는 배울 것이 없어
뇌에서 무언가가 방아쇠를 당기기 때문
지나치게 특이하거나, 지나치게 정상이거나
흉터의 위치에 따라 성격 변화의 양상이 결정된다
게슈윈드 증후군 찾아내기

6장 중재
발작의 빈도를 낮추기 위한 약물을 찾아라
지붕에서 뛰어내리지 마세요!
측두엽절제술은 발작을 끝내기 위한 것
전전두엽절개술의 위험성
환자를 실험 수술의 대상으로 삼다
의사가 받기 싫은 수술은 환자에게 권하지 마라
TLE의 치료 경로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7장 몸과 마음
비정상적인 뇌 활동이 예술을 만든다
성격 유형은 신체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정신과와 신경과의 경계를 넘나들다
뇌는 세상을 보는 방식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대로 산다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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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2

이브 러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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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 Laplante

이브 러플랜트는 미국의 논픽션 작가이자, 〈애틀랜틱 먼슬리〉, 〈뉴욕타임스〉, 〈더 보스턴 글로브〉, 〈레이디즈 홈 저널〉, 〈워킹우먼〉, 〈페어런츠〉, 〈컨추리 리빙〉 등의 매체에 수많은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다.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위를 받았다. 논픽션 《세일럼의 마녀 재판Salem Witch Judge》으로 2008년 매사추세츠 주 논픽션 도서상을 수상했다. 또 전기인 《마미와 루이자Marmee & Louisa》는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에서 올해의 10대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 밖에 논픽션인 《사로잡힌 사람들》에서 뇌장애로 인한 심신 문제와
이브 러플랜트는 미국의 논픽션 작가이자, 〈애틀랜틱 먼슬리〉, 〈뉴욕타임스〉, 〈더 보스턴 글로브〉, 〈레이디즈 홈 저널〉, 〈워킹우먼〉, 〈페어런츠〉, 〈컨추리 리빙〉 등의 매체에 수많은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다.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위를 받았다. 논픽션 《세일럼의 마녀 재판Salem Witch Judge》으로 2008년 매사추세츠 주 논픽션 도서상을 수상했다. 또 전기인 《마미와 루이자Marmee & Louisa》는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에서 올해의 10대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 밖에 논픽션인 《사로잡힌 사람들》에서 뇌장애로 인한 심신 문제와 자유의지의 한계를 다뤘는데, 올리버 색스가 종교적 환상의 신경학적 원인을 설명하며 이 책을 인용했다. 《미국의 이세벨American Jezebel》에서는 러플랜트의 실제 조상이자 식민지 이단의 어두운 역사에 관해 썼으며, 《무한한 기쁨My Heart is Boundless》 등에서는 19세기 뉴잉글랜드 선조의 역사에 관해 저술했다. 현재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에 관한 글을 준비 중이며, 뉴잉글랜드에서 남편과 네 자녀와 살고 있다.
현역 1차의료 의사이자 번역가·작가다. 비만·당뇨 등 생활습관병 환자를 매일 마주하며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병행 설계한다. ‘진료실에서 출발한 질문에는 문헌으로 답한다’는 원칙으로 의학·과학 교양서를 한국어로 꾸준히 소개해 왔다. 옮긴 책으로 『사로잡힌 사람들』, 『생물학적 풍요』,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명령에 따랐을 뿐!?』 등이 있다. 학창 시절 글쓰기로 여러 차례 수상했고, 가족의 권유로 의대에 진학했다. 지금은 환자 이야기와 과학적 통찰을 연결하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GLP?1 계열 주사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 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에 관한 질문이 빠르게
현역 1차의료 의사이자 번역가·작가다. 비만·당뇨 등 생활습관병 환자를 매일 마주하며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병행 설계한다. ‘진료실에서 출발한 질문에는 문헌으로 답한다’는 원칙으로 의학·과학 교양서를 한국어로 꾸준히 소개해 왔다. 옮긴 책으로 『사로잡힌 사람들』, 『생물학적 풍요』,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명령에 따랐을 뿐!?』 등이 있다.
학창 시절 글쓰기로 여러 차례 수상했고, 가족의 권유로 의대에 진학했다. 지금은 환자 이야기와 과학적 통찰을 연결하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GLP?1 계열 주사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 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에 관한 질문이 빠르게 늘어난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며, 진료 경험·최신 논문·상담 노하우를 묶어 의료인과 일반 독자가 함께 참고할 ‘종합 사용설명서’를 만들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의학적 깊이와 쉬운 문장을 함께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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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12g | 140*225mm
ISBN13
9791159923548

책 속으로

마지막으로, 고흐는 신경과 의사들이 TLE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일련의 성격 특성을 보여주었다. 가스토는 고흐의 격정적인 기질과 다른 사람에 대한 극도의 의존 성향, 이성에 대한 무관심, ‘병적인 종교 몰입’, 쓰기와 그림에 대한 강박성을 언급하며, “고흐의 성격 문제는 TLE를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발작 사이의 성격 변화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라고 보았다. 가스토는 진단받지 않은 TLE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증상은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오진되기도 한다며, 고흐의 경우에는 사후에 오진되었다고 했다. 이러한 특징은 그의 일생을 통해 명백하게 보이다가 가장 심각한 발작과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렀다. ‘세계적인 예술의 가장 위대한 표현 중의 하나를 정신적인 문제로 축소하는 것’을 우려하기는 했지만, 가스토는 고흐의 이러한 질환적 특성이 그의 작품에 이바지했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그의 성격 문제는 활성과 비활성을 반복하는 발작 때문에 호전과 악화를 거듭했다. 고흐의 예술적 발전과 다양한 그림 기법이 남프랑스에서 정점에 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성격 문제가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하다.”--- p.37

펜필드가 뇌전증을 치료하기를 바라며 선택한 수술은 ‘엽절제술(lobectomy)’이다. 외과 의사는 메스와 흡입 장치 또는 비단실로 만든 올가미를 이용해 발작의 초점을 포함하는 뇌의 엽 전체나 일부를 제거한다. 이 수술은 TLE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발작을 가장 잘 일으키는 뇌의 영역인 측두엽이 그 대상이었다. 측두엽이 제어하는 기능인 감정과 기억은 TLE 발작에도 반영되어 몽롱상태 등을 일으킨다. 앙리 가스토는 고흐가 발작 때 겪은 공황과 분노, 두려움, 회상, 기억상실 같은 감정과 기억의 변화는 발작을 일으키는 흉터가 측두엽에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최초의 측두엽절제술이 시행될 무렵 아직 고흐는 살아 있었다. 가장 초기 수술이 1886년 런던에서 시행될 때 잭슨과 페리어 경도 수술실에서 참관했다. 말에서 떨어진 이후 발작이 발생한 젊은 스코틀랜드인 환자의 수술이 끝나고 뇌를 봉합하면서, 스코틀랜드인인 잭슨은 비꼬는 투로 페리어에게 이렇게 평했다. “끔찍하군, 완전히 끔찍해. … 방금 스코틀랜드인의 머릿속에 농담 하나를 넣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쳐버렸어.” 펜필드보다 앞선 50년간의 수술에서 측두엽절제술은 성공률이 반반이었다. 몇몇 환자들은 수술 전에 비해 발작이 전혀 없거나 훨씬줄어들었지만, 많은 환자는 회복 후에 발작은 전혀 변화가 없고 운동 능력이나 언어 또는 기억 같은 중요한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이러한 손실은 외과 의사가 발작의 초점과 정상 기능을 하는 뇌의 위치를 정확하게 짚을 수 없어서 우연히 조절 기능을 하는 영역을 제거하는 반면 발작의 초점은 남겨놓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p.58~59

더 많은 환자를 보면 게슈윈드 증후군은 효과가 폭넓어서 일부에게는 요긴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저주로 작용한다. 과종교증은 어떤 사람에게는 독실함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집요함으로 보인다. 사람에게 들러붙는 것은 과도한 의존성으로 보일 수도, 충성스러운 것으로도 보일 수 있다. 과다묘사증은 쓸모없는 낙서가 되기도 하고,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나 고흐의 후기 풍경화 같은 걸작으로 결실을 보기도 했다. 어떤 사람이 강화된 감정을 이끌어가는 그 끝은 미지의 법칙에 달려 있다. 게슈윈드는 이 증후군이 일반적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감정적 경향을 강화한다고 추측했다. 예민한 사람은 변덕스러운 사람이 된다. 절제하는 사람은 엄격한 사람이 된다. 종교적인 사람은 두꺼운 종교 서적을 작성하게 된다. 이 변화 자체는 본질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게슈윈드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범죄자가 될 수도, 모범적인 시민이 될 수도 있다. 1980년대 초에 게슈윈드와 함께 일했던 신경과 의사인 도널드 쇼머는 TLE는 일반적으로 성격에 영향을 끼쳐서 사람을 감정적인 극단으로 밀어붙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자의 감정은 억눌릴 수도 있고 고취되기도 한다. 쇼머는 “TLE 환자는 대개 감정의 세계에서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무감각하게 남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TLE를 가진 환자는 다른 모든 사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약간 과할 뿐이다.--- p.88~89

이 진단은 질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 찰리는 항경련제를 복용해 일단 안정이 되자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지만, 질은T LE로 영구적으로 바뀌었다.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하루는 조금 좋았다가도 다음 날은 완전히 망가지는 것 같았어요.” TLE는 자아의식을 담고 있는 기관인 뇌에 직접 영향을 끼쳐서 스스로에 대한 안전과 통제에 대한 감각을 망가뜨렸다. “TLE를 앓는다는 것은 팔에 농양이 생긴 것과는 매우 달라요. 그 경우 팔을 잘라내면 그만이니까요. TLE는 자아에 침범해서 성격을 가지고 놀죠. 그리고 기능하는 방식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요. 아, 물론 아직 힘든 일을 할 수 있어요. 기운을 차렸죠. 그렇지만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그리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아주 심하게 변했습니다.” 그녀는 이다음에 다가올 발작에 휘둘리는 상황이 되면,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 생각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더 이상 확신이 없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에요. 그리고 되돌아갈 수도 없어요.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나는 나 자신의 일부와 헤어져야 했어요.”--- p.129

“친애하는 존슨 부인, 오늘 의대생과 인턴, 레지던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를… 가르치는 일에 용감하게
참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어떤 의사나 의대생도 부인만큼 TLE 환자의 고뇌를 잘 이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글로리아는 이 고뇌에 대한 전문가다. 어른이 되어 발병해서 질병의 효과가 기존에 존재하던 생활방식과 성격에 덧붙여진 찰리나 질과는 달리, 글로리아는 의식을 가질 때부터 50년 넘게 빈도가 높은 TLE 발작을 앓았다. 그녀를 치료해온 베어와 많은 의사들은 어디에서 글로리아가 끝나고 TLE가 시작되는지 구분짓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도 TLE의 효과와 바탕에 있는 성격을 구분해낼 수 없다. 그녀는 찰리나 질과 다르게,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다.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는 고흐를 떠올리게 한다. 고흐처럼 발작의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술을 마셨고,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향해 수없이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또 그녀도 몇 달씩 정신 병동에 입원했으며, 과장된 형태의 게슈윈드 증후군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정도가 고흐와의 공통점이다.
어째서 누구에게는 증후군이 이점이 되고 다른 누구에게는 불이익이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이유는 뇌전증과 아무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대신 뇌전증이 바꾸는 기본적인 성격의 반영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게슈윈드는 언젠가 “뇌전증은 성격을 변화시키고, 길을 열어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절대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말해주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TLE가 행동에 미치는 실제적인 구조, 즉 어째서 감정적인 극단이 어떤 사람에게서는 폭력과 성욕과잉증으로 나타나고, 다른 사람에게는 감정적 통제로 나타나는지는 수수께끼다. 글로리아의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질의 시각적인 환상과 찰리의 미시감 같은 특별한 발작 상태의 신체적인 바탕은 조금 더 밝혀졌다. 우리는 성격의 생리학에 대해서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뇌의 분할된 의식 상태의 근원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p.165~166

낮아진 발작 역치의 원인은 잭슨이 알아낸 바와 같이 뇌의 한부분의 전기적 활동을 변경시키는 흉터다. 어떻게 흉터가 역치를 넘어 발작을 일으킬 만큼 방전을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흉터는 물리적이거나 화학적인 뇌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질은 출산 전에, 글로리아는 출산 중에, 찰리는 출산 후에 생겼다. 흉터에서 생긴 발작은 그 자체로 질병이라기보다는 손상된 뇌의 여러 가지 증상의 조합으로서 나타난다. 게다가 발작은 무작위로 발생하지 않는다. 의도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발작은 학습된다. 일단 신경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발화하면, 다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뉴런의 연결망은 발작의 초점(seizure focus)이라고 알려져 있다.--- p.184

TLE 발작은 매리의 경우처럼 증상이 너무 극심해서 정신질환으로 보일 때뿐 아니라, 은밀하고 미묘하거나 때로 정상적인 행동과비슷한 경우에도 알아채기가 어렵다. TLE는 ‘숨겨진 병’이 될 수 있다. 글로리아는 “당신은 내 관절염을 볼 수 있어요. 내 손은 변형되어 있고 걷는 데도 어려움이 있죠. 그러나 TLE를 볼 수는 없습니다. 내가 언제 발작을 할지, 또는 지금도 발작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밖에서 사람들과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펑, 발작할 수도 있어요. 만일 내가 사람들에게 내게 뇌전증이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들은 아무것도 모를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p.213~214

항경련제와 마찬가지로 뇌전증 수술도 발작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지, 게슈윈드 증후군의 특성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의사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약이나 수술 치료법 모두 성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캐플런이 지적했듯이 완벽한 약물 관리는 가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게슈윈드 증후군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만들고, 성공적인 수술은 때로 그 특성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이는 아마도 특성을 유발하는 흉터가 제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수술의 일반적인 장기적 효과는 전반적인 신경 기능이 향상되는 것인데, 이는 수술 전에 그동안 뇌전증 조직이 정상적인 뇌 기능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p.343

오늘날 대부분의 신경외과 의사는 성격의 물리적인 토대가 정신외과 수술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데 동의한다. 신경외과 의사가 전극을 이용해서 공격적이거나 성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뇌의 영역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점은 전문가들 모두가 동의하지만, 의사들은 이러한 위치를 외과적으로 제거한다고 해서 그러한 특성에 대한 환자의 경향이 제거되거나 변경된다는 가정에 대해서는 의심을 한다. 엘리엇 발렌슈타인(Elliot Valenstein)은 1986년에 엽절개술에 대해서 “지금은 진화론적 후퇴로 여깁니다”라고 썼다. “현대 의학이라기보다는 악마가 탈출할 수 있도록 두개골에 구멍을 파는 초기의 관행에 더 가깝습니다.” 다른 TLE 치료법인 뜨거운 쇠로 몸을 지지는 것이 한 세기 전에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마크가 글로리아와 다른 TLE 환자에게 사용한 정신외과적 시술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의사인 폴 맥린(Paul MacLean)은 1980년대에 환자의 선택권이 있는 수술의 경우, 의사라면 응당 자신이 받기 싫은 수술을 환자에게 권장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그는 국립보건원에 모인 외과의들에게 혹시 자기의 편도체에 전극을 삽입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 p.377~378

출판사 리뷰

한때 간질이라고 폄하되던 질병과는 다른,
성격의 변화를 일으키는 신경학적 질병으로서의 측두엽뇌전증
측두엽뇌전증 환자들의 고통과 외로움을 치유한 책

이 책에 따르면 측두엽뇌전증(TLE)은 신체와 정신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신경학적 질병이다. 성인 뇌전증 중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형태로 한국인의 약 20만 명, 미국인의 약 100만 명이 진단받았으며, 미국에서 100만 명 정도는 정확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TLE로 고통 받는 것으로 보인다. TLE 발작이 시작되면 기이한 환각과 낯선 감정,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흔히 정신병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TLE는 뇌전증 중에서는 가장 흔하지만, 한때는 비밀에 부쳐지기도 했다.
미국 뇌전증 재단(Epilepsy Foundation of America)은 뇌전증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유지하고 그 오명을 벗기려 애썼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문제는 무조건 기피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TLE 환자를 돕는 단체에서는 TLE가 정신질환으로 오해받기 쉽고 성격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질병에 대한 정보가 퍼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밀을 유지한 결과, TLE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형편없어졌고 환자의 치료에는 많은 걸림돌이 생겼다. TLE 환자가 질병에 대한 기본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환자는 보호시설에 갇혀 정신병 약을 먹어가며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책의 출간으로 TLE 환자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이 질환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안도하고 더 이상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고백이 잇따랐다.
“나는 《사로잡힌 사람들》을 읽고 난 후 아주 깊은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나만 홀로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답니다.”
“《사로잡힌 사람들》은 TLE에 따라오는 성격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른 TLE 환자처럼 저도 아주 오랫동안 진단이 잘못된 상태로 지내왔고, 한때는 현대 의학에서 사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정신과약을 복용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내 질환을 이해하고 병명을 알아내는 데 《사로잡힌 사람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 나는 내가 경험한 이 모든 감정들이 정신병이 아니라 TLE로 인해 생겼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습니다.”


신체와 정신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신경학적 질병, 측두엽뇌전증
생생하고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그 병을 이해한다

대부분 발작이 일어나면 환자는 분노나 공포와 같은 강력한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환청, 환시에 시달리거나, 생생한 과거의 회상에 압도된다. 발작은 순간적으로 지나가기도 하지만 수 분간 계속되고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대개 뚜렷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발작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발작이 일어나는 동안 몽유병 환자처럼 걸어 다니거나 무의식적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나중에 깨어나면 기억하지 못하곤 한다. 저자는 흔히 간질이라고 이야기하는 대발작과 달리 TLE 발작은 뚜렷한 신체적 경련이 없어서 인지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는 발작이 뇌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에만 영향을 주고, 의식 전체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변동만 일으키기 때문이다. 몇몇 의사는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으면 뇌전증이라고 진단 내리는 것을 거부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TLE는 성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발작 중의 하나로서, 두 명의 대발작 환자 당 세 명의 TLE 환자가 있다고 한다.
노먼 게슈윈드의 선구적 연구와 노력 이후 현대 뇌 연구자들은 생리학과 성격의 상호 연결성 때문에 TLE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 질환은 신경과와 정신과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TLE는 생리학적 원인과 심리적인 효과를 가진 신경정신병 장애이므로 두 분야의 경계에 있는 질병으로서 눈에 띄었다. 게슈윈드는 TLE가 중추신경계의 특정 부위의 기능장애와 관련이 있으므로 주요 정신병에 대한 유용한 모델이라고 했다. 조현병과 우울증은 TLE 환자에게서 일반인의 15배나 더 많으며, 환청, 환영, 과장된 감정, 기이한 행동과 같은 정신질환적 증상이 드러난다. 조현병 환자는 측두엽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강박장애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 어떤 생물학적 기반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들은 신경질환이 정신질환의 기저에 있다고 의심한다. 이렇듯 TLE는 정신과와 신경과의 경계를 넘나들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는 방법이 개선된다면 정신질환의 진단과 치료도 발전할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천재는 증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천재성이 TLE와 합쳐지면 천재적인 예술가가 탄생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사람들은 TLE를 앓거나 게슈윈드 증후군을 앓고 예술적인 면모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능력 있는 이사로 일하던 질은 TLE를 앓고 나서 결국 일을 그만두고는 갑자기 예술가가 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고, 조각을 배워 예술 활동을 시작했고 조각가가 된 사례를 전한다.
이 책 초반에는 술을 끊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서 상태가 호전되었던 고흐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몸이 좋아지자 작품을 그리겠다는 욕망이 폭발하기도 하고, 강박적으로 글을 쓰면서 하루에 두세 통의 편지를 쓰기도 했던 예시가 소개된다. 고흐의 짧은 생애는 미친 것 같은 시기와 생산적이고 고요한 시기를 오가는 패턴을 보인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시기에 고흐는 훨씬 더 풍부한 표현력으로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발작이 가장 심각해졌을 때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이 탄생했다. 물론 세계적인 예술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를 정신적인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되겠지만, 고흐의 신경질환적 특성은 작품 활동에 이바지했다는 결론에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한편 마르셀 프루스트를 분석하여 프루스트가 TLE를 앓았다고 의심하는 의사도 있다고 소개한다. 무함마드, 모세, 성 바울, 잔다르크, 성녀 테레사 데 헤수스는 TLE의 양상 중 하나인 과종교성으로 인해 추앙받는 종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플로베르, 모파상, 필립 딕, 워커 퍼시, 테니슨, 도스토옙스키, 고흐, 루이스 캐럴, 키르케고르와 같은 많은 예술가가 남긴 작품과 글에서는 그들이 앓은 병이 천재성을 발휘하게 만든 것으로 의심하게 하는 대목을 찾아볼 수 있다고 작가는 밝힌다. 신경과 의사인 윌리엄 고든 레녹스를 인용해 페트라르카, 타소, 디킨스와 같은 작가, 헨델, 파가니니와 같은 음악가, 성 세실리아, 부처와 같은 종교인, 소크라테스, 파스칼, 스베덴보리와 같은 철학자, 카이사르, 리슐리외, 나폴레옹 같은 지도자, 피타고라스와 같은 수학자, 아이작 뉴턴과 같은 과학자가 뇌전증 환자였다고 말한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 몰리에르, 표트르 1세, 들라크루아, 라스푸틴, 스트린드베리와 같은 사람에게서도 뇌전증의 증거를 발견한 논평가들도 있다고 작가는 전한다.
이 밖에도 TLE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게슈윈드 증후군을 보이는 문학가도 작가는 찾아낸다. 아서 크루 인먼은 40년 이상 일기를 썼고, 그의 기나긴 일기는 두 권으로 요약되어 출간되기도 했다. 그가 TLE를 진단받은 적은 없지만, 게슈윈드 증후군이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인 듯 보인다. 에드거 앨런 포 역시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TLE와 일치하는 신경학적 상태로 고통 받았고, 그 역시 뛰어난 시와 소설을 썼다. 물론 뇌전증을 앓지 않은 작가와 예술가, 종교인도 있는 만큼, 그들의 신경 활동과 TLE와 게슈윈드 증후군 환자의 신경 활동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많은 TLE 환자들이 과도하게 글을 쓰거나 강박성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TLE는 예술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주의력과 집중력, 비판적 판단력과 같은 기능이 잘 유지되는 동시에 민감성, 연관성을 감지하는 능력과 유연성과 같은 창조적인 사고 성향을 지니게 한다. 저자는 TLE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이러한 특성과 성향이 예술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그렇게 본 것을 예술로 바꾸는 능력을 강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뇌의 작동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재능이 없는 TLE 환자도 글쓰기에 집착하고 많은 양의 글을 쓰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학적으로 위대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병과 천재성의 관계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천재가 이 병을 앓아서 그의 천재성이 더욱 촉발되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이 병을 앓는다고 해서 천재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저자는 TLE 연구가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비정상적인 뇌 활동이 예술을 창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TLE가 없는 사람들에게서도 보이는 과다묘사증이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TLE가 없는 예술가의 뇌 활동과 TLE를 가진 예술가의 뇌 활동의 차이점을 밝히려는 연구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 다만 예술적 상상력과 질병이 있는 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추측만 할 뿐이다.
이렇듯 《사로잡힌 사람들》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질환 측두엽뇌전증과 이 질환을 앓은 인물들의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서 인간 성격의 물리적 토대를 확인하는 뇌 과학의 기초 도서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추천평

처절하게 고통스러우면서도 한없이 매력적인 신경질환이 보여주는 뇌의 경이로움
신경질환의 하나인 ‘측두엽뇌전증’을 다룬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 책에 매료될 것이다. 이 책은 측두엽뇌전증의 흥미로운 특징을 설명하면서 우리 뇌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 이 책에서도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은 탁월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나 소설가들이 측두엽뇌전증을 앓았던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빈센트 반 고흐,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루이스 캐럴, 귀스타브 플로베르 등이 그들이다. 환상이나 환청이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단어를 쏟아내게 만들어 문학적 창작열을 불태우게 만들며, 세상을 왜곡해 인식하게 함으로써 창조적인 단초를 제공한다는 데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처절하게 고통스러우면서도 한없이 매력적인 이 신경질환이 보여주는 ‘뇌의 경이로움’에 당신이 이미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 정재승 (뇌과학자, 《과학 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이 책은 측두엽뇌전증과 게슈윈드 증후군을 앓았던 사람들을 역사적인 사실과 일화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엮고 있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고흐, 도스토옙스키, 루이스 캐럴, 잔다르크, 플로베르, 프로스트, 테니슨, 모세, 무함마드, 바울, 키르케고르 등의 위대한 인물들이 병증과 천재성을 서로 번갈아 보여주어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한편, 과학적인 전문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정신과 의사인 나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측두엽뇌전증 혹은 유사한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큰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에게는 유익한 책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올리버 색스의 작품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흥미를 느낀 독자라면 러플랜트의 이 책에 환호할 것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중요한 연구다… 정신과학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의학적인 탐사의 환상적인 설명에서 러플랜트는 뇌의 흉터가 어떻게 기이한 공격성이나 성적 취향, 그리고 심오한 창조적 상상력이 있는 예술작품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하워드 가드너
“러플랜트의 인간의 뇌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도록 사실적이며, 뇌전증 희생자에 대한 그녀의 공감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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