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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조각들 06
2부. 냄새들 32 3부. 대륙 52 4부. 여행자를 기다리는 마음 70 5부. 섬 86 6부. 드뷔시 104 7부. 한 사람의 백과사전 148 8부. 그렇게 되더라고요 190 9부. 늦겨울 218 10부. 다시 늦겨울 230 11부. 깊은 곳으로 250 그 후. 멀어지다 가까워지며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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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그 도심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돼. 널 생각하고 추억하는 일은 끝이 없이 쌓여만 있어. 그리고 바쁘게 그것들을 해내고 나면, 나는 다시 너에게서 비롯된 여가활동을 하곤 해. 예를 들면 너와의 이런 메시지들은 너의 문학이 되고 내가 몰래 찍은 네 옆모습은 너의 미술이 되는 거야. 네게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것은 너의 음악이 되는 거고.
--- pp.6~31, 「조각들」 중에서 나는 나의 얇고 긴 머리카락 한 올이 그의 옷에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일부러 떼어내지 않았다. 당장 보기에도 위태로웠지만, 얼마 후의 바람에 떨어져 나가겠지만, 나의 일부라도 조금 더 그에게 붙어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때의 나는 그만큼이나 순수하게 효빈을 사랑했고, 그는 더 나아가 나의 그 별것도 아닌 머리카락을 아껴주었다. 오히려 그것에서는 나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 pp.32~51, 「냄새들」 중에서 나 같이 건방진 부류의 사람들은 주변의 것들을 금방 익숙하게 여기게 되거든.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너의 그 넘치는 사랑들을 하루만큼씩 당연하게 여기게 되고, 나는 그렇게 너를 ‘당연히 내게 있어야 할 사람’으로 여기게 될까 봐 겁이 난 거야. --- pp.70~85, 「여행자를 기다리는 마음」 중에서 나는 오이를 못 먹고, 너는 오이를 정말 좋아해. 그래서 냉면 같은 걸 먹을 땐 아주 죽이 잘 맞아. 너는 오드리 토투를 좋아하고, 나는 애드리언 브로디를 정말 좋아해.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그 배우들이 출연한 각각의 영화를 보기로 정해두었지. 나는 그런 규칙들을 사랑해. 서로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알고, 서로를 알아주는 걸 좋아해. 나는 그렇게 너와 나 둘만의 백과사전 같은 걸 만들어가고 있어. --- pp.148~189, 「한 사람의 백과사전」 중에서 매번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던 누군가와 오늘은 함께이지 않은 모양이군요. 괜찮아요. 있잖아요, 제가 새로 알게 된 건데, 사랑이라는 건 그게 어떤 사랑이건 간에, 그러니까 정반대인 두 사람의 사랑이건, 닮은 두 사람이 하는 사랑이건, 언젠가는 금가서 부서져 버리더라고요. --- pp.190~217, 「그렇게 되더라고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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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입력하세요〉는 작가가 5년 전 펴낸 장편소설 〈AZ〉의 전면개정판이다. 출간 당시 많은 연인,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후엔 도서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는데, 과연 이 이야기는 왜 그렇게도 많은 사람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었던 걸까?
어쩌면 사람들은 A부터 Z, 성격부터 겉모습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연애를 통해 해답을 찾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 사람과 나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괜찮을까, 다른 부분이 너무 많으면 다투기만 하다가 이별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들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으니까. 작품은 그들에게 해결책과 가이드까지는 되어주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가감 없이 두 사람의 연애 기록을 내어놓는다. 효빈과 성하,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통해, 전혀 달랐던 두 사람이 새로운 사람이 되어갔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 앞에서 주저하고 있다면 이 소설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엔 이런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그리하여 용기를 얻어 누군가에게 ‘보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