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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분의 외로움
오휘명 산문집
오휘명
히읏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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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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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표정 없는 사람들
표정 없는 사람들
집이 되는 일
됐어요
다정이 어렵다
좀 그래요
2019.10.16.
당신만의 당당함
짝사랑
사랑인 줄 알아요
사람을 좋아하는 일
정릉으로
장소를 잃었다
서울, 서울
만나요
엔딩
길을 고를 권리
마음이 하는 소리에 집중하는 방법
이상형
촌스러운 사람
이별의 단상들
버튼
연애보다 어려운
저온 조리
있기는 있다
파리 한의원

2부 여름다웠던
그때 우리만의 화학시간
턴테이블
슈가 프리
Stay home
누군가의 기억
레시피

생일 선물
여름다웠던
내년에야 보겠네
멀어진
정말이지 멀어진

밤에 먹는 밥
청소
치유
Love wins
파도에 관해
똥개
우리 아가
겨울, 겨울
시클라멘
나이

3부 캘리포니아와 겨울날의 중간
희미한 빛
어떤 봄
처방전
잔의 경계
내가 공간이라면
알았어 알았어
배웅과 마중 사이
외로운 날이면 하천 쪽으로 걸었다
안부
나의 불확실성들
영원의 상자
이중성
상상
없는 노래
못 보는 얼굴

몇 살 차이
스물여섯 영심이

사람이라는 가구
싫어 싫어
터널
캘리포니아와 겨울날의 중간

저자 소개 1

텍스트 직업인 때로는 반복되는 우연 앞에서 운명을 믿어보기로 하는 사람 남에게 어떻게 불리고 어떤 걸 해줄 수 있고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늘 고민해왔다. 그리고 요즘은 그러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막연한 응원과 위로, 거짓 없는 대화를 좋아한다. 쓴 책으로 『그래도 사랑뿐』, 『서울사람들』, 『AZ』, 『곁』, 『당신이 그 끌림의 주인이었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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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90쪽 | 367g | 122*188*17mm
ISBN13
9791197087509

책 속으로

길을 다니다 고양이와 강아지의 뒷모습에 녹아내리다가도 그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면, 그 눈빛에 나는 왠지 모르게 미안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어 그들을 쓰다듬어 주지 못했다. 꽤 자주 가족들 생각에 슬퍼하면서 정작 그들 앞에선 아무런 표정을 짓지도 아무런 말을 건네지도 못했다. 적당한 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대충 살랑살랑 웃으면서도 그들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가까이 다가오면 크게 당황하여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를 몰랐다.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변수 때문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기계처럼, 나는 다정의 방법을 몰라 실수했고, 난처해했고, 자주 사람을 떠나보냈다.
--- p.19~24, 「다정이 어렵다」 중에서

회현역 근처의 김밥천국과 교동짬뽕에서 혼자 또는 함께,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혹은 떠들며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내게 묘한 위로를 준다. 이 시간에 깨어 있는 사람이 나 말고도 더 있구나 하는.
--- p.148, 「밤에 먹는 밥」 중에서

어쩌면 나는 그러한 적당함을 좋아하는 걸까. 살아갈 때 노래할 때 사랑할 때 그랬듯, 모든 것을 다 내던지는 쪽보단 적당한 쪽이 좋아 이렇게 문을 닫아두는 걸까. 대놓고 희고 밝고 화려한 옷은 어쩐지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아, 늘 어둡거나 검은 옷만 입었다. 시끄럽고 번쩍거리는 곳보단 조용하고 밋밋한 곳에 머물고 싶었다. 다 가지려는 사람보단 하나라도 나누려는 사람이 좋아, 그와 함께 평생 선물이건 술잔이건 입술이건 사랑이건 나누고만 싶었다. 낮에는 앞서 말한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들어앉아 있는 빛에 기대어, 밤에는 낮은 조도의 스탠드나 촛불 하나에 기대어 빵과 위스키를 함께하고 사람이 죽지 않는 영화나 악기가 많지 않은 음악을 즐기고 싶었다.
--- p.192-195, 「희미한 빛」 중에서

충분이라는 낱말을 뜻을 깨우친다.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는 뜻이란다.
모두에게 꽉 차기보단 한 사람에게 넉넉해지길.
넌 최고야보단 넌 내 최고야를.
그렇게 살아야지. 충분해지길 원한다.

--- p.202~206, 「잔의 경계」 중에서

출판사 리뷰

보통 어두운 감정들은 밤에 몰려오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문득 삶이란 굉장히 공허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만 이렇게 밥도 못 먹고 일하는 걸까. 나만 이렇게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 불안할까. 누군가에게 연락은 하고 싶지만 딱히 전화를 걸 사람도 없구나. 나만 이렇게 혼자 외롭게 지내는 걸까.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관찰과 생각을 통해 얻어낸 나름의 답은 이랬다. 사람들에게는 무엇을 해도 해소되지 않는 각자만의 외로움이 있는 거라고. 세탁물도 원하는 양만큼, 구독하듯 맡기고 글도 구독해서 받아보고, 심지어 매일 한 송이씩 꽃도 받아보는 일인분의 사회에서, ‘외로움’ 또한 일인분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그런 것들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몸서리치게 외로운 어느 날, 나만 이런 걸까 싶을 때, 여기 당신과 같은 사람이 한명 더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우린 모두 다 일인분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고.

그 외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외로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기본값으로 존재하는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외로움을 잘 다스리고 외로움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 그리하여 무력감에 짓눌리지 않고 외로운 날은 외로운 대로, 즐거운 날은 즐거운 대로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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