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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홍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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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그려진 여사의 초상화야. 과연 소문대로 아름다웠군… 정말… 아름다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몇 살 때 그린 걸까… 20살? 아니 그보다 더 어려 보여. 어른스러워 보이려 노력하고 있는 게 느껴져. 하지만 이 풋풋함을 숨길 수는 없었군.
30대? 더 성숙하고 아름다워졌어. 어릴 때보다 더 기품 있고 우아해진 느낌이야. 50대로 보이는군. 여전히 아름답다. 주름이 조금 늘었을 뿐 자세와 눈빛은 젊을 때와 다름이 없다. 여사는 왜 은둔을 했을까? 이 그림 속 아름다움은 모두 허구인 것일까? --- p. 16 “이곳에서 본 건 어디에도 발설하지 말라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리는 동안 너도 밖에 못 나간다는 얘기는?” “!? 아니, 그건…” “고개 돌리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아까 로비에 걸린 내 초상화는 봤겠지? 그 그림보다 20년쯤 뒤의 모습을 그리는 게 너의 일이다. 할 수 있겠지?” “네, 물론입니다. 충분히 아름답게…” “아니, 충분히 늙게 그려야 해.” --- p. 18 “내가 살아온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마. 넌 그 이야기의 여인이 어떻게 노인이 됐는지 상상해서 그리거라. 저주 받은 핏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몹쓸 질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 미리 얘기하지만 둘 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걸세.” “더 오래된 쪽의 이야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좋아. 1850년대 초반, 상하기 조계지로 한 남자가 흘러들어와. 그의 이름은 K.” --- pp. 103~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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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당시 9.97의 놀라운 평점으로 독자들까지 현혹시킨 홍작가의 《현혹》 단행본 출간!
오랫동안 비밀을 간직한 채 은둔의 삶을 살고 있는 여인, 저주 받은 운명에 맞서는 고독하고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아무도 믿지 마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1935년 경성, 한 무명의 화가에게 70대 여성의 초상화 의뢰가 온다. 그렇게 의뢰인의 집에 간 화가는 70대가 아닌 20대의 외모를 간직한 여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여성의 의뢰는 지금 모습을 기준으로 70대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달라는 것. 화가는 상황이 황당하지만 눈앞의 여성이 의뢰자의 손녀나 어린 친척쯤 될 거라 생각하고 작업에 들어가고, 전에 초상화를 담당했던 화가가 남긴 듯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절대로 그림을 완성하지 마시오.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없을 것이오.’ 밤마다 울리는 이상한 소리, 의문의 핏자국, 사라지는 사람들….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지는 여인과 주변인물들의 정체, 그리고 어느새 여인에게 현혹된 화가의 이야기. 〈현혹〉은 인간으로 평범하게 살다가 잊혀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유럽에서 시작된 몹쓸 질병이 어떻게 대륙의 끝 한반도까지 흘러 들어왔을까를 상상하며 구상하였다고 한다. 다국적 외국인의 천국으로도 불렸던 ‘모던 도시’ 1800년대의 상해와 1900년대 개화기 조선을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초상화를 주요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초상화 그림이 주는 독특한 공포와 그로테스크한 묘한 매력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신비하고도 스산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여사님은 왜 그렇게 미련한 짓을 하신 걸까요?” “사랑하면 실수하는 법이야. 많이 사랑하면 많이 실수하지.” “사모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아니, 가장 큰 실수는 사랑하지 않는 거야.” (3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