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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먹을거리의 정치, 권력, 잠재력
제2장│풍요한 사회에서의 기아 제3장│먹을거리, 환경, 그리고 체계 변화 제4장│누가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가? |
Eric Holt-Gime?n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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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종식의 요구는 통상적으로 필요와 수요를 구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굶주리는 것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도 가난해서 먹을거리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먹을거리 부족, 기아, 기술적 해결책에 대한 서사에서 쉽게 놓치고 있는 모순이 바로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농부라는 사실이다.
--- p.14 “무엇이 우리가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세계를 먹여 살리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농경학과 먹을거리 생산의 생태학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의 정치경제학 ― 즉, 전체 먹을거리 체계(농장에서 식탁까지)에서 자원, 가치, 권력이 배분되는 방식 ― 도 다룬다. --- p.16 어떻게 너무 많은 먹을거리가 기아를 야기할 수 있는가? 이 수수께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생산과정 모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업적 농부들은 사람들을 먹여 살릴 먹을거리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장에서 판매할 먹을거리를 생산하며, 그들은 시장에서 다른 먹을거리 생산자들과 경쟁한다.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많은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의 시장 권력 ― 시장을 범람시켜 다른 생산자들을 몰아내는 힘 ― 을 가질 것이다. 세계 먹을거리의 대부분을 실제로 재배하는 소규모 자급 농부들은 파산과 함께 자주 기아에 빠지고 만다. --- p.20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의 기본 경향 ― 과잉생산, 자본의 집중, 지속적 팽창 ― 은 경쟁의 결과이다. 기업들은 경쟁하면서 생산을 강화하고 단위 비용을 낮춘다. 이것은 가격을 낮추어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경쟁을 끌어내고, 이는 시장이 포화될 때까지 더 많은 생산을 유도한다. 먹을거리 가격 위기로 이어지는,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먹을거리 가격 하락은 계속되는 먹을거리의 과잉공급을 반영한다. --- p.32 이것은 상업적 농부들이 직면한 재정 불안정을 ― 그리고 왜 과잉생산과 팽창 경향이 자본주의 농업에서 특히 격심한지를 ― 설명해 준다. 보조금, 작물보험, 상품 선물거래, 수출 인센티브는 농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농업의 상품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수단들 ― 그리고 바이오 연료 붐과 같은 이따금의 횡재 ― 이 농부들로 하여금 만성적인 과잉생산과 낮은 가격의 폭풍을 간신히 버텨나가게 한다. --- p.35 녹색혁명의 사회적·환경적 약점은 그간 널리 증명되어 왔다. 그러한 약점들로는 농촌 소득의 불평등 증가, 토지와 자원의 집중, 해충 문제의 증가, 농업 생물다양성의 상실, 농장 노동자의 대량 중독, 토양염류화, 대수층의 고갈과 오염, 연약한 열대 토양의 침식 등을 들 수 있다. --- p.38 새로운 유전공학 녹색혁명을 추진하는 것의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진술되지 않은 아이러니는 그것이 가난한 사람들의 먹을거리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재정적 필요에 부응한다는 것이다. --- p.40 이것은 또한 정부와 산업계로 하여금 세계 기아와 영양부족의 원인을 토지개혁, 농업생태적 경작방식의 장려, 시장개혁, 생활임금 같은 구조적 조치보다는 기술적 해결책에 의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로 재조명하게 함으로써 기아와 영양부족 문제를 탈정치화할 수 있게 해준다. --- p.45 산업적 농업의 기후-스마트 도구상자 속 어디에서도 고기 산업 ― 농업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염되고 가장 건강에 좋지 않고 가장 많은 탄소를 토해내는 부문 ― 에 대한 그 어떤 대안을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모든 부문은 곡물-오일시드-축산 복합체가 초래한 환경 황폐화를 완화하고 조정하기 위해 토양, 물,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것을 권고받고 있다. 곡물과 콩을 먹은 고기가 증가해 온 것은 자본주의 발전의 불가피한 결과로 가정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의문을 제기받아야만 하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의 발전이다. --- pp.81~82 플랜테이션이나 거대한 농장에서 밀집가축사육시설, 계약 경작, 단일경작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그리고 자신들의 경제적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먹을거리 체계를 재구조화하는 관행을 이용하여 이미 높은 산출량을 생산하고 있는 소규모 농업생태적 농장이 우리가 바라는 것인가? --- p.96 두 번째 편지가 25년 후에 같은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세계 지도자들의 청각장애에 대한 걱정스러운 성찰 그 이상의 것이다. 그 편지는 전례 없는 부에도 불구하고 빈곤과 기아를 종식시킬 수 없고 자신의 엄청난 집합적 권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을 통제할 수 없는 정치-경제체계에 대한 고발장이다. 자본주의는 지구로 하여금 지구가 지닌 인간 수용 능력 너머로까지 나아가게 하고 있다. --- p.100 글로벌 먹을거리 체계는 서서히 움직이는 재앙이지, 고장 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가 작동하기로 되어 있는 대로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것은 끊임없이 확장하며 소수의 강력한 독점체에 부를 집중시키면서도, 모든 사회적·환경적 비용을 사회에 전가한다. 그러한 비용은 불공평하게도 가장 취약하고 착취당하는 여성, 빈민, 토착민, 유색인종, 노동계급, 농촌 지역사회가 부담한다. --- p.102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의 문제는 인구과잉이 아니다. 인구 증가는 정체되었다. 문제는 지역사회가 너무나도 가난해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살 수 없다는 유령에 있다. 세계 인구에게 문제는 먹을거리 부족이 아니라,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먹을거리 체계 자체이다. 유한한 세계에서 창조적인 파괴는 항상 위험한 주장이었다. 오늘날의 글로벌 먹을거리 체계는 인간의 삶을 지원하는 지구의 능력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무제한적인 성장, 착취, 주기적인 금융위기에 의존하고 있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는 먹을거리 체계는 ‘고칠’ 수 없다. 그것은 변혁되어야만 한다. --- p.103 농업생태학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농업 개발기관들이 농업생태학을 지원하지 않는가? 간단하게 답하면, 그러한 기관들은 산업적 농업을 발전시키고 정교화하고 확산시키고 자본주의의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농업생태학은 자본이 먹을거리 가치사슬의 상류 활동을 전유할 수 있는 길을 좁히기 때문에 자본주의 농업의 목적에 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 p.114 |
사람들이 굶주리는 것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도 가난해서 먹을거리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편에서는 음식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게다가 먹을거리의 직접 생산자인 농부들마저 기아를 겪고 있다. 이 책은 이 이율배반적이고 역설적인 현상이 자본주의 경제체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인 과잉생산에 기인한다는 점을 밝힌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과잉생산되면 농부들은 농산물 가격을 생산비용 이하로 낮출 수밖에 없다. 이는 농부들을 가난하게 만들어 먹을거리를 살 수 없게 한다. 그러면 농부들은 먹고살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생산해야 하고, 더 많은 것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농약과 비료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기아, 빈곤, 환경파괴가 점차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식품 관련 독점 기업들은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기아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지구상의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50년경까지 먹을거리 생산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다양한 계획도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도 먹을거리는 충분히 과잉생산되고 있음을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입증한다. 이 책의 저자 홀트-히메네스는 기아 종식을 명분으로 더 많은 생산을 고집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구를 파괴하고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고 분명하게 경고한다. 문제는 기아가 아니라 빈곤이다 해결책은 자선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정치권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홀트-히메네스는 먹을거리 체계의 광범위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의 구조를 개혁하고 농업생태학적 혁신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글로벌 먹을거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녹색혁명 패러다임에서 농업생태학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하며, 모든 진보적 사회운동 세력이 사회·경제적 변화를 위해 싸우는 다른 진보적인 세력과 연대해 글로벌 먹을거리 운동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농경학과 먹을거리 생산의 생태학을 분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원, 가치, 권력이 글로벌 먹을거리 체계를 통해 배분되는 방식을 추적함으로써 자본주의가 기아를 창출하는 방식을 심문한다. 또한 현재 전 세계 농부와 활동가들이 실행하고 있는 대안들을 조명하는 동시에, 사회적 권력을 증대하는 것이 어떻게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 자체를 변혁시키는 기촉제가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 책은 영국 폴리티출판사의 글로벌 퓨처스(Global Futures)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2019년 7월 번역 출간된 『한 미식가의 자본주의 가이드』의 요약판이라 할 수 있다. 『한 미식가의 자본주의 가이드』의 저자이기도 한 홀트-히메네스는 이 작은 책에서 기존 책의 핵심 내용은 취하되, 분량을 대폭 줄이고 전문적인 학술 용어를 최대한 걷어냄으로써 자본주의 먹을거리 체계의 문제점과 대안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