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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동시대 문화 탐구 양장
윤아랑
민음사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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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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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탐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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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긍정한다는 건

1부 몇 발짝 물러나서

네임드 유저의 수기
자신을 자신하지 않으면서 자신하기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2부 몇 발짝 들어가서

(이전) 같지 않으리 - 데이비드 린치론
수상쩍은 발명품의 매력 - 다니자키 준이치로론
애매한 어둠 속에서 살며
정당화하는 관점 - 임흥순에 대한 불만
「모가디슈」와 분단의 짐

3부 주위를 떠돌다가

즐겁게 일그러지는 영혼 - 「가짜사나이」와 「대탈출」 사이의 진정성
아직도 굳이 「무한도전」을 논할 필요가 있다면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 「스위트홈」에 대한 노트는 아닌 글
너무 접촉하거나 너무 떨어지거나, 혹은…… - 「킹덤: 아신전」을 위한 각주
만화라는 이상한 관계 - 「인문학적 감수성」에서 시작하는 사고 실험

감사의 말
수록 지면

저자 소개 1

비평가. 2020년부터 ‘공식적인’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대중문화와 시각예술을 주로 다루며, 주체성과 현실 감각을 문제시하는 문화 비평에 관심이 있다. 현재 영화평론 팟캐스트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과 작업실 겸 상영공간 키니마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공저), 《악인의 서사》(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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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264g | 98*164*20mm
ISBN13
9788937492037

책 속으로

하나의 구조물을 상상해 보자, 삶이라는 구조물을. 그리고 그 구조물의 지지대들을 떠올려 보자. 이는 삶을 이루는 요소일 것이다. 인종, 지식, 계급, 재산, 젠더 정체성, 정치적 지향, 성적 지향, 인정 욕구, 문화적 취향……. 그런데 어떤 지지대가 만약 ‘보편적’ 기준과는 달리 질이 나쁘거나 지지대들이 서로 엉성하게 엮여 있어서 위태로워 보인다면, 그 구조물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삶다운 삶’이 못 되니 쇄신되거나 사라져야만 할까? 아니면 이것 역시 엄연한 삶이니 그 자체로 유지시키고 존속시켜야 할까?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 테다. 쇄신의 시도와 유지의 시도를 신중히 오가며 판단을 세우는 것 말이다. 무언가를 긍정한다는 건 바로 그런 일이다. 그래서 대개 긍정한다는 건 부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된다. 부정하는 것이 무언가를 지우고 어디선가 빠져나오는 일이라면, 긍정하는 것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직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들어가며」중에서

지금까지 저는 젊은 내부자들의 시도가 왜 좌절될 수밖에 없을 터인가에 대해 논했습니다. 우리 세대는 자신이 적대시하는 세대의 전제를 자기도 모르는 새 적잖이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여하튼 제도의 톱니바퀴다. 이런 카를 슈미트적 문제 설정은 「네임드 유저의 수기」에서 궁극적으로 의도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젊은 내부자들의 시도가 그저 기존의 제도가 가졌던 힘을 더 많이 분배받는 데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거죠. 제도를 비판하지만 그게 결국 공정한 기회, 기회의 나눔에 대한 요구로 귀결된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저는 제도의 필연성과 이에 내장된 폭력을 직시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차라리 말을 얹지 않는 게 낫다고까지 생각해요. 그건 오히려 평등이라는 판타지를 작동시켜 필연적인 폭력을 숨기고 악마화하는 꼴이니까요.

요컨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아니라 패러다임의 항을 수정하려는 데에서 그치게 된달까요. 이 경우 제도 비판은 클리셰가 되어 독립의 영역의 세일즈를 위한 것에 그치고 맙니다. 조금 거칠게 이야기하면, 독립적이기 위해 빌어먹는 게 아니라 빌어먹기 위해 독립적이어야 하는 것. 이것이 지금 여기에서 독립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이들이 처한 중요한 문제예요.
---「자신을 자신하지 않으면서 자신하기」중에서

영화 글쓰기 역시 쓸모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몇 년 전에 어떤 평론가가 ‘영화 글쓰기는 영화 문화에서 핵심적인 것 중 하나이며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저는 이런 태도야말로 사라져야 하는 거라고 봅니다. 어떤 매체를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그 매체의 존재 자체를 고유화, 특권화하는 방향으로 흐르곤 하죠. 그 흐름이 썩은 호수를 만들지 않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 우리에게 결국 내 삶을 바쳐 가면서 영화를 보고 영화로 글을 쓰는 일은 ‘세상을 이런 식으로 인식하고 대할 수도 있구나!’ 하는 흥미가 부글부글 끓는 기분이 되면서 시작하고 끝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세상의 다른 ‘인문학적’ 행동들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다만 이 기분이 나의 만족에서 멈추지 않고 ‘세상에 대한 적확한 인식’을 부단히 의식한다는 중요한 차이는 있죠. 외재화된 만족점이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이때의 기분은 나의 것이면서 동시에 세상의 것이고 또 그런 사실이 인지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카이계(セカイ系) 같은 과장된 자아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의 존속과 운동 그리고 나와 세상이 맺는 관계가 이미 기분의 층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인 거죠.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중에서

성 소수자 층위와 변태 층위의 씨름은 말 그대로 끝없이 펼쳐져야 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러기 위해서는 ‘규칙화’된 소위 퀴어적 형식들을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가령 과잉 성애화에 대한 경계와 비판. 이 말이 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뉴욕 미술계도 아니고 이제사 동성애자들의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작업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하는 한국 안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건 확실히 성급한 짓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퀴어 담론에서 섹슈얼리티의 자유를 배제하자고 할 생각이 없으며(오히려 그 가치의 열렬한 옹호자에 가깝다.) 다만 이를 옹호하는 한편 그것이 유일한 ‘퀴어적’ 형식으로 고착되지 않게끔 유의하면서, 나아가 퀴어적 형식이라는 것들에 지나치게 기대지 않으면서 퀴어를 지시하고 구성할 방법 그리고 그 안에서 가능할 저항의 방법을 고민하는 것뿐이다.(물론 이 역시 영토화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말하자면 ‘덜 퀴어한’ 퀴어들을 옹호하기.

---「애매한 어둠 속에서 살며」중에서

출판사 리뷰

데이비드 린치와 임흥순의 영화에서
「무한도전」, 「킹덤」, 「인문학적 감수성」까지
동시대 문화를 둘러싼 수많은 힘의 관계와
또래 세대의 곤경을 파헤치는 집요한 비평


오늘날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지지대가 흔들리고 있다. 계급, 젠더 정체성, 정치적 지향, 성적 지향, 문화적 취향은 고정되지 않으며, 쏟아지는 콘텐츠가 예술의 빈자리를 채운다. 특히 2020년대 전후 한국 문화예술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 이래 성차와 세대 차이, 제도의 안과 밖에서 다양한 힘들이 경합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상황을 비평하는 윤아랑은 거대한 이론에 기대지 않고 작품 자체와 작품이 놓여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들여다본다. ‘기성이냐 대안이냐’ 하는 식으로 한쪽을 편들기보다 영화, 소설, 예능 프로그램, 웹툰, 만화를 넘나들며 매체의 형식을 끈질기게 파고든다. 거침없는 비판은 윗세대를 겨냥하며, 사려 깊은 관심은 또래 세대를 향한다.

이 책에 실린 열세 편의 비평을 관통하는 태도는 이렇다. 제도를 비판하는 데 만족하는 것은 ‘죄악이 되는 순진함’이고, 새로운 세대의 운동이란 실로 ‘반복의 반복’이며, 영화 감상과 글쓰기는 ‘천박하고 쓸모없다.’ 그러니 뭔가가 우리에게 부글부글 끓는 기분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감흥을 솔직한 언어로 표현하는 데서 출발하자.

“자신이 발을 담그고 있는 똥통, 세상이라는 똥통을 직시하고 긍정해야 합니다.”(80쪽) 이 긍정의 태도는 비평가 윤아랑의 고유한 힘이니, 그의 적도 친구도 이 문제장 밖으로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
공부와 삶을 잇는
인문 시리즈 ‘탐구’


민음사의 새로운 시리즈 ‘탐구’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성과를 한눈에 보는 기획이다. 지금 주목해야 할 젊은 저자들이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제안을 독자에게 건넨다. 낯선 학문이 이곳에서 다시 해석되고, 각자의 현실이 새로운 길로 연결된다.

기존 인문학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서양 학문 의존에서 벗어나 동료 학자와 또래 저자를 참조하고, 어려운 이론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풀어서 설명한다. 이는 학술서와 대중서로 양분된 독서 시장에 다리를 놓는 시도다. 철학, 과학, 문화 연구의 성과는 삶 속에서 공부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정당한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
손에 잡히는 판형으로
독자와 만나는 디자인


탐구 시리즈는 2020년 1월 창간해 2030 독자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문잡지 『한편』 편집진이 만든다. 첫선으로 보이는 『철학책 독서 모임』,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3종과 나란히 정치철학, 도시정책학, 문화연구, 동물복지학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전체 10종 목록을 공개한다.

북디자인은 『한편』을 디자인한 유진아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민음사 로고에 쓰이는 서체 ‘산돌 60’으로 시리즈명을, 독립 활자디자이너 박진현의 ‘지백’으로 저자명과 책명을 나타냈는데, 이는 한국 문헌을 읽으며 한국어로 사유한다는 시리즈의 핵심 개념을 두 한글 활자로 표현한 것이다. 1세대 글꼴디자이너 최정호의 활자 디자인으로부터 만들어진 ‘지백’의 단단한 힘이 표지와 본문을 일관한다. 파격적인 판형의 빨간색 양장 제본과 감각적인 레이아웃에 집에서나 외출길에서나 일상 속에서 함께하려는 바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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