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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일기 쓰기의 의미와 무의미에 관해 풍차와 싸우는 유용성에 관해 가상의 영원함에 관해 단어를 기르는 것에 관해 초강대국과 완전한 파산에 관해 평균에 관해 멀티태스킹에 관해 무력한 이들을 이끄는 맹목적인 이들에 관해 집시와 민주주의에 관해 신뢰가 사라지고 거만함이 만연한 것에 관해 분노할 권리에 관해 2010년 10월 더 부유해질 권리에 관해 문화와 위장에 관해 “경고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지 마라”에 관해 진퇴양난의 믿음에 관해 인류학의 아버지, 세르반테스에 관해 또 다른 소모 전쟁인 ‘CE2010’에 관해 2010년 11월 피터 드러커의 예언에 관해 2010년 12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에 관해 파리를 죽이고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 관해 예루살렘과 아테네가 다시 만난 것에 관해 왜 학생들이 마음 놓고 쉬지 못하는지에 관해 존경과 경멸에 관해 내 몇 가지 특이점에 관해 불평등의 새로운 모습에 관해 사회적인 것의 재사회화에 관해 당신에게 있는 친구들과 당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 관해 신문 1면, 다른 면에 관해 몇 가지 난제에 관해 ‘민주주의’에 아직 어떤 의미라도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해 2011년 1월 다시 태어난 역사의 천사에 관해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하는 위안에 관해 성장에 관해 지속 가능성에 관해 더욱 풍요해지는 소비와 메말라가는 지구에 관해 정의와 정의로움을 인식하는 방식에 관해 인터넷, 익명성 그리고 무책임에 관해 삭감의 부수적 피해와 희생자들에 관해 민주주의적 성전의 역사로부터 찢겨져 나간 여러 페이지 중 하나에 관해 비윤리적인 도끼와 윤리적인 도끼잡이에 관해 베를루스코니와 이탈리아에 관해 그를 배제함으로써 내부에 있게 하는 문제에 관해 거리에 나선 사람들에 관해 2011년 2월 성숙에 이른 세계지역화에 관해 젊은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미덕에 관해 편들지 않음으로부터 오는 축복과 저주에 관해 인간 쓰나미와 그 이후의 이야기에 관해 바닥 아래 있는 바닥에 관해 안에서 배제되는 것 그리고 포함되지만 바깥에 있는 것에 관해 기적이지만 그리 대단하지는 않은 기적에 관해 페이스북, 내밀함 그리고 외밀함에 관해 포위 아래 요새를 구축하는 문제에 관해 아메리칸 드림에 관해 2011년 3월 H.G. 웰스의 그리고 내 마지막 꿈과 증언에 관해 옮긴이의 말 지그문트 바우만의 ‘옮긴이의 말 일기가 아닌 일기’에 관해 |
Zygmunt Ba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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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을 위해’라기보다는 ‘무엇 때문에’에 가까울 것이다. 글을 써야 할 많은 이유가 있고 선별해서 써야 할 내용이 많았다. 그러니까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결심한 것은 아마 내가 ‘지나치게 신념이 강해서’일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제외하고 그 어떤 일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내게 있어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낭비한 것이고 배신했거나 마치 범죄적인 행동을 한 것과 같다.--- p.12
한때는 논란의 여지도 없던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급속도로 쇠퇴하는지에 대한 많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오던 미국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권 경시를 이끄는 공범이다. 특히 21세기 고문의 부활을 생각해보면 이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또는 민주주의가 국민으로 하여금 공적 공간과 공익을 지켜야 하는 시민의 의미를 저버린 채 개인의 영역으로 도망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p.61 피터 드러커가 몇 년 전 예언한 바와 같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원을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리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민주당 의회 다수에 대한 대중의 울화를 덜고자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대한 것과 같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기분은 오늘도 어제만큼 우울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기분은 오늘도 여전히 헛되게 피의자를 찾고 있다.--- p.102 오늘의 미국 중산층에게 리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오로지 순수하게 수사적인 것이다. 얼마나 많은 중산층 미국 국민은 충분히 열심히 일하기만 한다면 한계는 없다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믿고 있는가’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50년 전만 해도 활발했던 많은 미국 국민이 ‘사회적 이동성의 평등’, ‘이동에 관한 평등’, ‘점점 더 다가오는 경제적 평등’, ‘곧 닿을 수 있는 평등’에 대한 오랜 신뢰를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p.161 오늘날 ‘사회적 국가’란 지속 가능하진 않지만 이는 국가라는 ‘사회체’가 특수해서가 아니라 ‘작용하는 힘’으로서 국가의 약화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반복해 말하자면 결국 이것이 ‘복지 국가’의 잔여물이 직면해야 하는 모든 다른 문제의 중추인 것이다.--- p.211 얼빠진 시대를 위한 얼빠진 질문을 하나 해보자. 젊은이들과 그들의 폐기 사이를 가로막는 마지막 장벽은 어쩌면 우리의 일회용품 시대에 팽배한 소비 산업의 과잉을 폐기할 비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그들의 새로운 능력이 아니겠는가?--- p.282 휴대용 IT 고해소를 들고 다니는 십대들은 단지 고백적인 사회에서 삶의 기술을 연마하는 기술의 도제일 뿐이다. 한때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분리했던 경계를 지워버리고 사적인 것의 공적인 노출을 미덕과 의무로 만들었으며 공적인 의사소통으로부터 사적인 비밀로의 환원에 저항하는 모든 것들을 비밀을 털어놓기 거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쓸어버린 것으로 악명 높은 사회에서 말이다. --- p.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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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바우만이 여기에 있다
주제 사라마구는 “우리가 말하는 모든 단어, 우리가 취하는 모든 동작은 의도되지 않은 자서전의 조각이다. 이 모든 것은 자신도 모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종이에 가장 자세하게 글로 쓴 삶의 이야기만큼 진실한 것이다.”라고 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일기,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가 그렇다. 이 책은 나날이 세계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바우만의 진솔한 논평이 하루의 조각으로 담겨 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유럽 지역의 집시 인권 문제, 이라크 전쟁 후 감수해야 할 사회?경제적 문제, 자본주의 사회의 양극화, 실업 문제 등 불안한 현대 사회의 고난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특히 불안한 청년 교육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국가의 소극적 행동에는 크게 분노하기도 한다. 그의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적인 감정이 많이 묻어 있다. ‘인간적인’ 바우만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일기를 읽지 마라, 함께 생각하라 어떤 책은 활자가 적힌 대로 따라 읽으면 된다. 단어의 흐름대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읽는 이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가 저마다 생각한 대로 사유의 건축물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어떤 책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저자를 따라 생각해야 하는 책도 있다. 바우만의 책이 그렇고,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는 더욱 그렇다. 바우만은 근대성의 아이러니를 온몸으로 경험한 사회학자다. 모국 폴란드에서 반시오니즘을 겪고 영국으로 망명하면서 자본주의과 공산주의, 그 어느 것도 시대의 정답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알았다. 그렇기에 근대의 문제를 유동적인 ‘액체성’으로 개념화한 접근 방법은 자신의 역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불안정한 이 시대에 일어나는 비상식적인 문제를 진단하는 그의 통찰이 무엇보다 현실적이다. 이 책은 세계의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접근한다. 그날그날 〈뉴욕타임스〉 1면 기사나 사설의 사건에서 시대를 진단하고, 미셸 우엘벡이나 조지 오웰 같은 작가의 작품에서 만연한 인간적 문제를 들춰내기도 한다. 이런 여러 시각은 바우만의 의도다. 자신의 일기를 읽지 말고 매일 함께 생각하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유동성을 함께 생각하자는 말이다. 이 시대는 더 이상 고정된 것은 없고 안정된 것이 없다. 세계는 경계가 사라졌고 자본은 자유롭게 부유하지만 노동은 따라잡지 못해 빈부 격차가 커져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바우만의 날카로운 진단이 필요하다.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만큼 바우만의 정확한 진단과 깊은 통찰이 담긴 책이 있을까? 어떤 책에서도 그가 직접 쓴 ‘일기’만큼 깊이 느낄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