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변신
시골의사 화부 유형지에서 어느 학술원에서 보내는 편지 법 앞에서 술 취한 자와의 대화 선고 단식광대 첫 슬픔 조그마한 여자 춤추는 요제피네 작품해설 작가연보 |
Franz Kafka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상품
|
그레고르가 변신을 한 지 한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누이동생이 다른 때보다 일찍 들어왔기 때문에 꼿꼿이 선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조용히 창 밖을 내다보고 있던 그레고르와 마주치고 말았다. 누이동생은 그런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자 기겁을 했다. 그레고르는 자기가 창가에 서 있어서 누이동생이 창문을 여는 데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누이동생이 방 안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며 문을 닫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그레고르가 누이동생을 기다리고 있다가 물어뜯으려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물론 그레고르는 곧 소파 밑에 숨어버렸는데 그녀가 다시 찾아온 것은 점심때쯤이었다. 그날 그녀는 다른 때보다 훨씬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았다. 그레고르의 끔찍한 꼴을 본다는 것은 누이동생으로서는 여전히 참을 수없는 일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변신」 중에서 그들은 내 옷을 마저 벗겼다. 나는 머리를 숙인 채 수염을 만지며 그들이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나는 매우 침착했으며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었고 그 상태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모두들 내 머리와 다리를 붙잡고 병자의 침대 속으로 밀어넣어버린 것이다. 상처에 불 바람을 막아줄 도구로서 그들은 나를 눕혔다. 그리고 모두들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 ---「시골의사」 중에서 어떤 날은 카를이 전혀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아무 말 없이 카를의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한번은 얼굴을 찌푸리고 한숨을 쉬며 “카를!” 하고 부르는 바람에 깜짝 놀란 카를을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가서는 문을 잠갔다. 목이 졸리도록 카를의 목을 힘차게 끌어안은 그녀는 옷을 벗겨 달라고 부탁하면서 실제로는 카를의 옷을 벗겨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마치 지금부터는 누구에게도 그를 내주지 않고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쓰다듬으면서 사랑하고 싶다는 듯 말이다. ---「화부」 중에서 |
|
현대문학가들 중 가장 많이 연구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
[변신*시골의사]에는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을 포함,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카프카의 작품들 가운데, 비교적 많은 독자들과 소통을 이루었으면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단편들을 뽑은 것이다. 현대인의 우울한 초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들 대부분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풍부한 비유와 상징들도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갈래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이 책은 빈 특파원으로 있는 동안 카프카 문학에 매료되었던 번역자 박철규 씨가 최대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한 것이 장점이다. 잔뜩 뒤틀린 비현실적 현실 속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본다 독자들이 카프카 문학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극한 상황에 놓인 현대인의 이야기를 놀라울 정도로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단편들은 소심하고 나약한 개인의 일상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권위의 힘에 맞서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린 것이 대부분이다. 이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처럼 벌레가 되어버려 나중에는 가족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후 죽음을 당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에 어쩌면 상당히 암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평전이나 일상의 자취들을 보면 소설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지극히 권위적이고 자식들에게 일방적인 상처를 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카프카는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존의 권위에 항거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소설들이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있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남는 이유는 그만큼 주인공들의 몸부림이 처절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현실을 잔뜩 뒤틀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찬찬히 헤집어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생생해서 문득 우리네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카프카의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책장을 덮어버리는 독자도 있지만 그의 작품들 대부분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풍부한 비유로 이루어져 있고, 양파껍질처럼 벗겨도 벗겨도 그 실체를 온전히 알 수 없는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비밀을 안다면 절대 책을 놓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