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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에 걸린 손 |
Mi 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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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본이는 뭐가 되고 싶니?”
“요리사요.” 아차차. 이럴 수가. 보나마나 나경이 어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이상한 아이야.’ 하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고개를 푹 꺾었다. 달달 다리를 떨고 있는 게 내려다보였다. 딱 멈추고 얼굴을 들었다. --- p.57 “네 꿈을 금방 이해해 주셨잖아. 근데 그게 내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는 거야. ‘다른 아이에겐 관대하게 우리 아이에겐 엄격하게.’ 이게 우리 엄마 신조일걸. 아마도.” 늘 똑 떨어지게 말하던 나경이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깐 말 안 했지만. 나는 헤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걸랑. 우리 엄마 뭐라 하시는 줄 아니? 그것만 말고 다른 건 뭐든지 돼도 좋다는 거야.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만 빼고 뭐든지. 그게 말이 되니?” --- p.61 “그치만 외할머니는 공부 안 해도 요리 잘했잖아요.” “그러니까 봐라. 그 손맛이 전해져 내려오기 힘들잖아. 일정한 맛을 내려면 누군가 양을 계량하고 조리법을 연구해야지 않니? 한식이 어려운 건 체계적인 정리가 부족해서야. 감으로만 대충 만들다 보니 만드는 사람마다 그 맛이 조금씩 다르단 말이야. 이제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전문가 시대야. 주먹구구식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니까? 역시 공부야.” --- p.148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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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교 6학년 두본이의 별명은 손두부이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마음 속 깊이 ‘요리사’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두본이는 ‘손두부’라는 별명이 싫지 않다. 두본이가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 학교 2학년 때까지 ‘지픈골’에서 함께 살았던 외할머니 덕분. 손수 가꾼 푸성귀들로 맛깔스러운 밥상을 차려냈던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그 때 맛보았던 손맛을 잊을 수 없다. 두본이는 이다음에 요리사가 돼 외할머니의 손맛을 내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머니는 남자가 요리하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하고, 한때 요리사로 이름을 날렸던 외삼촌은 지금은 미각을 잃고 폐인이 돼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두본이는 ‘요리사’라는 장래 희망을 사람들 앞에서 떳떳이 밝힐 수 없을 정도로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자리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두본이는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있지만, 역시 엄마의 반대에 부딪혀 있는 나경이를 만나 고민과 갈등을 나눈다. 외삼촌이 요리사로 당당하게 다시 일어서기 바라는 두본이는 외삼촌의 입맛을 되찾는 방법을 모색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계획해 나가며, 삼촌과 함께 요리사의 꿈에 성큼성큼 다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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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리사’라는 남다른 꿈을 가진 열세살 소년의 꿈 쟁탈기이다. 어른들의 편견 앞에 ‘요리사’라는 꿈을 당당하게 밝힐 수 없는 주인공 두본이는 ‘과학자’라는 꿈으로 자신의 꿈을 거짓 포장한다. 어른들은 흥미와 재주를 보이는 ‘요리사’라는 꿈보다 말로만 뻥긋거린 ‘과학자’라는 꿈을 더 응원한다. 나경이 또한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있지만 그 꿈에 질색하는 엄마를 보며, 혼자서 자신의 꿈을 계획하고 다져 나간다. 이 책은 소박하지만 구체적이고 진실된 꿈보다는 직업적으로 거창하고 화려한 꿈만을 이야기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다. 자신의 꿈을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인 두본이와 나경이는 단짝이 돼 서로의 꿈을 응원한다. 두본이는 나경이에게 선물받은 ‘꿈의 다이어리’에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계획들을 하나하나 세워 가며 성실히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관심과 흥미를 좇아 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뛰어 넘어, 과연 꿈을 어떻게 이뤄 가야 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성실성까지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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