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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 9
화염소녀(火焰少女) · 49 검은 바다에 나 홀로 · 117 붉은 고양이 흰 고양이 · 147 먹는다 · 191 아비(阿鼻) · 233 장거리 연애 · 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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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푸른숲 펜션 전방 500m에서 우회전. 길고 어두운 외길. 아무도 없는 펜션. 육식동물의 눈빛. 이런 식으로 하시려면 욕실에서만 가능하다고 예약할 때 우리 아저씨가 말 안 해줬어요?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 거였으면 처음부터 말씀을 하셨어야지. 사람 피란 게 독해. 전에도 한번 이런 손님이 있어서 진탕 고생을 했는데. 그 손님은 미안하다고 웃돈까지 줬어요. 방에서 일을 치셨네. 장사 하루이틀 해. 늘 있는 일인데 방이 좀 개판이 된 거지. 남자가 예약했단 말이야. 전에도 한번 이런 손님이 있어서. 서프라이즈 주말여행. 내가 늘 우스웠지. 지금도 우스워. 남자가 예약했단 말이야. 서프라이즈 주말여행. 지금도 우스워. 남자가 예약했단 말이야.
현주는 망설이지 않고 빗속으로 몸을 던졌다. 도망가! 도망가야 해! --- pp.46~47 태워 없애. 이 끔찍한 것을 태워서 없애버려. 할 수 있어. 넌 특별한 아이란다. 내 머리를 관통했던 빛의 화살. 태워 없애. 태워서 없애버려. 이것들 모두 다. 어머니의 말이 되살아났다. 특별한 아이. 어머니는 나를 특별한 아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타오르지만 너는 불태울 거야. 너는 그 누구보다 더 특별해. 너만이 이 지긋지긋한 삶을 끝낼 수 있어. --- p.104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오천 원을 받고 질문 하나에 대답하거나, 만 원을 받고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한다. 내가 가진, 미래를 보는 힘을 이용해서. 질문은 1년에 한 번이며, 1년이 지나면 다시 질문을 할 수 있다. 내게는 미래가 없다. --- p.140 나는 붉은 고양이일까 흰 고양이일까. 네가 물었어. 둘다 아니지. 내가 대답했어. 너는 귀여운 샴 고양이야. 아니면 장난꾸러기 노랑고양이 할래? 생각해볼게. 네가 미소를 짓는 게 느껴졌어. 볼이 움직이고 얼굴 피부가 당겼어. 코끝이 시큰해졌어. 나는 뭐라고 대답해줬어야 했던 걸까? 꿈속에서도 나는 답을 찾지 못했어. --- p.189 그녀가 하얀 팔을 그의 입 높이로 들어 올렸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여기 먹을 거라곤 나밖에 없다니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손톱을 세운 허기가 뱃속을 긁었다. 왜 이렇게까지 배가 고픈 거지? 무언가 이상했다. 그녀가 하는 말도, 내장을 찌르는 허기도 이상했다. 그는 식당에 앉아서 음식을 재촉하거나 배달 확인 전화를 몇 번씩 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는 밤늦게 일할 때도 야식을 먹지 않았다. 무슨 짓을 했지? 나한테? 깊은 바닥을 기어 올라온 그림자가 손가락을 흔들어댔다. 그 녀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원이거든, 이 멍청아? --- p.219 희주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태석은 피에 젖은 상자 속에서 ‘그것’을 꺼냈다. 덩어리가 크지는 않았으나 통째로 먹일 수는 없었다. 태석은 그것을 자신의 입에 넣었다. 냄새가 지독했다. 넣자마자 뱃속이 뒤틀렸다. 몇 번이고 욕지기가 났다. 그러나 태석은 그것을 뱉지 않았다. 썩어 물컹거리는 살점을 있는 힘껏 꼭꼭 씹었다. 태석 자신을 위해서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차라리 스스로 혀를 자르는 을 선택했을 것이다. --- p.263 그렇지 않아.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내겐 안나가 있다. 나의 아름다운 연인, 나의 소중한 사람. 나는 2주 후에 다시 이곳에 와서, 같은 곳으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수면제와 진통제가 든 약병을 만지작거리며 기차에 올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그녀를 만나러 가겠지. --- pp.356~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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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상상력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아슬아슬 넘나드는 『화염소녀』
몰입감 높이는 삽화가 실린 7가지 이야기를 만나 본다. 「주말여행」 - 평범한 신혼생활 3년차인 현주는 마트에 가자는 남편 인택을 따라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서프라이즈 주말여행을 떠난다. 그것도 하필 태풍 예보가 내린 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펜션에서 현주는 그동안 쌓인 앙금을 풀고 남편과 화해하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에 휩싸이고 마는데…. 깊은 산속에 있는 푸른숲 펜션의 충격적인 베일이 벗겨진다. 「화염소녀」 - 작고 약하기만 한 소녀 한나를 아주 특별한 아이라고 불렀던 어머니. 불의 형태로 자연의 법칙을 어겨온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 말의 진의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영생을 원했던 이들에게 내려진 엄중한 처벌. 타오르지 않고 불태우는 소녀의 비밀이 밝혀진다. 「검은 바다에 나 홀로」 - 미래를 알려주는 아름다운 여인 유고은. 미래를 볼 수는 있지만,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고은이 전도유망한 소설가와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풋풋한 사랑이 어떤 미래를 맞을지 알고 있는 고은.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붉은 고양이 흰 고양이」 - 활달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 연서를 향한 코끝 찡한 독백체 이야기. 카이로에서 붉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조각상을 사오면서 연서가 들려 줬던 몽환적인 이야기가 그리움과 맞물리면서 애틋하게 다가온다. 나는 붉은 고양이일까 흰 고양이일까. 꿈속에서조차 하지 못한 대답이 아련히 귓전에 맴돈다. 「먹는다」 - 제약회사 연구원이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라는 ‘그녀’가 사랑이 식어버린 연인 ‘그’에게 ‘먹히기’ 위한 복수를 감행한다.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아 연구가 중단된 치료제를 이용해 사랑을 완성하려는 그녀. 그녀의 위험한 시도 속에서 사랑의 공포를 맛보게 된다. 「아비」 -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다. 전염병으로 아내를 잃은 태석은 도시를 탈출하려 하지만, 어린 딸 희주의 증세가 하루하루 나빠진다. 귀동냥으로 들은 끔찍한 방법 밖에는 방도가 없다고 판단한 태석은 이를 감행하는데…. 태석과 희주는 과연 봉쇄된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장거리 연애」 - 감히 질투도 할 수 없을 만큼 잘난 형, 어린 딸을 학대하는 아버지. 꿈꾸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얼굴에 찍힌 낙인을 보지 못하고, 손에 묻은 피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재현과 안나. 오늘도 재현은 안나를 만나기 위해 힘든 여행길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