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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한복여성소사
상투와 댕기_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가체_조선 럭셔리|쓰개_품격의 완성|저고리_남녀유별|치마_겹겹의 억압|7겹 속옷_구속의 관능|기생_조선 패셔니스타|사대부가 패션_기생 따라 하기|장옷_조선 매니시 패션|궁중 패션_왕후의 격식|원삼과 활옷_조선 여인의 꿈|아기 돌복_색동과 무병장수|노리개와 주머니_조선 꾸미개|버선_태극의 곡선미|신발_ 맵시의 완성|화장_단아한 자연미 二 그녀들의 방 규방 경제학|규방 예술학|규방 인문학 三 조선패션명품 보자기_가변의 미학|조각보_사각 추상|매듭과 우주|주머니와 천지인 四 한복본색 마름질_천지인|바느질_태극|바시미와 프랙털|한복 입기_두르기?꼬기?묶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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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저고리 길이는 드디어 젖가슴 윗선까지 극단적으로 짧아지고 도련선이 소매 배래선과 완전히 일직선을 이루는 수평형 저고리 형태가 된다. 고구려의 둔부선 길이의 수직형 저고리에서 도련과 배래선이 일직선을 이루는 수평형 저고리로 획기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짧아진 저고리 아래로 가슴을 노출하는 것은 남녀유별의 시대에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가문을 잇는 아들을 낳은 부인들은 부러 가슴을 노출하여 이를 남들에게 과시하기도 했다.
--- p.60 가슴 윗선으로 짧아진 저고리 도련선 아래로 드러난 겨드랑이 밑 살과 젖가슴의 노출은 당시 유교적 정서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를 가리기 위해 별도의 허리띠로 만든 치맛말기로 가슴을 가려야 했다. 이는 일명 ‘가슴가리개’, 가리개용 허리띠로 때때로 속옷으로 분류되기도 하나, 짧은 저고리 도련선과 치마 사이로 보이는 겨드랑이 밑 살을 감추는 용도로 당시 여성들의 주요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 p.73 조선시대 여자들은 얼굴은 쓰개치마로 감싸고, 가슴은 치맛말기로 꼭꼭 싸매고, 하체는 치마로 칭칭 둘러 다른 남자들의 시선으로부터 꽁꽁 감춰져 있었다. 하나의 아이템으로 각 부위별 구속의 틀을 만들어낸 ‘치마’ 패션은 당대 사회의 집요한 관념이 작용한 산물이었다. 이렇게 조선 여자들은 사회적으로는 물론 패션으로도 구속당했다. --- p.78 정숙함에 대한 사회적 강요는 여성들이 치마 속에 입는 속옷 패션에서 정점에 달한다. 조선시대 여성들은 다리속곳, 속속곳, 속바지, 단속곳, 너른바지, 무지기치마, 대슘치마, 예장용 겉치마 등 그 명칭도 다양한, 무려 일고여덟 겹의 속옷으로 하체를 싸고 또 싸서 겹겹이 겹쳐 입었다. --- p.88 기녀들은 복식금제를 무시하고 비단 삼회장저고리와 겹치마는 물론 털 달린 토시, 긴 담뱃대, 부채 등의 소도구를 이용해 화려하고 과시적으로 치장하였다. 내면에 자리 잡은 신분에 대한 열등감을 상쇄시키며 당대 패션을 이끌었다. 또 기녀들이 풍성한 치마를 살짝 걷어 올려 드러내는 속바지는 뭇 남성들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 p.101 보자기는 일정한 사각의 천일 뿐 특별한 형태가 없다. 공간은 물체가 담길 때 비로소 형체가 드러난다. 책을 싸면 책의 형태, 공을 싸면 공의 형태, 도자기를 싸면 도자기의 형태 그대로 모습이 나타난다. 그야말로 싸이는 물건의 외형에 따라 보자기의 형태가 변한다. (...) 보자기 같은 특성이 잘 나타난 것이 한복 치마이다. 보자기처럼 한복 치마는 특별한 패턴이 없다. 본래 치마는 사각형 옷감 3폭을 세로로 이어 붙이고 여기에 긴 직사각형 띠를 가로로 이어 붙이면 그대로 완성이다. 특별한 인위적인 패턴이 필요 없는 자연 그대로의 천인 것이다. 싸이는 물건에 따라 보자기 형태가 만들어지듯, 치마도 입는 사람에 따라 형태가 나타난다. 똑같은 이치이다. --- p.239, 240 한복은 사각형 옷꼴이 반복 연결되고, 여기에 삼각형의 세부구조가 보태지고, 마지막으로 긴 직사각형의 띠로 돌려 감아 입음으로써 완결된다. 이렇게 사각, 삼각의 옷꼴들을 접어가며 마름질하고 나면 소량의 각기 다른 자투리 천들이 남게 된다. 이 조각들은 불규칙적이고 우연한 사각의 다양한 변이를 이루는데, 규방 여인들은 이 자투리 천들을 모아 연결하여 조각보를 만들었다. 이러한 조각보는 사각을 바탕으로 원형, 방형, 삼각형이 반복적으로 연결된 구조로 다양한 사각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추상의 사각 공간이다. --- p.246 본시 한복 마름질은 서양 옷처럼 작위적으로 패턴을 만들지 않는다. 인간의 몸통, 팔길이 등을 기준한 다양한 크기의 사각형을 단위로 큰 사각형의 천을 접어가면서 옷을 만든다. 앞길, 뒷길은 몸통과 비슷한 크기의 직사각형, 소매는 관절 마디를 기준한 직사각형으로 접어 마름질하였다. --- p.281 한복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머리, 이마, 목, 팔, 무릎, 발목의 관절 마디마디를 모두 기다란 직사각형 띠로 감싸 돌려 비틀어 매어 입는 형식이다. ‘띠의 문화’인 한문화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 p.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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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복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와
200여 컷의 무형문화재 기능장, 전승공예 작가 작품 수록 남자들의 상투머리처럼 고대시대 여자들의 하늘을 향한 올림머리는 조선에 와서 땅을 향한 댕기머리로 변했다. 남녀 구분이 없었던 직선적이고 경쾌한 스타일의 고대 저고리는 조선에 와서 짧고 섬세한 선을 가진 관능적인 저고리가 되었다. 여성을 구속하기 위한 작은 저고리와 겹겹의 치마는 오히려 관능의 상징이 되었다. 패션은 이야기이다. 패션에는 당대 사회, 정치, 경제, 문화가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한복을 알려면 그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특히나 조선 한복에는 사연이 많다. 유교 이념으로 억압당한 조선 여인들이 입고 지은 한복에는 그녀들의 수난사가 담겨 있다. 또 그녀들의 모험과 도전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교육에서, 인권에서, 사회에서 단절되었던 조선 여인들은 한복에, 규방 공예에 자신들의 철학과 예술성을 담았다. 그 세계는 놀랍게도 현대적이고 과학적이다. 그런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덕온공주 삼회장저고리, 단양 우씨 화보문 삼회장저고리 등 저자의 조선시대 대표 유물 고증재현 작품은 물론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김태자 선생의 활옷, 장도장 박종군 선생의 은장도, 매듭장 김혜순 선생의 노리개와 주머니, 화혜장 황해봉 선생의 전통 신발,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매듭장 노미자, 자수장 김현희, 최정인, 김인자 선생의 전승공예 작품들과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전통공예명품전 수장작, 출품작들을 전시 도록을 보듯이 풍부하게 수록해 한복의 멋을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한복에 관심이 있고 조금 더 알고 싶지만, 그동안 어렵고 딱딱한 전통 복식 책에 접근이 힘들었던 일반 독자들의 입문서로는 물론 전통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싶은 패션이나 생활공예품 작가들의 자료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복은 고정된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입는 대상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미학적 본질을 가지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뉴트로’라는 말처럼 전통은 정해진 틀에 갇혀 답습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소통하며 재해석되고 살아 움직일 때 그 미래를 갖는다. 전통은 형식이 아니라 정신이다. 이에 저자는 명절이나 결혼 같은 행사에서나 입는 규격화된 한복이 아닌 일상에서 생활에서 우리와 함께 변화하며 21세기 문화와 사회가 반영된 새로운 한복 문화를 위해 한복의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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