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작품에서 콘텐츠로넷플릭스에 추가된 1.5배속 기능영화와 드라마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20대만 빨리 감기를 할까?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다시간에서도 ‘가성비’를 따진다작품과 콘텐츠, 감상과 소비패스트푸드처럼 ‘배만 채우는’ 콘텐츠꼭 모든 것을 대사로 설명해야 할까?‘건너뛴 10초’ 속에 있는 것들속독이나 초역과는 무엇이 다른가제1장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감상에서 소비로처음과 끝만 알면 된다?시간을 아끼고 싶다면재미가 없는데도 보는 이유일상적인 대화는 재미가 없다색다른 시청 방법이라는 생각은 안 해콘텐츠 감상에도 예습이 필요하다드라마 ‘한 회 통째로’ 건너뛰기‘스포’당하고 싶어패스트무비가 유행하는 이유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브라우저 탭을 10개나 열어두는 이유‘감상 모드’와 ‘정보 수집 모드’‘보고 싶다’가 아닌 ‘알고 싶다’작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한 번 더 보면 되잖아”2시간짜리 영화를 만든 제작자의 의도보조 줄거리는 없어도 된다?제2장 대사로 전부 설명해주길 바라는 사람들모두에게 친절한 세계관대사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속마음도 있다제작사가 쉬운 영화를 원하는 이유‘이해하기 쉬운 것’이 환영받는다더 짧고, 더 구체적으로시청자에게 외면받는 영상의 특징작품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이런 것도 평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재미있다고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애니메이션에 설명이 많아지는 이유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면대사가 필요 없는 시나리오의 기술원작이 있으면 작가가 괴로운 이유왜 TV는 자막을 버리지 못하는가이해가 안 되면 재미도 못 느끼는 이유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오픈 월드화’하는 각본제3장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개성이라는 족쇄공감을 강요당하는 사회광고보다 친구를 더 신뢰한다대화에도 준비가 필요하다유행할 때 영상을 봐둬야 한다빨리 감기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개성이 있다, 고로 존재한다개성적인, 너무나 개성적인남들과 다르고 싶은 Z세대의 뿌리 깊은 욕구다수에 속하지 못한다는 불안‘덕질’ 하나쯤은 필수지금은 ‘덕후’의 시대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금세 발견하게 되는 지옥‘정답’이 아니면 두드려 맞는 세상“제너럴리스트의 시대는 이제 끝났어요”시간 가성비 지상주의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기분’을 예측하고 싶다예고편은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이 필수Z세대의 스포일러 소비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진로 교육늘 ‘옆 사람을 보는’ 세대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은 사회어느 때보다 시간과 돈이 없는 요즘 대학생제4장 좋아하는 것을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상쾌해야’ 찾는다멋대로 하려는 시청자들불쾌함을 견디지 못한다평범한 주인공은 인기가 없다엔터테인먼트는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스마트폰 게임의 쾌‘락’주의보고 싶은 것만 본다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는 ‘피키 오디언스’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야 본다공감 지상주의와 타자성의 결여감정을 절약하고 싶어, 좋아하는 장면만 반복해서 본다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1980년대까지 잘나갔던 영화 평론체계적인 감상을 싫어하게 된 이유감독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내 남자친구를 나쁘게 말하지 마!”평론가는 위대한 제너럴리스트평론 따위는 SNS에 얼마든지 널려 있다?광고로 전락해버린 서평‘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Z세대의 처세술인터넷을 사회와 동일시하면 나타나는 문제제5장 무관심한 고객들앞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리퀴드 소비’로 설명되는 빨리 감기‘안심’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작품보다 시스템을 사랑하는 관객들타깃이 바뀌어야 한다‘팬이 아닌 소비자’가 중시된다영화 1편에 2시간은 너무 길다?‘임팩트 있는 도입부’로 시청자 붙들기[이태원 클라쓰]의 구성관객의 입맛대로 즐기는 작품패스트무비를 공식 홍보 영상으로단위 시간당 정보 처리 능력이 높은 사람들시청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스마트폰과 태블릿의 ‘1인 관람’이 빨리 감기를 부른다Z세대의 해방일지빨리 감기에 쌍심지를 켜던 사람이 있었대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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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 豊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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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콘텐츠’로,빨리 감기와 건너뛰기, 몰아보기2021년 일본에서 한 칼럼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DVD 잡지 편집장을 거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나다 도요시는 “왜 요즘 세대는 영화나 영상을 빨리 감기로 재생하면서 보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하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출현이 시사하는 무서운 미래」라는 칼럼을 세상에 내놓았다. 반응은 대단했다. 명쾌한 지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왜 시청 방식을 강요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모두가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불편함이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이나다 도요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와 각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원고를 집필했고, 이 책은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빨리 감기’라는 작은 현상을 다룬 기사가 왜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왔을까? 빨리 감기가 작은 현상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영화를 감상한다”라는 말보다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작품’이 ‘콘텐츠’로, ‘감상’이 ‘소비’로 변화한 것이다.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가장 효율적으로…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저자는 “빨리 감기”라는 현상 속에 세 가지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첫째로,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아졌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영상을, 가장 값싸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를 이용하면 매달 만 원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만큼’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양은 어마어마하다.둘째로, ‘시간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요즘 사람들은 영상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원한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빠르게 알고 싶어 하기에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장면은 건너뛴다. 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00가지 비밀” 류의 자기계발서가 잘 팔리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셋째로, 영상 제작 및 연출 자체가 쉽고 친절해졌다. 배우의 표정과 배경 소개로 은근히 표현할 수 있는 상황도 모두 대사로 전달한다. 그러니 대사가 나오지 않는 장면들은 모두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거리낌 없이 건너뛰거나 빨리 감기로 본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속에는 OTT의 탄생, 경기 침체로 인한 효율성 추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다는 ‘개성’의 족쇄, SNS로 24시간 공감을 강요당하는 분위기 등이 있었다. 효율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치트키’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 ‘실패하면 안 된다’라는 압박 속에서 Z세대의 행동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보여준다. 이 모든 거대한 사회적 변화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빨리 감기’(배속), ‘건너뛰기’(스킵), ‘패스트무비’(몰아보기) 현상이었다.‘빨리 감기’는 거대한 변화를 앞당기는 작은 불씨우리도 비슷하다.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캄캄한 영화관에서 2시간을 앉아 있는 게 고역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유튜브에서는 20분이 넘어가면 “너무 긴” 영상으로 간주되고 ‘쇼츠’나 ‘릴스’ 영상은 처음부터 배속으로 편집되어 제작된다. 8시간짜리 [오징어 게임]을 30분 만에 몰아보는 현상이 뉴스에 나오기도 하고, 고전을 10분 만에 요약해주는 영상이 인기를 끈다. 즉,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현상을 ‘보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빨리 감기’로 대표되는 ‘콘텐츠 소비 문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사회와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영상 콘텐츠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과 우리 사회의 전반적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놀라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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