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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조작된 선사 여성
1장 선사시대 여성을 향한 몽상적인 시각 선사시대의 사람: 원숭이에서 영웅까지 폭력은 선천적인가 2장 선사학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나 열등한 존재 종속된 자 성차별주의 이념의 탄생 3장 선사시대의 여성의 재발견 선사시대의 여성 신석기시대와 금속시대의 여성 4장 끝없는 저항 고대부터 중세시대까지 르네상스부터 계몽시대까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1848의 여성들 20세기와 그 이후 에필로그: 여성과 페미니즘의 과거와 현재 인류 진화의 주요 연표 옮긴이의 말 주 찾아보기 |
Marylene Patou-Ma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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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여성의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 흔히 그 시대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역할을 확인할 근거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다! 남성이라고 해서 더 많은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남성은 대형 동물의 사냥꾼이자 발명가(도구와 무기를 제작하거나 불을 다루는 자), 예술가, 혹은 더 나아가 전사나 새로운 영토의 정복자로 묘사될 수 있었을까.
--- p.12 성에 따른 역할과 지위를 구별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사학자들은 선사시대 사회를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남성은 강하고 창의적이지만 여성은 약하고 의존적이며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 p.17 남자들이 보기에 여자는 어떤 존재일까? 손사래를 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갈망하기도 하는 존재다. 여자는 얼마만큼은 사람이다. 크로마뇽 사람이 네안데르탈 사람에게 할 만한 말이다. 실패한 스케치다. 동물임에 틀림이 없지만, 본질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존재다. 본능 때문에 권력을 갖기도 하고 권력에 소유되기도 한다. 항상 불완전하고, 본질에서 죄인이다. 따라서 여자를 감시하고 처벌해야 마땅하다. --- p.41 동굴 벽화든 지닐 예술품이든 누가 만들었는지를 알기는 매우 어렵지만, 최근의 연구는 동굴에 여성들이 왔음을 확인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8개 동굴에서 약 2만 5,000년 전에 만들어진 손자국 32개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대다수는 여성이 만든 것이다. --- p.171 9세기 중반에 살았던 바이킹 전사로 일컬어지던 이 남자는 사실은 키가 170센티미터 가량이고 나이는 30대인 여성 전사였다. 함께 매장된 장기판이 전술 연습용이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녀는 전쟁을 이끌던 여성 족장이었을지도 모른다. … 여성들이 전사였음을 입증하는 수많은 역사적 증언이 있는데도, 역사가와 인류학자 대부분은 이들의 존재가 신화일 뿐이라고 한다. --- p.198 여성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역할이 전혀 없는 학문적·사회적 분위기였던 19세기 중반의 생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이른바 원초적인 ‘여성적 특성(nature feminine)’과 연계된 신화를 비판하고 무너뜨릴 때가 되었다. --- p.221 우리의 지식이 많아질수록 가부장제에 인류학적 근거가 전혀 없음이 드러난다. 가부장제는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 만큼 깊이 뿌리 내리고 있지만, 기준을 바꿔서 가장 오래된 사회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젠더 사이의 위계화가 사실은 편견에 근거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가부장제는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믿게 만들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취약하다. --- p.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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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고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선사시대 여성 “이 남성적 유산, 이 차별의 이유는 무엇인가. 수만 년의 일방통행의 뿌리는 무엇인가.”_[라 리퍼블리카] 선사학은 멀게는 300만 년 전에서 가깝게는 1만 년 전까지, 과거 존재했던 인류의 사회와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19세기 중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유럽 사회는 기독교와 고대 그리스·로마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가치관이 지배적이었다. 여성을 ‘신의 뜻’으로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도 열등한 존재로 여기던 당시의 시대정신은 이 학문 분야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이어졌다. 오랫동안 선사학자들은 남성을 집단의 생존을 지켜주는 강한 존재이자 진보를 이루어내는 창의적인 존재로 그리는 반면, 여성은 약하고 의존적이며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각종 회화와 조각, 책, 잡지 삽화, 교과서 등도 이 같은 집단 상상력을 조장하는 데 일조했다. 여성이 살림터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안일을 하는 사이, 남성은 밖으로 나가 사냥, 낚시, 도구와 무기 제작 등을 도맡아 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사는 타당한 것일까? 《파묻힌 여성》은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선사시대 여성에 관한 여러 해석이 사실은 과학적 논거가 취약하며 편견으로 바라본 것이었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프랑스의 중견 선사학자인 저자 마릴렌 파투-마티스는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를 통해 그동안 선사시대 여성의 역할이 극히 왜곡되어왔음을 논증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오해를 지적하고,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양성 관계를 건강한 방식으로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구석기시대에 여성이 남성보다 지위가 낮았다는 고고학적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_[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롤로그에서 선사시대를 바라보는 도식화된 고고학적 해석이 과연 타당한지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제1장에서는 선사시대 여성을 향한 남성적인 시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선사시대 사람에게 부여된 동물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고정 관념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예컨대 구석기시대 인류 화석에 남아 있는 외상의 흔적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이 침략과 경쟁만큼이나 협력과 서로 돕기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제2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폄하와 왜곡된 시선을 형성하고 고착되게 한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면밀히 살핀다. 이를 위해 저자는 유럽 사상사의 바탕을 이루는 한 축인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 사상가들이 여성의 지적·도덕적 열등함에 대한 편견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는 여성을 ‘미숙한 인간’ 또는 ‘잘못된 남성’으로 인식한 저술을 남겼다. 고대 의술을 대표하는 히포크라테스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의학적 편견을 각인시켰다. 이러한 시각은 유럽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두 번째 축인 기독교가 뿌리를 내리면서 더욱 왜곡되었다. 여성이 인간의 모든 고통인 ‘원죄’를 불러왔기에 모든 비난과 멸시를 받아 마땅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리하여 여성은 독립된 존재로 인정받지 못했으며, 육체마저 남성의 소유물로 인식되었다. 르네상스와 계몽시대를 거치면서 유럽 사회는 기독교라는 획일화된 세계관에서 벗어났지만,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과학’이라는 틀을 빌려 오히려 공고해졌다. 이러한 관점과 인식이 바로 성차별적인 인식과 해석의 바탕이 된 것이다. 제3장은 최근 새롭게 발견된 고고학 자료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해석을 검토하고, 젠더 고고학을 비롯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 젠더 고고학은 남성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대 서구사회의 규범을 과거 사회에 적용하거나, 생물학적 결정주의 관점으로 과거 사회를 해석하는 것을 비판한다. 풍부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저자는 구석기시대의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인류의 진화와 문화 발전에 온전한 주체로서 공헌했음을 주장한다. 구석기시대 ‘여성상(비너스)’과 ‘새김 그림’ 등 예술품을 통해 당시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을 들여다본다. “구석기시대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았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고고학적 자료는 전혀 없다.” 한편 신석기시대는 인류의 정착 생활이 보편화되고,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면서 생산 경제로 전이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가족 관계와 양성 관계, 사회적 변화까지 불러온다. 저자는 이때부터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고 양성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했다고 여긴다. 예컨대 신석기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신성한 존재로 숭배 받던 여성 신은 점차 지위가 약해지다가 남성 신으로 대체되고야 만다. 제4장에서는 여성의 끝없는 저항을 살핀다. 시대마다 악조건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몫을 해내고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고자 애쓴 여성들이 있었다. 프랑스 여성들은 인권과 자유, 평등을 내세운 시민사회를 가져온 남성들과 함께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군분투해왔다. 에필로그에서는 페미니즘의 역사와 여성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제안을 담았다. 현대 여성의 지위가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모든 분야에 불평등은 남아 있다. 고고학을 비롯한 학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저자는 다가올 미래에는 하나의 성이 다른 성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사회가 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선사시대 사회에 대한 남성 중심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지금까지의 해석과 이해를 뒤집을 수 있는 자료가 아직 충분치 않다. 하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저 바라보는 관점만 다양해져도 우리는 선사시대 사람들과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이 남성적 유산, 이 차별의 이유는 무엇인가. 수만 년의 일방통행의 뿌리는 무엇인가. 저자의 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이 남성의 목소리에 의해 연구되고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가부장제는 역사도, 자연사도 아니었던 것이다. - [라 리퍼블리카] 선사시대 여성을 그림자에서 꺼내자. 이 책에 의하면, 초기의 선사학자들은 여성을 열등하게 만드는 신화를 구축했다. 그러나 구석기 시대에 여성이 남성보다 지위가 낮았다는 고고학적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