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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와 폐위를 주무른 요부의 교활함과 그에 휘둘린 광해군
김개시 혹은 김개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가희의 궁궐에서의 삶은 세자 시절 광해군의 연인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광해군의 아버지인 선조가 아들의 연인을 빼앗고 젊고 아름답다는 의미의 가희(佳姬)란 이름을 하사한다. 이어 그녀와 더불어 생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던 선조는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이한다. 선조의 죽음에 김가희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란 의혹이 곳곳에 보이지만 진실은 알 수 없게 된다. 이후 광해군이 보위에 오르면서 김가희의 위상은 급격하게 상승하여 권력의 중심에 자리하기 시작한다. 당시 김가희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는지는 조선 후기 문신 정재륜이 쓴 공사견문록(公私見聞錄)에 나온다. 여기에 실린 “주(周)나라는 포사(褒?)가 망친다 하였는데, 조선 3백 년 종묘사직은 김 상궁(김가희)이 망치니 신은 전하를 위하여 통곡합니다”라는 홍문관 서리 김충열의 상소에서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광해군의 즉위에 영향을 끼쳤던 김가희는 광해군이 폐위되는 인조반정에도 모종의 역할을 한다. 이 사실은 김가희가 얼마나 교활한 요부였는지, 그런 김가희를 애첩으로 삼고 믿었던 광해군은 얼마나 무능했는지를 대비하여 보여준다. 요부나 간신에게 휘둘리지 말고 역사에서 배우길 짧지 않은 기간 정치판에 머물다 소설가로 변신한 작가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현재의 우리 정치판을 보고 이 작품을 쓰게 됐다며 다음과 같이 밝힌다. “오늘날 정치판의 현실이 그 시대와 한 치의 오차도 없어 보인다. 김가희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 속된 표현으로 잡놈들과 간신들의 오만방자함이 우리 현실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모든 욕심 내려놓은 사람들이 나서서 이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 더 이상 김가희와 같은 요부나 간신에게 우리 정치가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진실을 전해주는 이 책이 현재의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시금석이 되기를 고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