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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 소리 없이 끌어당기는 같은 도시에 머무는 우연 절박한 떨림에 중독된 자 미워할 수 없는 거라던 말 다른 풍경이지만 어딘가 익숙한 벚꽃이 지기 전에 한낮의 일성호가 오래된 이야기들 에필로그 |
具孝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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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바다처럼 잔잔히 흘러가는 나지막한 삶 속에서
흐드러지는 벚꽃처럼 생동하는 문장들 2021년 장편소설『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로 ‘슬로&로컬 라이프 문학’의 첫 시작을 알린 구효서 작가는 지방을 배경으로, 음식과 꽃나무를 매개로 하는 경장편 소설의 매력을 전했다. 신간『통영이에요, 지금』의 배경 도시는 음식과 예술의 고장이자 동양의 나폴리로 잘 알려진 ‘통영’이다. 에메랄드빛 동피랑마을, 짭조름하고 따뜻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강구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순신공원, 하루 치의 제 몫을 다하는 중앙시장 상인들의 걸걸한 목소리. 작가가 그려내는 통영 풍경은 그 공간에 직접 와 있는 듯한 생생한 체험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활기를 더해주는 또다른 요소로 ‘음식’을 찾아볼 수 있는데, 작중 인물들은 산양유셔벗, 랑그드샤쿠키콘아이스크림, 삼계탕라면, 도다리쑥국 등 소설 속 새롭고 낯선 특산물을 나눠 먹으며 오밀조밀한 정을 나눈다. 한적한 마을에서 기쁘게 먹고 천천히 움직이는 구효서 ‘슬로&로컬 라이프 문학’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이미지이자 사건의 전개를 암시하고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정성껏 내린 Tolo식 에티오피아 커피는 과거의 기억처럼 뜨겁고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하고, 주인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산양유셔벗은 가슴 아픈 사랑처럼 차갑지만 달콤하다. 생소한 음식을 보고 듣고 맛보는 감각, 더 나아가 음식으로부터 얻는 위안은 봄날의 벚꽃처럼 포근하다. 생명이 시작되는 이 계절, 경이로운 통영 풍광과 운명적인 로맨스 서사가 어우러지는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먼 이야기는 저 먼바다로부터 오는가 봐요” 동피랑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산양유 셔벗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다가 김필의 〈청춘〉을 듣게 되었지요. 그 노래에 붙들려, 앉은 자리에서 이 소설의 첫 챕터를 썼어요. 아는 사람은 알지요. 김창완이 1981년에 부른 노래라는 걸.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정말로 많은 청춘들이 다 피기도 전에 푸르게 푸르게 스러져갔던 엄혹한 시절이었어요. 그래요. 먼 이야기는 저 먼바다로부터 오는가 봐요. 푸르지만 시리고 못내 아팠던 청춘의 빛깔이니까요. 깊게 사무쳐 좀처럼 바랠 줄 모르는. 다시 봄이 오고, 올해도 남쪽 바다 그 도시엔 길 따라 벚꽃이 피겠지요. 소설 속 박희린은 저와 같은 해 태어났어요. 그해 발표된 노래가 있어요. 박재란 선생의 〈산 너머 남촌에는〉이죠. 해마다 봄바람은 남에서 오고, 어느 것 한 가지도 실어오지 않는 게 없다는 노랫말이 참 좋네요. 등장인물 이로 등단 37년 차 소설가. 서른여섯 권의 책을 냈다. 휴식차 통영에 머무르게 되고, 카페 ‘Tolo’에 방문한다. 통영으로 떠나오기 전, 소설 심사에서 우연히 마음에 꼭 드는 작품을 발견했다. 다른 심사자들과 의견이 엇갈려 당선시키지 못한 바람에 아쉬움이 남아 작가에게 연락한다. 최근 그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을 편지로 기록한다. 주은후 27세에 주사파 요인으로 활동하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연인 ‘박희린’을 두고 행방불명되었다가 저수지에 빠져 죽은 것으로 처리되었으나, 7년이 지나고 희린의 앞에 나타난다. 박희린 25세에 주사파 ‘주은후’와 연애했다는 이유로 보안분실에 끌려가 수차례 고문받았다. 주은후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안분실에서 만난 경찰공무원 ‘김상헌’의 적극 구애로 그와 교제하게 된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르고 눈앞에 주은후가 나타난다. 중년에 이르러 그 이야기를 원고로 써낸다. 김상헌 20대에 보안분실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일했다. 희린을 연모하여 고문 수사 실태를 양심선언하고 파직한다. 희린의 전 연인 주은후가 나타나자 희린과 은후의 안위를 지키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