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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델피노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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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4년 전
1장. 과거로 가는 일기장
2장. 살인자의 친구가 되어
3장. 실수는 기회를 만들고
4장. 선과 악의 경계선
5장. 꺾이지 않는, 꺾을 수 없는
에필로그. 구원

저자 소개 1

부산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낮에는 아이들과 뛰놀며 배우고, 밤이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쓴다. 상상을 즐기고, 상상이 문장이 될 때 설렌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죽어도 죽지 마』 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39쪽 | 532g | 148*210*30mm
ISBN13
9791191459579

책 속으로

은서가 눈을 꼭 감고 숨을 천천히 내뱉었다.
“아셔야 해요. 어설픈 사과는 닥치고 있는 것보다 못하다는 걸요.”
--- p.20

“무슨 거래를 했는데?”
“선생님을 과거로 보내게 해달라고요.”
“과거로? 나를? 장난해?”
“맹세코 진짜입니다.”
“웃기는구나. 너의 무엇과 바꿨는데?”
“남은 목숨요.”
“그래서 네가 얻는 게 뭔데?”
“기회요.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
--- p.29

“네가 봤다는 그 예고편. 거기서 나는 복수에 성공했니? 종오가 천벌을 받아?”
“결말을 다 보여주는 걸 예고편이라고 하지 않죠.”
--- p.38

‘만약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 선생님 가족을 죽이면요? 범인이 형사 처벌을 안 받는데도 소년법 개정에 반대할 수 있어요?’
은서는 그때 종오가 했던 되바라진 질문도, 종오의 젠체한 표정도 똑똑히 기억했다.
‘그래도 난 소년법 개정을 반대해. 난 아이들의 개선 가능성을 믿어. 우리 사회는, 어른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해.’
그날 은서의 대답은 응당 교육자로서 마땅했으나 말이 씨가 된 것 같아서, 막상 지훈을 잃고 나니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두고두고 아팠다.
--- p.112

“죽일 이유는 차고 넘치지. 나를 무시하고, 무시하고, 개무시했지. 걔들은 날 지렁이로 봐. 밟아도 꿈틀거리기만 하는. 그래서 내가 보여 주려고. 내가 지렁인지, 누렁인지, 구렁인지.”
종오의 목소리에 분이 가득 차 있었다.
--- p.151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도 피아식별이 안 되세요? 촉법소년 때 일이잖아요. 법이 용서하는. 선생님도 참 답답해요. 그건요, 절 탓할 게 아니라, 법을 탓해야 하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 p.281

에리는 그가 문종오임을 알았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웠다. 너무 평범했기 때문이다. 사람 셋을 죽인 살인자는 좀 더 괴물 같을 줄만 알았다.
--- p.291

마치 정해진 운명을 미리 본 것 같았다. 그래서 불안했다. 에리가 종오를 칼로 찌르는 장면마저 현실로 이뤄질까 봐.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일만은 막아야 했다. 마지막까지, 끝까지 피하고 싶었다. 그 일이 발생하기 전에 복수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 p.294

“교활한 토끼는 굴을 여럿 가지고 있는 법이거든요.”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오른 에리가 활짝 웃었다. 은서가 힘겹게 따라 웃으며 에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 p.311

출판사 리뷰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애절하고도 아련한 판타지.

부모를 잃은 사람을 이르는 고아(孤兒)라는 단어가 있는 데 반해, 자식을 잃은 부모를 이르는 말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가까운 단어를 찾자면 참척(慘慽)이란 표현을 찾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자손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을 뜻하지, 자식을 잃은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단어 중 어떤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는 것이 그 슬픔의 깊이가 얕음을 의미하지는 않을 터. 참척이야말로 인간이 경험하지 않아도 뚜렷이 공감할 수 있는 몇 가지 슬픔 중 하나이다. 단장지애(斷腸之哀). 자식을 잃은 슬픔은 말 그대로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이니.

작품에서는 이런 슬픔을 간직한 주인공을 소설의 전면에 내세운다. 그렇지만 작품은 온통 슬프고 아프기만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금방 손에 잡힐 것 같던 희망이 모래알처럼 흩어지기도 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과 마주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길을 만들고 희망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의 복수를 더욱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악을 악으로 처단하지 않고, 악을 법으로 응징한다는 것.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범죄자에게 법을 이용해 마땅한 벌을 받게 만드는 서사는 더욱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작가는 소년법을 악용한 촉법소년의 살인이라는 조심스러운 소재를 퍽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다뤘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마음을 애절하고도 아련하게 새겼고, 소년법을 악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은 고통이 지면을 통해 느껴질 정도로 실감 나게 표현했으며, 끝내 통렬한 응징과 복수로 향하는 길을 더없이 통쾌하게 그렸다. 허투루 버릴 것 없는 대사와 치밀한 스토리는 수많은 복선을 내포하고 있어 내내 몰입하게 만들면서도, 작품 새새 따뜻함과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에 가서는 기어코 독자의 예상을 뒤집고 마는 반전을 선사해 책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한다.

자살을 소재로 한 지난 작품 『죽어도 죽지 마』를 통해 ‘죽을 의지로 오늘을 살라’는 허공에 흩어질 의미 없는 권유가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야 할 하나의 이유’, ‘삶을 부여잡을 하나의 이유’를 찾길 소원했던 우대경 작가의 신작, 『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속도감 넘치는 전개, 예측불허의 반전, 매혹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이번 소설은 당신을 매료시키고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리뷰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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