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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10
나도 개발자나 해볼까? 22 굴레 38 실수 50 자유 64 마지막 열차 76 남겨진 자 88 육각형 퍼즐 108 투표 118 개표 130 매달린 절벽 148 맹인의 거울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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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디 프로필, 클라이밍, 러닝, 오늘은 운동 완료, 독서 일기, 예쁜 장소, 좋은 음식… 멋지고 화려한 삶의 파편들이 눈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던 찰리 채플린이 SNS를 했다면 무슨 글을 올렸을까? 지쳐서 벌러덩 누워있는 나는 강 아래로 떠내려가는 뗏목이다.”
--- p.17 “나이도 서른둘이고, 이제 남자친구랑 결혼은 해야겠는데요… 직장은 서울에 있고, 서울에 집은 못 구하고… 수도권까지만 가도 좋겠는데 말이에요. ‘스크린’에서는 다들 집 안 사고 뭐 했냐고 그래요. 대출 안 받으면 바보라고.” --- p.89 “나는 바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나는 바보다. 동영상 플랫폼 저 너머, 일찌감치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들이 나를 꾸짖는다. 직장인으로 살면 바보라는 수많은 영상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성실하게 일만 하는 우리 팀, 우리 회사 동료들은 바보다.” --- p.90 “진실한 짝, 진실한 사람을 찾는다는 전단이 소나기처럼 내린다. 셀 수도 없는 퍼즐 조각 중에 기껏 한 조각을 찾는 거면서 똑같은 육각형 보석만 찾는다고 적어 놓았다. … 하지만 어떤가? 수줍게 건네고 싶었던 대기업 명함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내 닉네임 옆에는 자랑스러운 P사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p.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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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을 헤집는 송곳
재밌지만 씁쓸한 소설의 형식을 빌린, 보고서 같은 일기장, 일기장 같은 보고서이다. 이 책은, 매체에 자신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 사람들이 서로 비교하고 갈등하는 단절된 모습과 적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이 과정에서 매체를 통해 학습되는 한국 사회의 '정상성(Normality)'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주는 영향을 암시한다. 삶의 대략적인 방향이 정해지는 30세까지, 우리는 각 생애 주기마다 '정상성'을 학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 수만큼 존재하는 삶들이 모두 '평균적인 삶' 하나로 수렴하게 된다. 그 결과, '엘리베이터 마지막 한 칸'의 안도감, 놓쳤을 때의 박탈감 두 가지가 개개인이 삶을 살아나가는 동력으로 자리잡게 된다. 한국의 10대, 20대, 30대에게 트로이의 황금 사과였던 '남들처럼'을 헤집는 송곳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이 소설을 출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