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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컵에 물을 따르다가, 풀려버린 신발 끈을 다시 묶다가, 식탁 위에 젓가락을 바지런히 정리하다가, 빨래 건조대에 양말을 널다가,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다가, 일상의 틈을 비집고 머릿속에 끊임없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얼굴을 발견했을 때 사랑은 시작된다.
--- p.17 아득한 밤하늘 아래에 서 있으면 사랑은 더욱 신비해진다. 수천억 개가 넘는 우주의 별들 사이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었다니. 사랑은 좋다는 감정을 뛰어넘는다. 삶을 감탄하고 경외하게 만든다. --- p.28 매 순간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결점의 사랑, 완성된 사랑은 찾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짓된 마음은 의심을 만들고, 의심은 사랑의 흠을 만든다. 유약한 마음은 작은 못 자국 하나에도 무너져버린다. 불안하고 불완전한 우리지만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나눌 수 있다면 사랑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p.47 만일 혼자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을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순간으로 사랑의 전부를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을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른 종이 위에 얇은 펜 자국이 눌리고, 빈칸을 차분히 채워 한 통의 편지가 되는 것처럼 사랑은 그렇게 서로의 순간을 쌓아 완성하는 것일지도. --- p.59 우리는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지 사랑을 표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마음을 전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자로 재듯 칼같이 계산된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는 것들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랑에 빠진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에 이끌려 서로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끝없이 확장되는 시간과 공간의 아득함이 두렵지 않은 것처럼. 멀리 빛나는 별이 그 자리에 있음을 확신하는 것처럼. --- p.84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무너지면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하는 사랑은 언젠간 고갈되고 만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단단히 지킬 수 있을 때 타인을 향한 사랑 또한 견고하게 쌓아 올릴 수 있다. --- p.111 얕은 마음은 쉽게 갈 곳을 잃는다. 깊고 무거운 다짐이 필요하다. --- p.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