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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오길 기다렸다. 알 수 없는 다음을. 여러 날이 지나자, 흙에서는 땅이 자세를 바꾸는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기억이 났다. 무수한 태어남의 규칙. 질서를 따라 이동하는 마음가짐. 몸을 더 작게 웅크렸다.
--- p.75 잠깐만 자고 일어난다는 말이 그날따라 슬프게 들렸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 옆에 앉아서 자는 얼굴을 한참 동안 들여다 봤다. 툭 튀어나온 이마, 가운데가 삐죽 올라온 눈썹, 두툼한 콧대와 살집 있는 콧방울, 무겁게 내려앉은 입꼬리, 살짝 벌어진 치아, 검게 그을린 귀를 따라가면 나오는 곱슬곱슬한 머리카락. 가위로 앞머리를 조금 잘라서 성경책 사이에 끼워뒀다. 그러면 언젠가 부활하게 될지도 몰라. --- p.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