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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금붕어와 물총새 2장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 3장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 4장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 에필로그 |
靑山 美智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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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내가 늘 두려운 건 끝이 아니라 끝이 날까 봐 불안에 떠는 시간이다. 상대를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싹 트거나 모르는 일이 많아지거나 알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전혀 맞지 않거나. 그때쯤이면 이제 한쪽은 열을 내며 필사적으로 굴고 다른 한쪽은 식어서 흥미가 없어진다. 어느 쪽 입장이 되든 나는 언제나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린다. 잡고 있을 수가 없다. 지나치게 뜨거운 것도 지나치게 차가운 것도.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침묵하는 동안 부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별안간 퀴즈의 답을 알아낸 것 같은 모습으로 검지를 세웠다. “있지, 기한부는 어때?” 나는 멍하니 3초 정도 지나서야 겨우 “기한부?”라는 소리를 냈다. ---「금붕어와 물총새」중에서 지로의 말처럼 온 힘을 다해 혼을 쏟아붓는다고 액자 장인의 이름이 드러나는 건 아니다.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았는지 따위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멋진 액자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나임을. 그것이 내 커다란 자긍심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와, 나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 일을 하는 걸까. 기다려줘, 잭. 백 년 뒤에도 이 그림을 지킬 수 있는 액자를 완성해서 보여줄게.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중에서 만화는 누구에게든 평등하게 그 세계를 통째로 준다. 공부도 못하고 운동 신경도 없고 신통한 것 하나 없이, 그냥 속절없이 만화만 좋아할 뿐인 나도 만화를 그리면 그 세상 어디라도 자유롭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화밖에 없었다.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중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동안 그의 이름과 맞닥뜨렸다. 손가락을 멈추고 몇 초 동안 그 글자를 응시한다. 내가 아파 잠이 들면 그는 늘 사과를 깎아줬다. 그때만큼은 먹기 좋게 얇게 잘라줬다. 내가 그걸 다 먹으면 “이제 다 나을 거야”라며 웃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다. 좋은 일만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앱을 닫고 휴대전화를 베개 옆에 두었다. 눈을 감으면 온 세상이 암흑이 된다. 나는 지금, 정말로 혼자다.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중에서 “물론 맘껏 살지. 그렇지만 있잖아, 난 말이야, 인생은 몇 번이나 있다고 생각하거든. 어디서라도 어떤 식으로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이야. 그런 사고방식이 좋아.”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이 사람답다. 굉장히. 대표는 자신을 안는 듯한 몸짓으로 두 팔을 잡는다. “다만 인생은 몇 번이나 있지만 그걸 경험할 수 있는 이 몸은 하나뿐이야. 그러니까 될 수 있는 한 오래 간직해야겠지?”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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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인 〈금붕어와 물총새〉는 호주에 머무는 동안만 사귀기로 한 대학생 커플의 기한부 연애와 그 사랑에서 탄생한 초상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번째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에는 자신을 액자 장인의 길로 이끈 화가의 초기 초상화 작품과 우연히 만나 그에 딱 맞는 액자를 제작하게 된 청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 번째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는 갤러리 같은 카페에서 냉담한 천재 후배와 함께 인터뷰하게 된 선배 만화가의 복잡미묘한 심정이 묘사된다. 네 번째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에서는 변치 않는 초상화와 달리 변하고 마는 사람의 마음 탓에 헤어진 오랜 연인이 1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자신의 그림을 다시 만난 화가가 그 특별한 그림의 시작점과 여정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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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람과 그림이 만나는 순간, 삶은 새롭게 시작된다
어느 영화에서 말하길, 그림이 끝나는 순간은 ‘그리기를 멈출 때’라고 한다. 화가가 붓을 놓으면 그림 속 모든 사물이 영원히 멈춘다. 그와 동시에 작품은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에서는 ‘습작, 초벌 그림’의 뜻을 가진 초상화 〈에스키스〉가 화가를 떠난 이후 사람들 사이를 흐르며 사랑의 증거로,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로, 미래를 위한 길잡이로 바뀌는 모습이 그려진다. 본 그림을 위해 그리는 ‘에스키스’는 ‘몇 번이라도 어디서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는 ‘삶’과 닮았다. 사람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저자는 삶이 바뀌는 특별한 순간을 ‘관계’로 풀어낸다. 〈금붕어와 물총새〉는 교환 학생으로 멜버른에 온 레이와 현지 대학생 부의 끝이 정해진 기한부 연애 관계를 담았고,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는 무명 화가 잭의 그림에 반해 진로를 바꾼 소라치가 느끼는 예술가와 장인, 작품과 장인의 관계를 묘사했다.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에서는 천재 만화가 스나가와와 그를 잠시 가르쳤던 다카시마의 사제이자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관계를 그렸고,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은 익숙함을 핑계로 헤어졌다가 여권을 계기로 1년 만에 연락하게 된 두 사람의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관계를 담았다. 〈에필로그〉는 이 작품을 하나의 원으로 완성하는 화가와 그림의 관계를 보여준다. 사람은 모두 누군가에게 자신의 색깔을 남긴다. 헤어져도 그 색은 남아 인생의 한 부분이 된다. 자신에게 남은 상대의 색을 발견하고, 이를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다시 한번 새로워진 나만의 색을 찾는 순간을 그린 이 소설은 가까워서 오히려 소중함을 몰랐던, 내게 색을 남겨준 사람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다 읽은 뒤에 떠오르는 사람 있다면, 그 사람과 그 추억은 분명 우리가 소중하게 대해야 할 존재다. 독자에게 화창한 하루를 선물하는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 서점 관계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뽑는 일본 서점대상에 2년 연속 2위로 오른 아오야마 미치코는 『도서실에 있어요』,『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월요일의 말차 카페』 등으로 한국 독자에게도 사랑받는 작가다. 그의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2022년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어 재미와 감동이 증명된 작품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아기자기한 요소가 많은 소설이다. 호주와 일본으로 공간과 시간을 넘는 그림의 여정, 하나의 그림을 보는 사람마다 다른 감상, 각 단편의 제목과 주요 등장인물의 색 대비, 단편 속 화자들을 나타내는 색깔, 과거의 만남과 현재의 ‘재회(만남)’, 곳곳에서 살짝살짝 드러나는 단편 간의 연결성, 마지막 반전이 선사하는 새로운 풍경이 이 책을 두 번 읽고 싶게 한다. 한 권의 그림에 여러 마음이 담기고, 한 권의 소설을 다르게 읽을 수 있듯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무료한 나날과 익숙한 관계 속에 숨어 있는 새로운 색깔을 찾아준다. 이 책은 우리 마음이 먹구름 낀 하늘처럼 외롭고 쓸쓸할 때, 바람처럼 구름을 밀어내고 그 뒤에 가려져 있던 따뜻한 햇살을 선물해줄 것이다. 추천평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한 번 더 읽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아오야마 미치코가 아니다! *첫 페이지부터 고양됐다. -일본 서점 관계자 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