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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고전총서’를 펴내며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을 펴내며 작품 내용 구분 일러두기 본문 작품 안내 참고문헌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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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을 하는 것은 육체의 힘이나 순발력이나 민첩성이 아니라 지혜와 위엄과 판단이지. 이것들은 노년에 오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커지는 법이네
--- p.39 정신과 영혼은 훨씬 더 신경 써야 하네. 정신과 영혼도, 등잔에 기름이 한 방울 한 방울 계속 떨어지지 않으면 불이 꺼지듯, 노년에 의해 꺼지기 때문이라네. --- p.57 우리가 이성과 지혜로 쾌락을 물리칠 수 없을 때, 노년은 우리가 해서는 안 될 일을 추구하지 않게 해주었으니, 노년에게 커다란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쾌락은 사리분별의 훼방꾼이며, 이성의 원수이며, 정신의 눈을 가린 소위 눈가리개인바, 쾌락은 덕과 아무런 왕래가 없는 것이라네. --- p.64 욕정, 출세, 경쟁, 대결 등 온갖 욕망의 복무를 마치고 나서 스스로에 머물고, 흔히 말해지듯이, 자기 자신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노년의 영혼에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 p.72 죽음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는 육지를 바라보며,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항구에 들어가는구나 생각한다네. 하지만 노년의 마지막 날이 정해진 바가 없는 고로, 의무의 과업을 돌보고 수행하며, 그러면서도 죽음을 가볍게 여겨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삶을 이어가는 것이 노년의 올바른 삶이네. 그렇게 노년이 청년보다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는 것이지. --- p.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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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로가 전하는 일상의 지혜
철학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하지만, 철학자도 결국엔 그 시대를 산 사람이기 때문에 당시의 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철학을 보는 데서 당시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키케로 등의 서양 고전에는 2000년이라는 시간적 장벽이 존재한다. 키케로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사고와 생활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러한 틀 안에서 존재했던 서양의 고전 철학은 지금 우리의 철학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철학이 있다. 철학이 결국엔 사람에 대한 것이라면, 결과적인 차이는 있더라도 궁극적인 차이는 좁혀진다. 쉽게 말해,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 않던가. 시대를 뛰어넘는 철학은 학문적, 정치적, 사회적 담론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든 지혜로 존재한다. 『노(老)카토 노년론』은 일상의 철학이다. 노년에 대한 키케로의 철학이 담긴 이 고전은 지금 시대에서 노년을 바라보는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키케로는 카토의 입을 빌려 노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정적 이미지를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노년이 되면 사회적 활동에서 멀어진다. 둘째, 육신이 쇠약해진다. 셋째, 쾌락을 빼앗긴다. 넷째, 죽음을 가깝게 느낀다. 카토가 제시한 네 가지 불평은 지금 시대에 노년에 대해 느껴지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카토가 이에 대해 제시하는 지혜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통용될 수 있지 않을까? 지혜로운 노년의 삶에 대한 철학 카토는 노년에 대한 네 가지 불평을 정리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노년의 장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삶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번째 불평인 사회적 소외에 대해서는 비록 신체적 여건 때문에 정치적, 군사적 참여와 활동은 어렵더라도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 정치적 조언을 할 수 있고 문학과 철학 분야에 종사할 수 있다. 두 번째 불평인 육신의 쇠약에 대해서는 이를 지적 능력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오히려 노년에는 육체가 아니라 정신과 영혼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세 번째 불평인 쾌락의 감소에 대해서는 쾌락으로 인한 과오에서 멀어질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이 노년은 정신과 영혼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로서 영혼의 쾌락에 집중하기 좋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네 번째 불평인 다가온 죽음에 대해서는 앞의 세 가지 불평에 대한 관점과 다르다. 기존의 것들이 각각에 대응하는 장점에 주목했다면, 네 번째 불평은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귀결된다. 죽음은 출생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으로서 죽음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이기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따라서 삶을 이어가기 위한 노년의 올바른 방식이다. “죽음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는 육지를 바라보며,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항구에 들어가는구나 생각한다네. 하지만 노년의 마지막 날이 정해진 바가 없는 고로, 의무의 과업을 돌보고 수행하며, 그러면서도 죽음을 가볍게 여겨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삶을 이어가는 것이 노년의 올바른 삶이네. 그렇게 노년이 청년보다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는 것이지.” ― 본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