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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양장
캉탱 쥐티옹 글그림 박재연
바람북스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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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글그림캉탱 쥐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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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탱 쥐티옹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만화 작가다.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블로그에 올린 ‘미스터 큐의 작은 거짓말’이라는 작품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2016년에는 첫 번째 작품인 『날개들 Des ailes』을 발표했으며, 이후 『침대 아래에서 Sous le lit』와 『색시증 Chromatopsie』을 출간했다. 2022년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와 『La Dame blanche』를 함께 발표했다. 쥐티옹의 성숙한 작품들은 몸, 동시대의 사랑,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고 시적 감수성과 폭력성 사이를 오가며 우리 시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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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부교수로 강단에 서며,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처음 프랑스어를 만났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고 파리에서 예술사와 박물관학을 전공하는 동안 프랑스어는 삶의 단단한 축이 되었다. 미라보다리 옆에서 11년을 지내며 학업과 연애, 육아를 병행했다. 《패신저 파리》, 《빛의 아틀리에》 등 예술과 역사를 다룬 교양서와 그림책, 그래픽 노블 등 다수의 프랑스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모던빠리》와 《두 번째 미술사》 등을 썼다. 언어와 이미지를 매개로 인간의 사고가 변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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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672g | 200*267*17mm
ISBN13
9791162102169

책 속으로

형, 죽은 공주를 깨우는 법 알아?
---p.56

저…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설레고 참 좋은데, 가끔은 다 엉망진창인 것 같기도 해요. 마음이 아프고, 뱃속에 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불쑥불쑥 화가 치솟기도 하고, 견디기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을 견디기가 힘들고… 스스로를 견디는 건 더 힘들고요. 뭐랄까… 어디 갇혀버린 것 같아요.
---p.68

난 공주라기엔 문제가 있나봐.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형도 그렇고. 머리를 기르면 사람들이 불편해 해. 유치원 때 공주로 분장하고 축제에 간 적이 있는데 모니카 선생님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어. 무슨 큰 비밀이라도 알아낸 것처럼 엄마한테 이야기하더라. 무슨 얘기인지 들리지는 않는데 선생님이 말할 때마다 배가 막 아팠어.
---p.96

당신 말대로 난 신경질적이고 정신 나간 여편네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당신은 겁쟁이야. 그러니까 가버려. 떠나라고. 밤중에 떠나. 하지만 지난 십 구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당신을 위해 매일매일 그랬던 것처럼 준비한 저녁은 먹고 꺼지라고!!!
---p.100

사람들 마음속에선 영원한 공주일 거야… 다들 위선자들이야. 그 둘이 불행했던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잖아. 그 남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 것도.
---p.103

잘 들어, 우리 루루… 앞으로 우리 사는 게 좀 변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이렇게 곡 서로 껴안고 있어야 해. 앞으로, 조금 복잡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는 항상 함께할 거야… 약속해. 엄마도 계실 거고, 너랑 나랑 엄마랑, 우리 셋이 잘 헤쳐 나가보는 거야. 알았지?

---p.144

출판사 리뷰

여성, 퀴어 정체성 그리고 사랑의 좌절
왕자 없는 세계에서 공주로 살아간다는 것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 어른이 된 작가는 퀴어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예술적 모티프로 적극 활용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다. 사랑하는 이웃집 소년에게서 받는 적대적인 눈빛과 거칠고 단단한 남성성을 칭송하는 아버지는 게이 소년 루루가 결코 진입할 수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 루루는 축구와 캠핑, 총, 전쟁놀이 같은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 이성애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세계는 루루에게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요요도 돌아가고 난 뒤, 절망에 빠진 루루는 누나 방으로 간다. 그리고 게이가 뭐냐고 묻는 남동생에게 누나가 말한다. “게이는 남자아이가 다른 남자아이랑 사랑에 빠지는 거야. 그리고 쉬운 일은 아니지. 그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흠이 되는 세계라니, 미처 내뱉지 못하는 복잡한 말들을 뒤로 하고 누나는 동생을 꽉 껴안아준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게 변하겠지만 꼭 서로 껴안고 있으면 다 잘될 거라는 말과 함께.

이 책에 실린 작가의 말에는 엄마와 누나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 인사가 담겨 있다. “조용히 싸우면서도 종종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누나들과 어머니”는 다름 아닌 현실 속 공주들이다. 이 공주들은 용을 물리치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용을 견뎌온 영웅이었으며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대신 다른 공주들과 손을 잡는다.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속 엄마와 누나는 모두 사랑의 좌절을 겪는 인물들이다. 엄마는 완벽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아빠는 밖으로 나돌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고, 누나가 진짜 사랑이라고 믿었던 상대는 연인의 고통이나 조심스러움을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남자다. 여름 햇볕에 잔뜩 달구어져 상처 입은 누나의 피부는 공주 판타지가 갖는 연약함을 드러내준다. 하지만 뜨겁게 열을 내뿜는 피부도 시간이 지나면 진정되고 마침내 회복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듯이, 여전히 삶은 계속될 테니까.

엄마는 자신이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자르고 꿰매어 루루에게 새 드레스를 선물한다. 사실 옛이야기에는 공주 말고 바느질하는 여성 인물도 곧잘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은 언제나 누군가를 구원한다. 엄마가 루루에게 하는 일도 그와 같다. 공주가 되고 싶은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세간의 지나친 관심과 몰이해, 악의였다. 루루가 죽은 공주도 예쁜 드레스를 많이 입었느냐고 묻자 엄마는 다이애나가 바지 정장도 많이 입었으며 누구나 입고 싶은 옷을 입어도 된다고 말한다. 바지를 입은 공주와 드레스를 입은 소년. 누군가 손가락질하더라도 입고 싶은 옷을 마다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이제 세 가족은 아버지가 없는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아버지의 부재는 결핍이 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를 가능하게 해줄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옛이야기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대신 누더기 차림의 공주에게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왕자는 공주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니, 세상의 모든 공주에게 왕자가 반드시 필요할까? 그리고 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잘 짜인 서사와 겹겹이 자리잡은 상징과 은유,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 등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우리가 그래픽노블에 바라는 종합예술의 매력을 잔뜩 품고 있는 책이다. 여성과 퀴어, 가족, 어린이의 세계와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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