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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반 아이 자꾸 생각나 불 꺼진 사이에천천히 안녕 영재의 의자 어디까지 왔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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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하고 낯선 세계를 향해설레는 인사를 건네는 동화집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의 일상에 집중해 그 안에 감춰진 이면을 드러내는 동화집 『천천히 안녕』이 출간되었다. 고재현 작가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기분 좋은 떨림을 선사한다. 어린이의 일상을 세심히 재현하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적극 활용한 서사에서 기묘한 짜릿함이 느껴진다. 독자들은 내면에 자리한 고정관념에 충격을 가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질문을 통해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울 것이다.“오늘부터 1일!”다양한 관계의 시작을 포착한 설레는 동화집『천천히 안녕』에는 “오늘부터 1일!”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여기서 ‘1일’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하다. 「자꾸 생각나」의 태영이에게 ‘1일’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행복과 슬픔이 동시에 올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첫날이고, 「불 꺼진 사이에」의 진주와 소혜에게는 같은 반이지만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 없던 어색한 관계가 따뜻하게 녹아내린 첫날이며, 「어디까지 왔니?」의 승연이에게는 멋진 길동무가 생긴 첫날이다. 동화 『꿈꾸는 행성』 『귀신 잡는 방구 탐정』 등을 통해 어린이가 맺는 관계의 재미와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 준 바 있는 고재현 작가는 이번 동화집에서 다양한 관계의 시작점에 주목하고 그 설렘을 골고루 엮어 내, 읽는 내내 기분 좋은 떨림을 선사한다. 편견의 벽을 부수는 가볍고도 유쾌한 돌팔매표제작 「천천히 안녕」의 주인공 기욱이는 반려 거북이 ‘부기’가 죽자 그 시체를 냉장고에 넣어 둔다. 음식을 넣는 냉장고에 죽은 동물을 함께 두면 위생에도 보기에도 안 좋다는 엄마의 말에, 기욱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 닭고기는? 돼지고기도 소고기도 모두 죽은 동물이잖아. (…) 닭은 머리도 자르고 배도 갈라 더 끔찍해. 하지만 부기는 멀쩡하단 말이야.” 안정된 문체와 짜임새 있는 극적 구조로 주목받아 온 고재현 작가는 이번 동화집에서 우리 내면에 자리한 선입견에 정면으로 충격을 가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질문을 던진다. 투명하지만 두꺼운 벽을 가볍게 깨트리는, 재기 발랄한 돌팔매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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