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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를 잘 챙겨야 해” vs. “먹는 일에 수고를 들이고 싶지 않아”매일 먹는 일, 그리고 살아가는 일을 대하는 세 인물의 오묘한 온도차『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은 평범한 한 회사의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직장소설이다. 매일 가야 하는 회사와 매일 먹어야 하는 밥, 그리고 나아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서로 다른 세 인물 사이의 오묘한 관계와 온도차가 깃든 일상적 순간들을 예리하고 서늘하게 그려낸 작품이다.니타니(남, 입사 7년 차)그럭저럭 일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무난하지만 유독 먹는 것에 열의가 없다. 요리는 고사하고 하루 세 번 끼니를 챙기는 일 자체가 고역이다. 유일하게 즐기는 건 컵라면과 맥주. “배를 채우기에는 그저 컵라면이면 된다. 다만, 계속 이것만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들 하니 문제인 거다. 하루 세 끼 컵라면만 먹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식이 조건이 갖춰지면 좋을 텐데. 하루 한 알로 필요한 모든 영양과 열량을 섭취할 수 있는 알약이 생기는 것도 좋겠다.”아시카와(여, 입사 6년 차)상냥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다만 업무에는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성향을 보인다. 퇴근 후 집에서 직접 만든 디저트를 가져와서 사무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일과다. “잘 챙기면서 사는 걸 좋아하는 거 같긴 해요. 먹고 자는 것처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들은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오시오(여, 입사 5년 차)독립심과 책임감이 강하고 회사생활에 나름의 야심이 있다. 일을 못하는 사수 아시카와를 사방에서 챙겨주는 사무실 분위기가 불만이다. 가끔 니타니와 단둘이 저녁을 먹는다. “신년회에서 먹은 전골은 맛없더라고요. 전골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냥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먹는 음식은 대체로 맛없게 느껴져요. 오리고기 좋아하는데도 이상하게 너무 싫어서. 다시 먹고 싶었어요.”세 인물의 식성 차이는 곧 삶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로 연결된다. 음식을 오로지 연명의 수단으로 여기는 니타니는 친구나 연인 관계에서도 일종의 편의나 목적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두에게 상냥하며 먹는 일에 공을 들이는 아시카와는 이를 이용해 자신의 회피적 성향을 감추려 한다. 오시오의 식성은 이 두 인물의 중간에 위치하는 듯한데, 사회적 가면과 진짜 본심을 사용하는 데 조금 서툴지만 자신의 마음과 욕망에 집중하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인물들이 회사라는 곳에서 그럭저럭 공존하는 듯 보이던 어느 날, 결국 기묘하게 섞여들 수밖에 없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저랑 같이 그 선배한테 못된 짓 하지 않을래요?”히어로와 빌런이 한데 부대끼는 회사라는 무대 위 복잡미묘한 관계들꼰대, 내로남불, 무책임, 무능력한 사람을 회사에서 빌런이라 부른다면, 그 반대는 히어로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매일 일터에 나가 빌런과 히어로 사이의 스펙트럼 위에서 실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한다. “밥은 다 같이 먹어야 제 맛이지”라며 팀원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점심 참여를 강요하는 팀장, 일은 잘하지만 툭하면 남의 뒷담화를 하는 동료, 무능력하고 자꾸 일을 떠넘기는 상사, 일도 인간관계도 그럭저럭 무난한 사람들…… “그런 식으로 일하는 게 짜증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부러운 걸까요? 부러운 거랑은 좀 다른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되고 싶진 않거든요. 짜증은 나는데, 싫은 거랑은 좀 다르고.” “좀전에 아시카와 씨 별로라고 하지 않았어?” “직장 동료가 아니었다면 안 싫어했을걸요? 아시카와 선배, 그냥 보면 좋은 사람이잖아요. 제가 그런 타입이랑 개인적으로 친해진 적은 없으니, 직장에서 안 만났으면 어울릴 일도 없었겠지만요.” “그럼, 직장 동료가 아니면 만날 일이 없다는 소리잖아.” “그렇네요. 싫어하게 될 운명인 걸까요?” (본문 18p)작중 아시카와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자주 조퇴를 하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해 동료들에게 부담을 안기지만, 그럴 때마다 밤새 손수 만들었다는 디저트를 가져와 이를 만회하고자 한다. 쿠키, 레몬마들렌, 트러플초콜릿, 사과머핀, 요거트치즈케이크, 라즈베리젤리, 도넛…… 갈수록 잦은 조퇴와 다양해지는 디저트들. 오시오는 몸이 아프다고 조퇴한 사람이 어떻게 밤새 디저트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유독 아시카와에게 너그러운 사무실 분위기를 납득하기 어렵다. 니타니는 호의라는 이유로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으며 매번 감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오시오가 니타니에게 제안한다. “저랑 같이 아시카와 선배한테 못된 짓 하지 않을래요?” 피로가 몰려오는 사무실 오후 세시의 수제 디저트 시간, 이 두 사람의 은밀한 동조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아마존재팬 독자평· 자기모순에 대한 반항감을 회사라는 무대에서 펼쳐버린 광기가 느껴지는 작품.· 단번에 읽었다. 최후의 최후까지 마음을 술렁이고 조마조마하게 하는 스토리에, 제법 현실에 있을 법한 내용들이 좋았다.· 글을 읽고 있지만 마치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인간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본성이 미묘한 변화에 의해 표출되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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