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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05
내 삶에 고양이가 들어왔다 010 데스티니 여러분! 우리 집 고양이 좀 보세요! 고양이 확대범 깜짝 놀란 밤 기분 좋은 식사 우리 고양이는 천재인 게 분명해! 우리 고양이가 의기소침해요 빡빡이 니브 안 밟았다고! 이삿날 바선생 VS 슈어 고양이 처방전 068 숨기고 싶은 이야기 그 작은 손에 네 삶을 담아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것 고양이의 온도 우리가 없는 시간에 너희는 무얼 할까 단 한마디를 할 수 있다면 고양이 처방전 고양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다 110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나를 사랑해야죠 기쁘게 유쾌하게 야박함의 필요성 고양이와 할아버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니브 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슈어 편) 안녕, 고양이 146 우리의 생은 다르게 흐른다 삶이 죽음을 이겨 내다 길고양이의 죽음 죽음 그 이후 생로병사 에필로그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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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헥헥거리다 이제 조금 덜 하긴 한데, 어떻게…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요?”
“고양이가 머스타드를 먹고 잘못됐다는 얘긴 못 들었는데… 정 걱정되면 데려오세요.” “헥헥거리는건…?” “매워서 그럴 거예요.” “네…?” 이 녀석.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나는 마음을 쓸어내렸다. 세상이 새롭게 보일 정도였다. --- p.31 기분 좋게 먹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어찌나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고작 밥을 먹는 일인데. 밥을 주는 일인데. 매일같이 행복할 수 있다니, 역시 고양이는 대단한 존재다. --- p.36 “저희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데, 작은애가 형한테 맞은 뒤론 의기소침해요. 괜찮은 거겠죠?” 그때 동물병원에 앉아 있던 간호사와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풋”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까불다 맞고 충격받은 고양이의 모습이 눈에 선했을 것이다. 동물병원 원장님도 ‘풋’을 최대한 참으며 대답했다. “밥 잘 먹고 물 잘 마신다면 아픈 건 아닐 겁니다. 그냥 잠깐 삐진 거예요.” “아, 삐진… 풋!” --- p.43~44 하지만 스트레스는 돈보다는 청소 문제였다. 고양이가 오기 전까지 집은 깔끔했다. 아주 깨끗해서 먼지 하나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깔끔함을 유지하며 살았다. 그런데 고양이가 오니 휴지를 엉망으로 풀어 헤치기도 하고 모래를 온 사방에 뿌리기도 하고 아무 데나 똥을 싸기도 하고 털까지 날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청소를 해도 다음 날 집에 돌아오면 그대로. 다시 또 청소를 해도 금방 지저분. 지저분한 걸 참을 수 없으니 다시 청소. 그런 루틴을 계속 반복하니 지쳐 가며 스트레스가 커졌다. --- p.71 나는 살며시 꾹꾹이를 하는 니브 손을 감싸 쥐었다. 작고 보드라운 손에서 경이로움마저 느껴졌다. 나는 엄마 손 한번 제대로 잡기 부끄러워하는 딸인데, 내 고양이들은 스스럼없이 작은 손으로 꾹꾹 안마를 해 준다니. 이 경이로운 손으로, 작고 보드라운 손으로.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도 작은 내 손이 신기했을 때가 있었겠지. 저 혼자 큰 줄 아는 철없는 딸이 될 줄 모르고. 니브에게 받은 마음을, 이 감정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 몰래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 보며 망설였다. 그리고 엄마 손을 잡았다. 엄마는 어색한 듯 웃어 보였다. 손에서 손으로, 삶이 담기는 순간이었다. --- p.78~79 ‘아!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슈어와 니브를 떠올릴 때의 마음 같은 건 아닐까? 계속 곁에 있고 싶고, 더 잘해 주고 싶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그런 게 사랑이 아닐까?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깊숙이 따뜻함이 올라와서 손끝까지 온기가 전해지는, 그런 느낌이 사랑이지 않을까?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울게 되는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 --- p.88 나의 삶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임스처럼 마약에 빠져 살진 않았지만, 삶의 어둠 속에 살았던 것은 분명하다. 알코올의존증을 겪기도 했고 기나긴 우울증을 겪으며 수없이 괴로운 나날을 견뎌야 했다. 열 개가 넘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어둠이 와도 불을 켜지 않았다. 몸을 일으킬 정신도,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런 날 보는 사람의 시선이 무섭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쓴소리를 뱉어 냈다.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 p.114~115 사랑받고 싶은가? 타인의 반응이 무서운가? 말꼬리 하나라도 잡히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누군가의 가시 같은 말 한마디를 품고 계속 아파하는가? 혼자인 것이 외롭고 두려운가? 흔들리는가? 이 물음 밖의 아픔이 있는가? 나는 그렇다. 그렇기에 나를 사랑하고 싶다. 고양이처럼. --- p.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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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다가오다
우리나라에도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코로나를 겪으면서 4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반려묘 인구가 늘었다고 한다. 고양이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고도 한다. 과연 고양이는 어떤 존재일까? 작가는 어느 날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하게 된다. 처음엔 한 마리만 들일 생각이었는데, 눈이 마주친 또 한 마리의 고양이를 외면할 수가 없어서 두 마리를 입양한다. 여기서부터 계획했던 것보다 일이 커졌다. 그리고 역시나, 함께 살면서 더 곤혹스러워졌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곧 뒤죽박죽 엉망이 되고 늘 고양이 털이 휘날리는 집이 견딜 수 없었다. 귀여운 고양이가 생긴다는 생각만 했지, 함께 사는 게 어떤 건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돌아올 때마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서 조금씩 함께 사는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고양이 때문에 놀라고, 웃고, 울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이런 걸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 고양이 고양이는 늘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 머리를 비비고 냄새를 묻힌다. 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머리를 비비적대고, 손을 가져다 대면 자신의 냄새를 묻히느라 정신없다. 이 행동들이 그저 사람을 좋아해서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고양이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자신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다. 언제나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고, 부른다고 해서 쪼르르 달려오지도 않는다. 참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니. 작가는 고양이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 그러면서 말한다. 사랑받고 싶은가,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가, 혼자인 것이 외롭고 두려운가? 그렇다면 고양이처럼 자신을 사랑해 보자고. 고양이와 함께 다시 삶을 살다 작가는 한때 삶을 거부했었다.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고 오로지 알코올에만 의지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서른 남짓한 인생에서 지독한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 살았다. 그런 그에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준 존재가 바로 고양이였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말로 설명할 수 없었기에 아프다는 이야기도 못 하고 정신과 약을 먹으며 버티던 날들, 혼자서 죽어 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곁에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다가와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들려주고, 기대앉아 따스한 체온을 전해 주었다.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것이다. 그 뒤 6개월 만에 항갈망제(알코올의존증 치료제)를 끊었고 죽기만을 바랐던 작가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함께 살아 보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겪은 모든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고양이의 작은 몸짓과 울음소리, 따스한 체온까지. 그와 함께한 고양이가 지금 우리 곁에도 있는 듯 생생하다. 생명이 전하는 체온이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따스한 위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