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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01 바다수세미와 새우의 애오라지 공생 02 물고기와 조개의 불가사의 공생 03 사마귀를 맘대로 꼬드기는 연가시 04 콩과식물과 서로 없이 못 사는 뿌리혹세균 05 딴 새집에 알을 맡기는 기생 새 뻐꾸기 06 내 몸은 미생물 세상! 07 흰개미와 트리코님파의 운명적 공생 08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공진화 공생 09 개미와 진딧물의 생물학적 공생 10 산호와 갈충조류의 에너지 공생 11 조류와 균류의 특별한 공생체, 지의류 12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의 극적 내공생 찾아보기 | 그림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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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바다수세미와 새우의 애오라지 공생
어린 시절엔 해로동혈 벽의 틈새를 가까스로 비집고 들락거리지만, 자라서 몸집이 커지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갇혀버리니 한 발짝도 밖으로 나올 수 없다. 그 깊고 깜깜한 바닷속에서 꼼짝없이 오가도 못 하는 신세에, 애오라지 딱 한 쌍만이 늘 붙어 살아간다. 말 그대로 살아서는 함께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힌다는 해로동혈이다! --- p.14 02 물고기와 조개의 불가사의 공생 물고기는 알의 발생에 도움받고, 이매패류는 유생을 먼 곳까지 퍼뜨린다. 이들의 독특한 생활사(한살이) 전략은 기생일까, 공생일까? 비록 조개의 아가미 속 물고기알은 조개를 숨 막히게 하고, 물고기 아가미에 붙은 조개 유생은 물고기의 피를 빠니 그것은 기생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돕고 사는 상리공생이다. --- p.34 03 사마귀를 맘대로 꼬드기는 연가시 늦가을에 배불뚝이가 된 메뚜기나 사마귀가 엉뚱한 곳으로 길을 나선다. 다시 말해서 연가시의 숙주동물들이 아무 관계 없는 물가로 가고 있다. 평소 이들이 알을 낳는 곳은 분명히 양지바른 저쪽 언덕배기인데 말이지. 왜 메뚜기와 사마귀가 물을 찾는단 말인가. 배 속의 연가시가 메뚜기와 사마귀를 갈증 나게 하여 물 냄새가 나는 곳으로 가게끔 숙주를 꼬드기는 것이다. --- pp.48-49 04 콩과식물과 서로 없이 못 사는 뿌리혹세균 콩과식물에는 땅콩, 콩, 팥, 토끼풀, 아까시나무, 싸리나무, 등나무, 칡 따위가 있는데, 뿌리혹세균(질소고정세균)은 숙주식물인 콩과식물에서 받은 영양분으로 살아가면서 공기 중의 유리질소를 고정하여 그것을 숙주(콩과식물)에게 주므로 두 생물은 서로 함께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 --- p.64 05 딴 새집에 알을 맡기는 기생 새 뻐꾸기 자신의 알을 숙주에 맡겨 제 새끼처럼 기르게 하는 탁란은 매우 효과적인 기생 전략이다. 탁란이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인지 세계 조류 100종 이상이 이런 번식 방법을 채택한다. 기생 새뿐 아니라 벌 등 일부 곤충과 물고기도 탁란 기생을 하며, 우리나라 하천에 사는 돌고기와 감돌고기가 꺽지에 탁란한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아무튼 탁란은 워낙 강력한 기생 전략이어서, 하는 쪽과 당하는 쪽 사이에 창과 방패의 진화 경쟁이 치열하다. --- p.81 06 내 몸은 미생물 세상! 세균의 별천지요, 전시장인 대장에는 내용물 1그램에 천억에서 1조 마리의 세균이 산다. 그것들은 대부분 착한(유익한) 세균들인데, 힘을 잃으면 설사나 다른 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병원균들이 맥도 못 추고 잠복해 있다가 그때 들고일어나 병을 유발한다. --- p.97 07 흰개미와 트리코님파의 운명적 공생 트리코님파는 흰개미의 뒤창자(후장)에 살면서 숙주의 섬유소를 분해(소화)하며, 숙주에게서 삶터와 먹이를 얻는다. 다시 말해서 흰개미는 트리코님파에게 삶터를 제공하고, 트리코님파는 섬유소를 분해하여 흰개미에게 양분을 공급한다. 사실 이들의 관계는 사람과 내장 세균이 서로 도우며 사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아니, 똑같다. --- p.111 08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공진화 공생 그런데 촉수에 휘감긴 흰동가리는 다치지 않을까? 흰동가리는 촉수에 쏘이지 않도록 몸에 점액질의 보호막이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사실 흰동가리도 말미잘에게 공격을 당한다. 하지만 독침(자포)에 쏘여도 이미 몸 안에 독에 대한 내성이 있어서 멀쩡하다. 다시 말해서 말미잘이 흰동가리를 의식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건 절대 아니다. --- p.124 09 개미와 진딧물의 생물학적 공생 개미는 진딧물이 배출(배설)하는 단물을 얻기 위해 진딧물을 지켜주어, 서로 돕는 관계이다. 이 관계를 정확히 말한다면 사람이 가축을 기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개미 중에는 일정한 구역에 진딧물을 데려다가 키우는 종도 있고, 아예 개미집 안으로 데려와 식물 뿌리 즙을 먹이면서 기르는 종도 있다고 한다. --- p.134 10 산호와 갈충조류의 에너지 공생 산호와 갈충조류(황록공생조류)는 서로 공생한다. 갈충조류는 광합성을 왕성하게 하여 그 산물을 대부분 산호충에게 넘겨주는데, 갈충조류는 숙주에게 탄수화물, 지방, 아미노산을 주고, 대신 이산화탄소, 인, 질소 성분을 받아 광합성에 쓴다. 그리고 엽록체에서 광합성(독립영양)을 하며, 숙주(산호)를 누르스름한 갈색을 띠게 한다. --- pp.150-151 11 조류와 균류의 특별한 공생체, 지의류 우리가 식용하는 석이버섯은 대표적인 지의류의 일종이다. 지의류는 단일 생물체가 아니고, 광합성을 하는(독립영양을 하는) 진핵조류나 광합성세균인 남세균과 함께 종속영양을 하는 균류가 서로 도우며 사는 공생체이다. 다시 말해서 지의류는 엽록체가 없는 하얀 균류인 곰팡이와, 광합성을 하는 녹색 조류나 청남색의 남세균이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 생물체이다. --- p.155 12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의 극적 내공생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세포 외부의 독립된 세균이 우연히 세포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 여겼다. 이처럼 진핵생물 속에 세균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함께 살아가게 된 것을 ‘내공생’이라 부른다. --- p.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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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수세미에서 마이크로바이옴까지
다양한 공생생물의 세계로 안내하는 청소년 과학 교양서 그림책 《피터 래빗》으로 유명한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환경운동가였던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1866~1943년)는 원래 공생 이론의 초기 주창자 중 한 사람이었다. 포터는 현미경으로 지의류(地衣類)를 관찰한 후 ‘지의류가 두 종의 생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당시 학계에서는 두 종의 집합체라는 개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포터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도 있었다고 한다. 만약 그때 포터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포터는 생물학자의 길을 걸었을 테니 오늘날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피터 래빗’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공생(共生)’이란 각기 다른 두 종이 서로 도우면서 이익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그러나 공생의 범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넓어서 생물 세계의 관계가 모두 공생관계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기생과 같은 관계도 포함된다고 말한다. 특히 원래는 기생으로 분류되었으나 비만 문제가 등장한 현대에는 기생충 감염이 오히려 체중조절 등에 이롭고,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면역 반응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인간과 기생충이 공생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 《기생일까? 공생일까?》에는 포터가 관찰했던, 균류(菌類)와 조류(藻類)의 공생체인 지의류 외에도 해로동혈(바다수세미)과 해로새우, 조개와 물고기, 콩과식물과 질소고정세균, 사람 몸속의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말미잘과 흰동가리, 개미와 진딧물, 산호와 갈충조류를 비롯해 사마귀의 행동을 조종하는 연가시 등 자연계의 다양한 공생/기생 생물 이야기가 저자 특유의 맛깔스러운 글과 생생한 그림 자료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더불어 사는 생물들에서 공존의 지혜를 배우다 생물은 따로,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간다. 사실 생물계에서 공생은 예외적이라기보다 보편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공생(더불어 삶)’의 모습이 상리공생, 편리공생, 편해공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슬기로운 공생생물의 삶을 닮기를 바라면서 이를 열두 가지 이야기 안에 유쾌하게 풀어냈다. 먼저, 한쪽만 이득을 얻고 다른 쪽은 이득도 손해도 없는 편리공생(片利共生)에서는 깊은 바다에 사는 어린 해로새우가 그물망처럼 생긴 해로동혈의 몸 틈새로 들어왔다가 자라면서 몸집이 커져 안에 갇혔을 때 해로동혈이 평생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로 다른 두 종 모두 이익을 얻는 상리공생(相利共生)에서는, 물고기가 조개 몸속에 알을 낳아 부화시키고 조개 유생이 물고기 몸에 붙어서 살아가다가 어린 조개가 되어 떨어지는, 기생 같기도 하고 공생 같기도 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개미가 진딧물이 배설하는 감로를 얻기 위해 진딧물 포식자인 무당벌레를 공격하고 사람이 가축을 돌보듯 진딧물을 돌보는 의외의 모습도 보여준다. 콩과식물의 뿌리가 뿌리혹세균을 통해 공중에 널린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에 제공함으로써 서로 생장이 촉진되고 개체가 증가하는 상생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현대 의학에서 최첨단 연구 분야인 마이크로바이옴 이야기를 통해 대장뿐 아니라 피부, 입안, 요도 등 우리 몸속 곳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미생물의 공생 네트워크를 설명한다. 원핵생물이, 성질이 다른 원핵생물에 침투하여 분해되지 않고 자리를 잡고 함께 살면서 복잡한 구조의 진핵생물로 진화하였다는 내공생설 이론도 자세하게 다루었다. 한편, 한쪽은 이득을 얻고 다른 한쪽은 피해를 보는 기생(寄生)에서는 수영을 못 하는 숙주동물 사마귀를 물가로 꼬드기는 연가시 이야기와 자기가 낳은 알을 딴 새집에 맡기는 뻐꾸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맞춤형 지식 콘텐츠 《기생일까? 공생일까?》는 청소년들의 입시에서 과학(생명과학) 논술은 물론이고 인문 논술을 대비하는 데에도 썩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논술은 사고의 내용보다는 사고의 과정을 측정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근거 있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고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댈 수 있어야 단순한 작문이 아닌, 논리성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를 할 수 있다.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공생’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뜨거운 화두일 수밖에 없다. 특히 작금의 의료대란과 같은 상황은 모두에게 공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생물학계에서 주요 이슈로 자리매김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를 비롯해 다양한 공생관계를 이루며 함께 더 나은 쪽으로 공진화하고 있는 생물들의 모습을 살피다 보면, 논리적 형식에 담아야 할 배경지식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기생인 줄 알았던 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면서 상식에 반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