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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내 이름은 한윤미입니다 2. 끝날 때까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3. 역전의 용사들 4. 싸움은 지금부터다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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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야, 이렇게는 못 보낸다.”
아빠가 말합니다. 아빠가 내 손을 꼭 잡습니다. 계속, 나를 보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여기에 있는데. 뭔가 내 얼굴에 떨어집니다. 눈물방울이었습니다. 아빠가 울고 있었습니다. 왜 우는지 모르겠지만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습니다. 아빠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나도 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만 울라고, 아빠의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아빠가 너 억울한 거 풀어줄 거야. 아빠 약속 할게. 윤미야…….” 아무리 눈물을 닦아줘도 아빠가 계속 웁니다. 우리 아빠는 참 눈물이 많습니다. 울보였던 모양입니다. 울면 얼굴에 주름지는데……. 울지 마, 아빠. 뭔가 더 말을 해주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하고픈 말이 너무나 많은데, 해줘야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은데.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그 한마디를 꺼내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자꾸만, 자꾸만 몸이 가라앉습니다. 아빠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집니다. 내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싶은데 잘 들리지가 않습니다. 아빠의 목소리만큼이나 얼굴도 흐릿해집니다. 아빠 얼굴이 너무나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 아빠, 착한 아빠, 너무 좋은 아빠. 이상합니다. 이렇게 간절히 보고 싶은데, 분명히 눈을 뜨고 있는데 아빠의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졸음이 쏟아집니다. 이대로 잠들면 안 될 것 같은데……. 참 이상합니다. 더는 아프지 않습니다. 갑자기 병이 나은 것처럼. 마음이 편해집니다. 모처럼 아프지 않고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빠의 얼굴을 보고 싶은데, 아빠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지금은 그냥 자야겠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아빠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야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빠. 지금은 안녕.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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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은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던 스무 살 딸을 가슴에 묻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운전 기사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건 재판을 벌인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여긴 재판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직업병 승소판정을 받아 전 세계가 먼저 주목한 기적의 실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30여 년간 속초에서 택시운전 밖에 몰랐던 소박한 아버지가 인생을 건 재판에 뛰어든지 6년만에 2011년 6월 23일, 서울행정법원 14부에서는 “백혈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황유미 씨의 산업재해를 처음으로 인정하였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판결로서 평범한 아버지가 이뤄낸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IBM에도 직업성 암,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있었고 당시 IBM은 노동자 수백 명에게 개인적으로 합의서를 써주고 보상했다. 다만, 합의 내용을 비밀에 부쳐 기록이 남아 있지 않고, 산재법이 갖춰진 나라가 많지 않았기에 법원을 통해 직업병이 인정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고(故) 황유미의 판결은 국내에서도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판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약속〉은 다큐멘터리나 사회고발영화가 아니다. 평범한 가족이 슬픔을 겪고 거대 기업과 맞서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또 하나의 약속〉이 감동적인 이유는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각종 유혹과 협박에 굴하지 않는 아버지의 뜨거운 진심 때문이다. 고(故) 황유미의 산재인정 판결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로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2014년 1월 현재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접수된 피해자는 151명에 이르며, 그 중 5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소설 〈또 하나의 약속〉은 영화와는 다르게 이야기를 각각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하여 이야기의 전개가 각각의 눈으로 어떻게 바라보여 지는지 그 심리묘사에 주안점을 두어 더욱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