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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모의 집
2. 아빠, 아버지 3. 범태 4. 배덕의 시간 5. 가족이란 굴레 6. 간절한 바람 7. 끝나지 않을 시련 8. 마지막 기도 9. 작별 인사 원작 시나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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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렸다.
무책임한 아버지를 죽여주시고 영재는 아버지를 떠올린다. 멀쩡한 사지를 갖고도 고작해야 다리 하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장 역할을 등한시하고, 자기 자식을 남의 집에서 자라게 하는 아버지. 그것도 모자라 어떻게든 아들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아버지. 부끄러움도 모르고, 책임감도 없는 아버지. 부모의 무능이 자식을 삶이라는 전장(戰場)에 무방비로 내몬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아버지. 영재는 그 아버지를 죽여 달라고 기도한다. 돌보지 않는 어머니를 벌해주시며 영재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늘 무능한 남편을 만나서 그렇다며 자신의 허물까지 덮으려는 어머니. 오랜만에 만난 아들에게 동생을 떠넘기려는 어머니. 자식을 남에게 맡겨놓고도 찾아와 본 적이 없는 어머니. 그나마 데리고 있는 남은 동생조차도 돌보지 않고 자기 아픈 것만 말하는 어머니.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모르는 사정이 있다며 이해를 바라는 어머니. 자식은 어려기에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여기는 어머니. 영재는 그 어머니를 벌해달라고 기도한다. 어린 동생에게 살아갈 지혜를 주시고 못난 부모를 만나 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신발 하나 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착한 동생. 그저 형만 함께 있으면 마냥 좋아하는 철부지 동생. 아버지를 핑계 대지만 사실은 단지 형이 보고 싶어서 구박을 받는 걸 알면서도 계속 찾아오는 동생. 영재는 그 동생에게 살아갈 지혜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이런 나를 품어주세요. 살기 위해 집을 나와야 했던 자신. 그래서 남의 집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자신. 남의 집에서 버티기 위해선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고생하는 동생을 외면해야 했던 자신. 물건을 훔치고, 친구를 고발하고,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남고 싶었던 자신. 살아가기 위해 가시를 세우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 영재는 염치없지만 그런 자신을 품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너무도 간절히.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다면 괜찮은 아이가 되겠습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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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살아...”
구역질 나는 집을 나와 보호시설인 그룹홈‘세모의 집’에서 자란 열일곱 ‘영재’. 시설을 나가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무책임한 아버지 집으로는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초조하다. 선량을 베푸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무릎을 꿇어주며 신부가 될 모범생처럼 살갑게 굴지만, 남몰래 후원물품을 훔쳐 팔기도 하고, 거짓말로 친구를 배신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눈칫밥 먹으며 살기 바쁜 어느 날, ‘영재’에게 아버지가 찾아온다. 자신에게 동생마저 떠맡기려는 아버지로 인해 ‘영재’는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로 폭발하게 되는데… 절망을 먹고 거인처럼 자란 ‘영재’가 전하는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족, 몹시 아팠던 청춘의 이야기 [거인]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는 부모, 부모를 때리는 자식, 가족 폭력 등등은 이미 모두들 알고 있는 슬픈 사회현실이다. 영화 [거인]은 무책임한 부모의 집을 떠나 스스로 그룹홈 ‘세모의 집’에서 살며 성장통보다 인생의 고통을 먼저 알게 된 열일곱 소년 ‘영재’의 가슴 시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재는 가족을 외면하지만 버릴 수 없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수많은 갈등을 느끼며 삶을 지탱해 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에 초청되어 ‘올해의 배우상’과 ‘시민 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사실 이 영화는 2010년, 첫 단편 영화 [얼어붙은 땅]으로 제 63회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부문에 초청되며 국내 최연소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스물여덟 김태용 감독의 아픈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가슴 깊이 숨겨둔 상처를 건드리는 영화 [거인]은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족과 몹시 아팠던 청춘의 이야기, 외면하고 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결국은 가족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청춘의 공감을 자아내며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소설 [거인]은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상황설명을 더 깊숙이 설명하여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과 느낌으로 다가갈 것이다. 아울러 원작 시나리오를 소설 말미에 첨가하여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졌고, 또한 소설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서로 비교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