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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이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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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마음의 벽을 허무는 첫걸음, 인사 사회생활의 기본은 ‘인사’입니다. 기분 좋은 인사 한마디에 서로에 대한 긴장감이나 경계심이 풀어지는 일이 허다하지요. 그런데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이 간단한 한 마디를 건네는 데도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과 마주쳤을 때, 동네 편의점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올 때, 새로 같은 반이 된 친구를 우연히 만났을 때, 인사할까 말까 망설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어쩐지 어색해서, 조금 쑥스러워서, 아직 낯설어서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지요, 때로는 상대방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에 머뭇거리기도 합니다. 못 본 척 눈만 이리저리 굴리다 후다닥 지나치고는 후회하기도 부지기수지요. 도대체 인사, 그게 뭐라고 다들 이렇게 절절 매는지 모르겠습니다. 늑대 아저씨도 여우도 그 짧은 한마디를 건네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에잇. 다음에 인사하면 되지, 뭐.’ 한 번 두 번 지나치다 보니, 급기야는 옆집에 살면서 서로를 피해 다니기에 이릅니다.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하면 그 다음은 더욱 어려운 법이지요. 눈앞의 상대방을 모른 척 해 버리면 당장은 어색한 상황을 피할 수 있겠지만,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 쌓이는 불편함이 점점 더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곁눈질로 서로 눈치만 살피던 늑대 아저씨와 여우는 시간이 흐른 뒤 건널목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어쩐지 낯익은 얼굴에 엉겁결에 인사를 건네고는 처음으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지요. 오랜 눈치 게임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인사는 상대방을 향해 마음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모든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지요. 하지만 망설임과 두려움을 넘어 첫걸음을 떼고 나면 서로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웃』 “그 기분 알지, 알지, 잘 알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재치 있게 풀어내는 작가 그림책 《인사》로 세계 여러 나라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김성미 작가가 새로운 그림책 《이웃》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작가는 전작 《인사》에서 이웃 어른에게, 이웃 아이에게 먼저 인사할까 말까 망설이다 오해가 차곡차곡 쌓이고 불편한 마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을 맛깔나게 풀어냈더랬지요. 이런 경험이 비단 우리만의 것은 아니었던지, 《인사》는 프랑스, 호주, 중국, 대만에 번역 출간되어 현지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후속작인 《이웃》은 늑대 아저씨가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됩니다. 전작의 후반부에서 아저씨가 이삿짐 트럭을 타고 도착한 곳이 바로 이 아파트였던 것이지요. 늑대 아저씨는 새집으로 오자마자 집합 주택에 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층간소음 문제지요. 늑대 아저씨는 소시민의 대표 주자답게 문제를 일으킨(사실은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이웃에게 말 한마디 못 하고 애만 태웁니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 마음을 족집게처럼 쏙쏙 집어내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키들키들 웃음이 나오고 분한 마음이 반은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늑대 아저씨의 속을 후련하게 풀어 주느냐고요? 글쎄요? 이웃 간의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도 일방적인 가해자나 피해자일 수 없다는 점만 이야기해 두기로 하지요. 김성미 작가는 전작에서 그랬듯 이번 작품에서도 보통 사람들의 ‘작은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깊은 공감과 유쾌한 웃음을 끌어냅니다. 작가가 돋보기를 들이대는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함께 들여다보며 “알지, 알지, 잘 알지!” 하고 무릎을 치다 보면, 어느새 내 ‘작은 마음’을 볶아 대던 문제도 ‘별거 아니네.’ 싶어지지요. 김성미 작가의 돋보기가 다음은 어떤 ‘작은 마음’으로 향할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