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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0년 전 여름, 사할린을 다녀왔어요. 사할린의 여름은 변덕이 죽 끓듯 했지요. 햇발이 짱짱하다가 후두둑 비를 뿌렸고, 금세 쨍쨍해졌거든요. 변덕스러웠지만 싱그러웠어요. 자작나무 숲을 거닐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소가 지어져요. 그곳에서 미화(하나)와 마쓰야마를 만났기 때문이죠. 미화는 자작나무 껍질에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마쓰야마는 그런 미화를 좋아했지요. 미화와 마쓰야마가 사는 미즈호 마을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아주 친하게 지냈어요. 서로서로 결혼을 할 만큼 다정한 사이였죠. 그러나 한 순간에 평화는 깨져 버렸어요. “하나짱,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마쓰야마는 왜 눈물을 흘려야 했을까요? 그 여름 사할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자작나무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라고 해요. “당신을 기다릴게요.” 미화와 마쓰야마의 속삭임이 들리나요? 살며시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셔요. ‘그 여름의 사할린’을 향해 자박자박 걸어올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